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thebell interview]‘락피쉬’ 이어 몽고메리…에이유브랜즈, 글로벌 브랜드 하우스 목표최재혁 리테일 이사·남송현 CFO “리브랜딩 전략·JV 설립으로 해외 공략 순항”

안준호 기자공개 2025-09-24 14:13:32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3일 12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에이유브랜즈는 공모 과정에서 적잖은 오해를 산 기업으로 꼽힌다. 주력 제품인 레인부츠의 인지도는 높았지만 정작 운영사에 대해선 아는 이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락피쉬 웨더웨어(Rockfish Weatherwear)’ 브랜드 하나로 2000억원 이상의 몸값을 목표로 삼은 것에 대해 의구심도 있었다.

공모 과정을 거치며 시장 참여자들의 시선은 극적으로 바뀐 상태다. 김지훈 대표이사는 물론 글로벌 진출 전략을 맡은 최재혁 이사, 재무책임자이자 운영 총괄인 남송현 CFO 등이 회사의 중장기 전략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한 덕분이다.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 성과가 임박했다는 점이 주된 포인트였다.

현재 에이유브랜즈는 공모 당시 제시했던 진출 성과를 초과 달성하고 있다. 합작법인(JV) 설립, 오프라인 매장 출점, 브랜드 인수 등으로 곧 수확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락피쉬 리브랜딩에 성공한 김 대표를 필두로 해외 진출 프로젝트를 진행한 덕분이다. 더벨은 에이유브랜즈 최재혁 이사와 남송현 CFO를 만나 글로벌 진출 현황과 향후 비전을 물었다.

◇해외 진출 목표로 회사 설립, 리테일 전문가·CFO 합류해 상장 성공

에이유브랜즈는 지난 4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설립일이 2022년 1월인 점을 고려하면 출범 3년여 만에 상장에 성공한 셈이다. 업력이 오래지 않은 신생 기업이지만 패션업계에선 모르는 이가 드물었다. 창업자인 김지훈 대표이사가 모회사 에이유커머스를 통해 오랜 기간 브랜드 유통 사업을 운영해 왔기 때문이다.

에이유커머스는 2010년 영국 레인부츠 브랜드 ‘락피쉬(Rockfish)’를 한국 시장에 들여왔다. 10년 이상 국내 유통에 집중하던 회사가 변곡점을 맞은 것은 지난 2020년이다. 사계절 포트폴리오로 리브랜딩을 진행한 뒤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잠재력을 확인했다. 이후 브랜드 사업부를 떼어내 설립한 것이 에이유브랜즈다.

기업공개(IPO) 역시 이를 위해 준비했던 그림이다. 단 예상보다 빨리 회사 실적이 상승하며 도전 시점이 빨라졌다. 플랫폼과 자사몰, 국내 오프라인 숍 등에서 해외 소비자들의 트래픽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최재혁 이사와 남송현 CFO가 에이유브랜즈에 입사한 것도 이즈음이다. 최 이사는 해외 시장 진출, 남CFO는 IPO 전략과 브랜드 투자를 맡았다.

역할은 다르지만 합류한 이유는 동일하다. 최재혁 이사는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신세계백화점에서 수입 브랜드 바이어로 근무했다. 1세대 편집숍인 분더샵(Boon the shop), 프리미엄 데님 편집숍인 블루핏(Bluefit) 등이 최 이사 손을 거친 곳들이다. 바이어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밟아왔지만, 브랜드 수입 사업의 한계 역시 느꼈다.

그는 “브랜드 수입 사업의 경우 초기에 성과를 내더라도 일정 시간이 흐르면 본사에게 주도권을 뺏기는 경우가 많다”며 “좋은 브랜드는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고, 나머지 파이를 갖고 경쟁을 하다 보니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느껴 에이유브랜즈에 합류했다”고 설명했다.

