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300 포커스]소재·로봇기업, 현금 유출 장기화…가격 경쟁 심화[영업활동 현금흐름]SKC ·심텍 등 3년 연속 적자…관세에 북미·유럽 경기둔화 영향
안정문 기자공개 2025-09-23 13:19:16
[편집자주]
산업의 사이클을 단면 하나로 가늠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실적과 현금흐름, 투자규모와 부채 변화를 모두 모으면 역동하는 계절의 바뀜이 보인다. 더벨 SR(서치앤리서치)본부가 코스피·코스닥 우량종목을 묶은 KRX300을 기준으로 시장의 기상을 측정해봤다. 업황의 흐름과 경영의 선택, 시장의 판정이 겹겹이 얽힌 숫자의 오르내림을 해석하고 기업생태계의 중심 이동을 포착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9일 10시17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재 기업들의 영업현금 흐름 유출이 장기화되고 있다. SKC와 심텍 등이 3년 연속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적자를 기록했다. 소재 사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로봇 산업도 북미 유럽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둔화가 장기화되고 있다.더벨 SR본부가 KRX300 기업들을 살펴본 결과 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SKC와 심텍이 3년 연속 영업활동 현금흐름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협동로봇이 주력인 두산로보티그와 레인보우로보틱스도 3년 동안 영업활동에서 현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SKC는 연결기준 2023년 -2347억원, 2024년 -1997억원, 2025년 상반기 -3382억원의 영업현금흐름을 기록했다. 주력 사업인 화학 및 이차전지 소재부문의 업황 부진이 길어지면서 실적과 재무안정성이 악화되고 있다.
SKC는 SK계열의 중간지주회사로 자회사를 통해 화학, 반도체 테스트 소켓(반도체소재), 동박(이차전지소재) 등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2025년에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이차전지 업계의 핵심 시장인 미국의 사업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다.
SKC는 실적부진의 여파로 신용등급을 강등당하기도 했다. 올 6월 한국신용평가는 SKC 신용등급을 A+, 부정적에서 A0, 안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SKC는 2022년까지 화학부문의 이익창출력 약화에도 2차전지 및 반도체 소재 사업이 견조한 실적 추이를 보이며 연결기준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했지만 2023년 하반기부터는 화학부문에 이어 2차전지 소재 사업도 영업적자로 전환하며 2023년부터 2년 연속 연결 영업손실을 이어오고 있다.
한신평은 "주력 사업 부문의 비우호적인 업황 전망을 고려하면 당분간 수익성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중장기 이익창출력도 과거 대비 약화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며 "화학 부문은 SM 손실 지속과 누적된 공급부담, 글로벌 수요 약세 등으로 수익성 회복 속도가 더딜 것으로 예상되고 2차전지 소재 부문도 고정비 부담 지속 및 중국 업체와의 가격경쟁 심화 등으로 단기간 내 영업흑자 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으로 판단된다"도 설명했다.
다른 신평사들이 부여한 신용등급까지 하향수렴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SKC에 'A+, 부정적' 등급을 부여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연결기준 EBITDA 마진 8% 미만 및 부채비율 150% 초과를, 나이스신용평가는 연결기준 순차입금/EBITDA 5 상회 또는 EBITDA 4500억원 하회를 등급하향 검토 기준으로 들었다. 등급 하향 트리거는 발동된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또 다른 소재기업인 심텍도 2023년 -934억원, 2024년 -1613억원, 2025년 상반기 -1209억원의 영업현금흐름을 기록했다. 54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데다 매출채권이 999억원, 재고자산은 300억원 각각 증가하면서 영업활동에서 상반기에만 1000억원이 넘는 현금유출이 발생했다.
심텍은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PCB)를 생산 및 판매하는 기업이다. 주요 제품으로는 스마트폰, 서버, 웨어러블 기기 등에 쓰이는 다양한 형태의 반도체 패키지 기판이 있다. 심텍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와 해외 서버·PC 업체,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 제조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심텍에 따르면 2024년에는 고객사의 메모리 반도체 재고 정리의 영향으로 실적이 부진했지만 올해는 2분기부터 주문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협동로봇 기업들도 3년 연속 영업현금흐름 적자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선진국 업황 둔화, 특히 올해는 미국발 관세의 여파에 따른 실적 부진이 협동로봇 업계 전반에 퍼져있다.
올해 두산로보틱스는 상반기 9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 253억원과 비교해 61.3% 줄어든 것이다. 매출이 가장 많이 감소한 기업 순위에서도 현대바이오(-93%), 더블유씨피(-77%)에 이어 전체 3위(-61%)에 올랐다.
올해는 1분기에만 북미지역에서 매출이 64.4%가 감소하기도 했다. 두산로보틱스의 부진은 5년이 다되어간다. 연결기준 순손실은 2021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선진 시장 내 협동로봇 수요는 러-우 전쟁 이후 장기화되고 있는 유럽 경기 둔화 및 대미 관세에 따른 고객사의 투자 집행 일정 연기 등에 기인해 좀처럼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 계열로 편입된 레인보우로보틱스 역시 3년 연속 영업활동에서 현금유출이 발생했다. 2023년 -5억원, 2024년 -19억원이던 영업현금흐름은 올 상반기 -44억원까지 줄었다. 매출 성장은 제한적이었고 원재료비와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활동에서 유입되는 현금보다 유출되는 현금이 많았던 결과로 풀이된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지난 3월 창업주인 오준호 카이스트(KAIST) 명예교수에서 삼성전자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2대주주 자리에 오른지 2년만의 변화다.
향후 전망은 나쁘지 않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현재 RB-Y1으로 대표되는 휴머노이드 제품을 도요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 등 여러 고객사에게 공급했다. 올해 들어 RB-Y1 개량 버전이 공개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 동사의 휴머노이드 제품 라인업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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