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300 포커스]바이오기업, 3년 현금흐름 적자 다수…“상용화 벽 높았다”[영업활동 현금흐름]투자 늘렸지만 매출 성과 더뎌…HLB·녹십자·보로노이 등 자금 소진 지속
안정문 기자공개 2025-09-24 08:16:30
[편집자주]
산업의 사이클을 단면 하나로 가늠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실적과 현금흐름, 투자규모와 부채 변화를 모두 모으면 역동하는 계절의 바뀜이 보인다. 더벨 SR(서치앤리처치)본부가 코스피·코스닥 우량종목을 묶은 KRX300을 기준으로 시장의 기상을 측정해봤다. 업황의 흐름과 경영의 선택, 시장의 판정이 겹겹이 얽힌 숫자의 오르내림을 해석하고 기업생태계의 중심 이동을 포착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2일 15시28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RX300 가운데 신약개발 중심의 바이오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큰 적자를 내며 현금 부족이 구조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뚜렷하다. 연구개발(R&D)에 상당한 자원을 투입해 왔지만 상용화(Commercialization) 성과가 이를 따라가지 못한 결과다.더벨 SR본부가 KRX300 기업들을 살펴본 결과 HLB, 녹십자(GC녹십자), 보로노이, 펩트론, 메지온 등의 제약, 바이오기업이 3년 연속 연결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HLB는 2023년 –1116억 원, 2024년 –1143억 원, 2025년 상반기 –471억 원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기록했다. 2023년과 2024년에는 항암 신약 파이프라인 임상 비용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보완 요구 대응 과정에서 연구개발·운영비 지출이 지속되면서 적자 폭이 1000억 원 이상에 머물렀다.
그러나 2025년 상반기 들어 일부 임상 단계가 종료되고 비용 집행이 조정됐다. 하지만 -500억원에 가까운 수치가 6개월치 영업현금흐름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추세는 지난 2년과 비슷하다. 주력 파이프라인의 허가 여부와 기술수출 성과가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안정적 현금 창출 기반을 마련하기 어려워 외부 자본 조달에 대한 의존도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HLB와 합병이 무산된 HLB생명과학도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HLB생명과학은 2023년 –100억 원, 2024년 –320억 원, 2025년 상반기 –120억 원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비교적 작은 규모의 적자였으나 2024년 들어 항암·대사질환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와 임상비용 증가, 연구 인력 충원 등으로 현금 유출 폭이 세 배 이상 확대됐다. 다만 2025년 상반기에는 일부 임상 구간 종료와 비용 조정 효과가 나타나면서 적자 규모가 다시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다.
녹십자는 2023년 –55억 원에서 2024년 –535억 원, 2025년 상반기 –896억 원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 적자 폭이 빠르게 확대됐다. 2023년에는 일시적 투자 집행에 따른 소폭의 현금 유출에 그쳤으나 2024년 들어 자회사 지씨셀의 코로나19 관련 검체검사 매출 급감과 연구개발비 확대가 맞물리며 적자가 크게 불어났다. 2025년 상반기에는 혈액제제·백신 부문의 매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임상 파이프라인 비용과 자회사 구조조정 부담이 이어지면서 현금흐름 악화가 심화됐다.

보로노이는 2023년 –288억 원, 2024년 –291억 원, 2025년 상반기 –218억 원으로 3년 연속 영업활동현금흐름 적자를 기록했다. 핵심 파이프라인인 EGFR 표적 항암제(VRN11)와 HER2 변이 고형암 후보물질(VRN10)의 임상 진전에도 불구하고 기술수출 계약이나 상업화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탓에 현금 유입이 제한된 결과다.
펩트론은 2023년 –110억 원, 2024년 –128억 원, 2025년 상반기 –84억 원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기록했다. 지속 방출(지속형 제제)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약 파이프라인 연구개발에 꾸준히 비용을 투입하면서 현금 유출이 이어졌다. 2024년에는 임상 진행과 오송 제2공장 설비투자 등이 겹치며 적자 폭이 확대됐다. 펩트론은 2025년에도 상반기 8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며 유동성 부담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메지온은 2023년 –110억 원, 2024년 –185억 원, 2025년 상반기 –69억 원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꾸준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24년 선천성 심장질환 치료제 ‘유데나필’ 임상과 허가 준비 과정에서 연구개발비 집행이 늘어나면서 적자 폭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2025년 상반기에는 관리비용이 줄어든 영향으로 현금 유출이 다소 축소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 미래에셋증권, 금융사 유일 '시총 TOP 25' 진입 비결은
- 소재·로봇기업, 현금 유출 장기화…가격 경쟁 심화
- 2차전지·바이오에 뭉칫돈…LG엔솔 반기에만 6조 펀딩
- '매출 0원 꼬리표 뗀다' 증가율 상위 바이오 대거 안착
- '수주산업' 현대건설·KAI, 3년연속 현금유출…전망 극과극
- 운전자본 부담 줄인 건설사 다수, 조선사도 상위권
- '이익 흑자, 현금 적자'…에코프로그룹의 엇갈린 성적표
- 엘앤에프, 부채비율 상승폭 4위…반전 기회는 '테슬라'
- 삼박자 갖춘 한화에어로, 놀라운 '한화오션' 효과
- '성장 시그널 최강자' 현대로템…4개 지표 상위권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i-point]아이티센피엔에스, 'AI 시큐리티 이노베이션 센터' 개소
- [i-point]한울반도체, 인덕터 외관검사기 성과 가시화
- [i-point]에이루트 자회사, 글로벌 반도체 기업향 수주 급증
- [i-point]경남제약, '지속성 비타민C 1000' 신제품 출시
- [i-point]오르비텍, 파인테크닉스 인수 계획 '이상 무'
- [포스코그룹 CEO 성과평가]이희근 포스코 사장, 위기 속 '체질개선' 통했다
- [그룹의 변신 Before&After]‘미국 전력망’ 인프라 투자, 미래 10년 걸었다
- [그룹의 변신 Before&After]구자열이 그린 ‘강한 LS’, 선택과 집중이 만든 '미래 10년'
- [영우디에스피 줌인]뼈 깎는 채무감축 노력, 비용구조 개선 집중
- [영우디에스피 줌인]높은 삼성디스플레이 의존도, 신사업 반도체 성과 '상쇄'
안정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Board Match up/한국투자금융 vs 노무라홀딩스]오너 체제로 시작한 두 그룹…노무라는 완전분산으로 진화
- [SK의 CFO]김민식 부문장, 엔무브 합병으로 체질개선 속도
- [Board Match up/한국투자금융 vs 노무라홀딩스]글로벌 신용등급으로 보니…리스크 대응 엇갈려
- [Board Match up/한국투자금융 vs 노무라홀딩스]숫자는 한투 vs 실질 독립성은 노무라
- [thebell League Table/2025 이사회 평가]금호석화 총점대비 구성 탄탄, KT는 1점차로 2위
- [정보보안 거버넌스 점검]카카오, 플랫폼사 투자 하위권…이사회도 아쉬워
- [한솔의 CFO]차입금 증가 추세 한솔테크닉스, 김진석 CFO에 '시험대'
- [thebell League Table/2025 이사회 평가]두산밥캣 100위권 수성, 하위권 계열사는 점수 상승
- [한솔의 CFO]금융비용 줄인 김명산 한솔제지 CFO…단기차입 그늘 남아
- [thebell League Table/2025 이사회 평가]롯데쇼핑 '톱', 케미칼은 회복세…EM은 100계단 ‘점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