남송현 CFO는 IPO 준비 과정에서 에이유브랜즈와 연이 닿았다.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 창업, 상장까지 경험했지만 패션 업종에는 문외한이었다. 입사 여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접한 중장기 비전이 이직 계기가 됐다. 남 CFO는 “글로벌 진출이라는 명확한 과제는 물론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해외 관광객 규모 등을 보고 성장성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에이유브랜즈 최재혁 리테일 총괄 이사

◇예상보다 빨라진 글로벌 성과…"JV 계약, 우위 가진 채 협상 성공"

에이유브랜즈는 지난 3월 IPO 수요예측에서 8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밴드 상단인 1만6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현재 주가는 공모 후 시가총액(2266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3391억원 가량이다. 상장 직후 물량 소화 과정에서 1만원대까지 주가가 빠지기도 했지만 이후로는 2만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패션 업종에 대해 국내 투자자들의 시선은 싸늘한 편이다. 수입 유통사나 위탁생산(OEM) 기업이 대부분이다. 워낙 트렌드가 빠른 만큼 변동성이 크다는 인식도 적지 않다. 그런 가운데 상장 이후 오히려 주가가 상승한 에이유브랜즈는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공모 당시 제시했던 글로벌 진출 전략이 구체화되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남 CFO는 “상장 이후 외부 투자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도 해외 진출”이라며 “주요 거점 지역에 매장을 출점했으며 대부분 서울 성수동 플래그십 매장에 못지 않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성수점의 경우 연간 50~60억원 가량의 매출이 발생한다. 가능성을 증명하면서 투자자들 역시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에이유브랜즈의 해외 진출 과정은 그간 국내 사례와는 다른 과정을 거쳐 이뤄졌다. 특히 중국 시장의 경우 현지 유통사들이 먼저 찾아와 사업권을 타진했다는 후문이다. 우연히 한국 매장에 들렀던 관계자들이 잠재력을 확인한 것이 계기였다. 현재 중국 시장은 에이유브랜즈가 51%, 현지 컨소시엄이 49% 지분을 나눠 갖는 합작법인(JV) 형태로 진행 중이다.

이번 JV 계약의 경우 에이유브랜즈가 유리한 형태로 체결됐다. 바이어 출신인 최 이사는 해외 유통 계약 역시 여러 차례 맺은 경험이 있다. 그는 “중국 시장에 진출한 브랜드 대부분이 현지 기업에 운영권을 넘기거나, 라이센스를 주는 형태로 계약하는 일이 많다”며 “에이유브랜즈 JV 계약은 철저히 우리 디자인을 지켜 수출 형태로 맺었고, 이는 국내 업계에선 거의 처음 나온 사례”라고 설명했다.

에이유브랜즈 남송현 CFO

◇"中·日 오프라인 매장 확장…헤리티지 브랜드 인수로 포트폴리오 강화"

JV 설립과 함께 해외 진출은 순항 중이다. 이달 초 상하이 안푸루(安福路) 지역에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고 인근 난징시루(南京西路)에 2호점을 준비 중이다. 연내 중국 거점 도시에 5개 매장도 추가한다. 최근 일본 매장도 문을 열면서 하반기까지 총 30개까지 매장을 늘릴 계획이다. 오프라인 매장에 거점을 구축한 뒤엔 본격적으로 온라인 채널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에이유브랜즈는 중국 티몰과 샤오홍슈 글로벌 몰에 입점관을 운영 중이다. 이 채널은 9월 말까지 정리할 계획이다. 대신 JV가 운영을 맡은 현지 채널을 최근 열었다. 아직 마케팅을 따로 진행하지 않았지만 이미 초기 성과를 확인하고 있다. 남 CFO는 “오프라인 매장을 쇼룸으로 활용해 브랜딩을 한 뒤 온라인 채널과 연계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진출과 함께 계획 중인 것은 추가 포트폴리오 확보다. 이미 상장 과정에서 영국 현지 브랜드인 몽고메리(Montgomery)를 인수했다. 더플 코트를 처음 만든 오랜 업력을 가진 곳이다. 이러한 ‘헤리티지’에 에이유브랜즈의 마케팅과 노하우를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중장기 계획이다.

최 이사는 “중국은 물론 일본 시장에선 브랜드 헤리티지에 먼저 반응해 유통사들이 접촉해 오는 일들이 상당히 많았다”며 “락피쉬에 대해 현지 파트너사들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진출이 이뤄졌고, 몽고메리도 비슷한 과정으로 진출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흔히 아는 루이비통이나 몽클레르, 발렌시아가 역시 리브랜딩을 거쳐 다시 태어났다”며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나 리치몬드(Richemont), 미국의 VF코퍼레이션 등 글로벌 기업들처럼 브랜드 헤리티지 기반의 리브랜딩이 우리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