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ETF를 움직이는 사람들]'키움만의 성공방정식' 구축 나선 이경준 본부장투톱 운용사서 다양한 실무 경험…'마음편한 ETF' 포지셔닝, 투자자 동반성장
구혜린 기자공개 2025-09-25 17:30:22
[편집자주]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200조원을 넘어섰다. 포트폴리오 구조를 갖췄으면서도 강력한 환금성을 지닌 덕에 투자자의 시선은 ETF로 향하고 있다. 패시브라는 본질을 감안하면 단순하게 매니저 자리를 시스템이 차지한 상품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ETF 시장의 중심엔 사람이 있다. 거시경제 예측과 트렌드 흐름 간파, 흥행 테마 선점, 여기에 세일즈와 마케팅 전략 수립까지 여느 펀드보다 맨파워가 중시된다. 더벨은 ETF 시장의 고속 성장을 이끈 주역들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2일 16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는 다양한 플레이어가 있지만, ‘OOO표’ ETF라는 수식이 어색하지 않은 이는 드물다. 키움투자자산운용 ETF본부를 총괄하고 있는 이경준 본부장(사진)은 여기 해당되는 인물이다. 그가 올초 잘 다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박차고 나와 키움투자자산운용을 적을 옮겼을 때 시장 관계자들은 무엇을 내놓을지 결과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이동 후 약 반년이 지난 현재 그는 ‘이경준표 ETF’를 착착 선보이며 KIWOOM을 리브랜딩하고 있다. 이달까지 3개 ETF를 선보였는데 모두 뻔하지 않은 상품이다. 그러면서도 장기투자가 가능한 ‘중위험 중수익’ ETF로 연금투자자의 이목을 끌고 있다. “‘투자자가 마음 편해지는 상품’으로 키움만의 블루오션을 창출하겠다”는 그의 포부에서 ‘키움의 반란’ 가능성을 엿본다.

◇국내 1.5세대…20년 경력 ETF에 '올인'
이경준 본부장은 국내 ETF 업계 투톱 하우스에 재직하며 모두에게서 능력을 인정받은 국내 유일한 본부장이다. 2006년부터 2022년까지 약 17년간 삼성자산운용에서, 2022년부터 올해 초까지 약 3년간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근무했다. 자산운용사 이력만 20년인데 모든 경력이 ETF로만 채워져 있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이 명실공히 국내 ETF 1세대라면 이경준 본부장을 1.5세대라고 부를 만하다.
그가 ETF와 인연을 맺은 계기는 다소 독특하다. 2006년 제대 후 대학 복학준비를 하던 그는 어느날 삼성자산운용 ‘제1회 ETF 논문 공모전’을 접한다. 입상시 삼성자산운용 하계인턴 기회가 제공되는 등 스팩에 도움이 되는 대회였다. ETF가 뭔지도 잘 모르던 그는 단기간 A부터 Z 공부하고 논문을 작성해 2등에 이름을 올린다. 그렇게 인턴생활을 하다가 배재규 사장의 눈에 띄어 ETF본부 사원으로 정식 입사한다.
삼성자산운용에서는 ETF시장 성장과 함께 고군분투하며 사실상 대부분의 ETF 유관업무를 경험했다. 그가 삼성에서 맡은 일은 코스닥150레버리지 등 다양한 상품 개발 외에도 △ETF 자동화 운용 시스템 개발 △업계 최초 상품개발 전담 조직 셋팅 △홍콩법인 파생형 ETF 셋팅 △ETF 로보어드바이저 국내 도입 준비 △펀드 직판 비즈니스 △팬데믹 시기 디지털마케팅 조직 셋팅 등 한 손에 꼽기 어렵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전략형 상품 개발에 매진했다. 2022년 전략ETF본부장으로 이동한 그는 당시 인컴형 상품을 키워보라는 오더를 받았는데 이를 커버드콜로 꽃피웠다. 그가 개척한 시장은 ‘2세대 커버드콜’이다. 1세대 커버드콜이 옵션을 모두 팔아 상방이 막힌 구조라면 2세대는 필요한 만큼의 만기가 짧은 옵션만 팔고 주가상승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상방을 열어놓은 구조다.
