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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ETF를 움직이는 사람들]금융공학 기반 '히트작 제조기' 오동준 팀장2세대 커버드콜 개척 매니저…"ETF 공백 분명 있어, 장기투자 라인업 갖출 것"

구혜린 기자공개 2025-09-25 17:31:22

[편집자주]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200조원을 넘어섰다. 포트폴리오 구조를 갖췄으면서도 강력한 환금성을 지닌 덕에 투자자의 시선은 ETF로 향하고 있다. 패시브라는 본질을 감안하면 단순하게 매니저 자리를 시스템이 차지한 상품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ETF 시장의 중심엔 사람이 있다. 거시경제 예측과 트렌드 흐름 간파, 흥행 테마 선점, 여기에 세일즈와 마케팅 전략 수립까지 여느 펀드보다 맨파워가 중시된다. 더벨은 ETF 시장의 고속 성장을 이끈 주역들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3일 14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TF(상장지수펀드) 업계에는 박학다식한 매니저가 많지만, 모든 지식을 히트상품으로 연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동준 키움투자자산운용 ETF운용팀 팀장(사진)은 장기간 쌓은 퀀트 기반 리서치 역량을 ETF로 풀어내고 투자자 호응도 얻은 행운아다. 대학원 졸업 후 늦깎이로 매니저 생활을 시작해 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2세대 커버드콜 등 조단위 운용 상품을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남겼다.

키움투자자산운용에서 운용역 생활 2막을 연 그의 최근 고민 역시 상품에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ETF 업력은 긴데 이렇다 할 철학이 없다는 점이 고민 지점이다. 이는 매니저가 상품 라인업 개발로 풀 수 있는 숙제라고 보고 개인투자자의 고민을 훑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규 유입된 투자자가 많은 만큼 새 수요가 만들어지고 있고 이를 반영한 상품을 만드는 데 키움의 기회가 있다는 판단이다.


◇미래운용서 10년…전략형 ETF에 매료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오동준 팀장의 두 번째 직장이다. 2016년 미래에셋자산운용 공채로 입사한 그는 올해 초까지 약 9년간 미래에셋에 몸담았다. 운용이력은 ETF가 전부다. 초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조직이 ETF운용본부 단일 조직일 때 해외팀에 소속돼 다양한 상품 개발 및 운용을 경험했다. 이후 테마형 상품팀 팀장을 역임했고 직전까지는 전략ETF운용용본부 내 전략ETF운용팀장을 맡았다.

긴 시간 동안 학업에 집중하다보니 운용사 생활은 30대에 시작했다. 오동준 팀장은 학부 졸업 후에도 카이스트 경영대학원에서 금융공학프로그램 전공으로 석사 2년, 박사 5년 도합 7년의 학위과정을 밟았다. 졸업 후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을 열어 놓고 전공분야 관련 취업을 준비했다. 남들보다는 조금 늦은 나이에 펀드매니저의 길을 걷게 됐으나, 기본기가 탄탄했기에 승진도 빨랐던 것으로 파악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다수의 ‘히트작’을 만들었다. 해외 테마형 상품 중 현재 2조5000억원 이상 규모로 성장한 ‘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과 ‘미국테크TOP10 INDXX’ 등이 그의 작품이다. 일간 거래량이 가장 많은 주식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 개발도 담당했다. 전략ETF운용팀장을 역임할 당시에는 커버드콜 개발에 매진했다. 현재 2세대라고 불리는 다수의 커버드콜 상품이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가장 선호하고 자신있는 분야는 전략형 ETF다. 퀀트 기반 리서치를 오랜 기간 공부했기에 룰베이스 투자 상품에 최적화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커버드콜 개발 역할이 주어졌던 시기 가장 뿌듯함을 느꼈다고 그는 말했다. 오 팀장은 “커버드콜이 워낙 죽어있던 영역이었기에 다시 개발을 시작할 때 걱정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너무나 큰 시장이 됐다”며 “그 시작을 만들었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략ETF운용팀장을 맡을 당시 이경준 본부장과 환상의 캐미를 자랑했다. 전략ETF운용본부는 이경준 본부장이 2022년 삼성자산운용에서 이동하면서 신설된 본부다. 사실 이 본부장과 오 팀장이 함께 일한 기간은 단 2년에 불과한 셈이다. 그는 “(본부장과) 일하는 스타일과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방향성이 잘 맞았다”며 “협업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기도 했다”고 말했다.


◇"투자자 고민 캐치, 빠르게 상품 디벨롭"

키움투자자산운용에서의 첫 ETF가 커버드콜이 아니었던 건 그의 계획이었다. 오동준 팀장은 ‘KIWOOM 미국테크100월간목표헤지액티브’ 개발 및 운용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는 “이동할 때 주위에서 커버드콜 할 거라는 예측들을 많이 했기에 첫 상품으로는 커버드콜을 하지 말자고 했다”며 “ETF 운용역들이 봤을 때 괜찮은 상품, 우리 고민과 방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상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비록 단기간 내 투자자 호응을 얻지는 못했으나, KIWOOM ETF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의미 있는 시도였다고 그는 평가했다. 오동준 팀장은 “키움은 ETF 업력이 굉장히 긴 회사인데 그러다 보니 색깔이 뚜렷하지는 않은 것 같다”며 “이는 운용역이 상품으로 만들어 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철학, 색깔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인 만큼 (ETF운용팀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더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하우스로 이동한 뒤 느끼는 강점은 빠른 의사결정이다. 그는 “소규모 회의를 자주 진행하면서 상품을 계속 디벨롭 하고 있다”며 “투자자 반응을 캐치해 상품화를 빠르게 시킬 수 있는 게 강점”이라고 말했다. 규모가 작다고 보기도 어렵다. 오 팀장이 이끄는 ETF운용팀은 최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출신 매니저를 추가로 영입하면서 총 5명으로 늘었다. 대부분이 최근 합류한 매니저다.

운용뿐만 아니라 마케팅 영역으로까지 시각을 넓히는 게 숙제다. 오 팀장은 “ETF는 정말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하는 비즈니스인데 지금까지는 마케팅 관련은 소홀했다”며 “투자자와의 소통이 개발에 영향을 주기도 하므로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투자자가 어떤 고민이 있는지 최대한 시각을 넓힐 것”이라며 “메인으로 하지 않은 부분에 집중하면 메인도 잘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TF가 1000여개에 달하지만, 분명 ‘공백’이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오 팀장은 “시장에 상품이 쏟아지고 있지만 수요가 있는 곳에만 모여있는 느낌”이라며 “유사 상품에 투자자도 피로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상품은 많으나 분명 비어있는 공간이 있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ETF를 자산관리 수단으로 명확하게 잡고 있기에에 신규 유입되면서 사이사이 새로운 니즈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빈 공간에 보다 새로운, 장기투자가 가능한 상품을 공급하면서 키움의 점유율을 키우겠다는 포부다. 오 팀장은 “개인 투자자가 대거 유입되는 상황은 작은 하우스에도 기회인 부분”이라며 “단기적으로는 핫하지 않아도 장기적으로 가져갈 상품 라인업을 만드는 게 우리 역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고민을 도울 수 있는 상품을 내면 신뢰가 쌓이면서 좋은 하우스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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