thebell

인더스트리

[대기업 문화재단의 진화]엔씨, '게임 기술력' 사회공헌에 접목①세 갈래 나뉜 사업, 미술품 전시 아닌 기술력 접목…지주사 지향점 반영

황선중 기자공개 2025-09-23 10:43:44

[편집자주]

문화재단은 기업의 문화예술에 대한 가치관과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실천한다는 공통점을 지니지만 각사 오너의 의지에 따라 공익사업 성격, 실행력, 재단 구조 등이 매우 다양한 스팩트럼으로 나타난다. 특히 과거 한때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춰졌던 곳이 다수였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여러 변화를 시도하며 인식 개선을 꾀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곳이 많다. 연간 공시를 토대로 주요 대기업 문화재단들의 현재 위상과 과거부터 지금까지 변화 양상 등을 다방면에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9일 08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반적으로 문화재단의 무대라고 하면 미술관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국내 게임업계 '맏형' 엔씨소프트의 엔씨문화재단이 선택한 무대는 조금 다르다. 자신들의 강점인 고도의 기술력을 접목하면서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냈다.

엔씨문화재단은 2012년 중독성과 사행성, 폭력성 등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던 게임의 순기능을 조금이라도 알리기 위해 설립됐다. 오너일가인 윤송이 프린시펄벤처파트너스 대표가 당시 초대 이사장을 맡아 방향을 잡았다. 엔씨소프트의 사회공헌 활동이 제도화되는 출발점이었다.

◇핵심 사업은 창의성 프로그램 '프로젝토리'

13년이 지난 엔씨문화재단은 현재 크게 세 가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사업수행비용순으로 살펴보면 첫째는 '프로젝토리'라 불리는 청소년 창의성 증진 사업이다. 지난해 사업수행비용(56억원)의 49.8%(28억원)가 투입됐다. 프로젝토리(Projectory)라는 말은 각자의 프로젝트(Project)를 자유롭게 펼치는 실험실(Laboratory)이라는 뜻이다.

엔씨문화재단이 강조하는 것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다. 아이들이 무수한 오류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계속해서 해답을 찾아가게끔 유도한다. 엔씨소프트의 수많은 명작 게임들이 숱한 도전과 실패 끝에 탄생한 것처럼 엔씨문화재단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아이들의 창의성 발현을 유도하는 모습이다.


다음은 인공지능(AI) 윤리 연구 사업이다. 사업수행비용 비중은 30.2%(17억원)였다. 엔씨소프트가 게임에 접목하기 위해 AI 기술 고도화에 매진하는 것과는 달리 엔씨문화재단은 정반대 영역에서 AI 기술과 인간의 공존을 위한 해답을 찾고 있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자들을 초청해 학술대회를 개최하거나 학술연구를 지원하는 식이다.

구체적으로 2020년부터 미국 매사추세스공대(MIT), 스탠퍼드대, 하버드대에서 진행 중인 AI 윤리 관련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는 AI 윤리 전문 플랫폼(FAIR AI)을 개설해 그간의 연구자료까지 공유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국내외 석학 250여명을 초청해 AI 윤리 컨퍼런스인 'FAIR AI 2024'까지도 개최했다.

◇모바일게임과 비슷한 장애인 의사소통 지원 프로그램

마지막은 엔씨문화재단 설립 초기인 2013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AAC(보완대체의사소통)'라고 불리는 장애인 의사소통 지원 사업이다. 사업수행비용 비중은 15.3%(8억원)였다. 전용 애플리케이션 '나의AAC'를 통해 의사 표현이 어려운 장애인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있다. 앱에 있는 다양한 그림과 음성을 입력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식이다.


발달장애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앱인 만큼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는 편의성은 물론이고 최소한의 클릭으로 원하는 의사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직관성이 필수적이다. 또한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입력과 동시에 음성이 출력되게끔 하는 기술력도 필요하다. 모두 엔씨소프트가 모바일게임을 개발할 때 신경쓰는 요소들이다.

나아가 엔씨문화재단은 '세티넷'이라는 온라인 특수교사 커뮤니티도 운영하고 있다. 발달장애인을 교육하는 교사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공간이다. 누적 가입자는 4만명이 넘고 일평균 방문자는 2000명 수준이다. 게임 영역에서 커뮤니티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회사답게 장애인 교육 영역에도 같은 원리를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엔씨문화재단은 청년 예술인을 위한 공연 지원 사업(STAGE100), 청소년을 위한 과학실습 지원 사업(MIT과학프로그램), 그림책 출간 사업 등을 이어가며 엔씨소프트가 지향하는 가치를 게임이 아닌 사회공헌 형태로 풀어내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