업계에서 그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한, 자기만의 색깔이 뚜렷한 ETF 매니저로 평가받는다. 20년간 ETF에 ‘올인’한 경력은 그가 한 하우스를 ETF 사업을 총괄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줬다. 이경준 본부장은 “삼성자산운용에서 국내 ETF 시장 규모가 미미할 때부터 운용사 생활을 시작해 관련한 거의 대부분의 실무를 다 해봤다”며 “실무단부터 관리까지 해본 경력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시 시작하는 시점…질적성장 집중"
그가 키움투자자산운용으로 거처를 옮긴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ETF 업계는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굵직한 업적을 남기며 승승장구하던 그가 이동할 만한 뚜렷한 동기가 떠오르지 않았던 탓이다. 그만큼 ETF를 키우고자 한 키움투자자산운용 김기현 대표가 그를 공들여 영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기현 대표와 이경준 본부장은 이론에 충실한 매니저라는 공통된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이경준표 첫 KIWOOM ETF에 이목이 집중됐던 이유다. 그는 지난 7월 ‘KIWOOM 테크100월간목표헤지액티브’를 출시하면서 이직 후 첫 결과물을 냈다. 해당 ETF는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조절하는 방식을 ‘델타헷징을 활용해 프로텍티브 풋을 모방하는 전략’으로 구사하는 전략형 ETF다. 전문분야인 커버드콜을 역으로 해석해 델타헷을 적용한 글로벌 최초 ETF라는 점에서 ‘과연 이경준 답다’는 평가가 나왔다.
공들여 탄생시킨 첫 작품에 대해 그는 객관적인 평가를 내놨다. KIWOOM 테크100월간목표헷지액티브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연금계좌를 타깃으로 삼았으나, 상장 후 두 달이 지난 현재 순자산총액은 100억원대에 불과한 상태다. 그는 “아무도 내게 요구하지 않았으나, 새로운 것을 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과 검증된 금융이론체계에 대한 강박이 있는데 월간헷지에 그게 투영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그는 ETF에 투자자의 목소리를 듣는 데 더욱 주력하고 있다. 배당주와 성장주 투자 이점을 동시에 누리길 원하는 투자자 수요를 반영해 ‘KIWOOM 한국고배당&AI테크’를 출시했다. 성장주 주가수익으로 배당주 보유수량을 늘려 총 배당(수익)성장을 도모하는 새로운 개념을 가미했다. 투자자게시판에서 회자되며 상장 보름 만에 키움 ETF 개인순매수 1위에 랭크되는 저력을 보였다.
상품 개발과 운용에만 관여하다가 업무 영역이 확장되면서 상품-마케팅 목소리를 일원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그는 평했다. 이 본부장은 “실질적인 관리업무까지 하게 되면서 업무 부담은 있지만, 내가 투자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 투자철학에 위배되는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좋다”며 “작은 이익이나 일시적으로 AUM을 크게 보이게 하기 위해 순리를 거스리는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가 재정립한 KIWOOM ETF 콘셉트의 윤곽이 서서히 구체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경준 본부장이 ETF 수장을 맡은 뒤 키움은 장기투자 상품에 집중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참 투자에 진심인데 투자에 대한 관심보다 삶에 대한 관심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현금흐름은 운용사가 만들어주고 개인은 노후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투자자를 위한 상품을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양적성장보다 질적성장이 우선된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그는 “양적 성장이 중요해지는 구간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나, 지금은 다시 시작하는 시점이라 양보다는 새로운 포지셔닝을 만들 때이고 양적 성장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될 것”이라며 “300조 규모 시장 속에서 키움만의 독자적인 영역을 잘 구축해 시장정장률 만큼 만을 (운용자산으로) 받아도 중소형사는 빠르게 성장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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