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오른 석유화학 구조조정]스페셜티 전환하는 롯데케미칼, 외형 축소 불가피매출 65% 이상 NCC 감산, 자회사 위주 스페셜티 전환 영향
고설봉 기자공개 2025-09-25 14:58:26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3일 15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이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을 계기로 스페셜티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정부와 채권단의 기대를 받으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지만 현실의 벽은 녹록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당장 매출 등 외형 축소가 불가피하다.더불어 롯데케미칼이 새롭게 뛰어드는 분야는 국내외 경쟁사들이 이미 선점하고 있는 시장이다. 기존 스페셜티 제품의 생산을 늘리거나 경쟁사들이 생산하고 있는 제품 생산에 뛰어들면서 새로운 경쟁 환경에 놓일 것이이란 우려도 나온다.
◇NCC 의존해 체급 불려온 롯데케미칼…공급량 과잉에 매출 급감
롯데케미칼은 그동안 나프타분해시설(NCC) 증설을 통해 체급을 키워왔다. 과거 호남석유화학 시절 롯데케미칼은 NCC에서 나오는 에틸렌을 주원료로 다운스트림 제품군을 생산해왔다. 그러나 롯데그룹에 편입된 이후 1990년대부터 직접 NCC 사업에 진출했다.
1992년 첫 NCC 가동 당시 35만톤(t) 수준이었던 롯데케미칼의 NCC 생산능력은 지난해 말 230만톤(t) 수준으로 확장됐다. 2003년 현대석유화학 대산공장 인수를 비롯해 여수 지역 중심의 생산능력 증설 작업을 통해 외형을 키운 결과다.
이처럼 NCC를 통한 외형 확장은 롯데케미칼 실적에 그대로 드러난다. 연결 기준 롯데케미칼의 사업분야는 총 4가지다. 기초화학과 첨단소재, 정밀화학, 전지소재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기초화학분야다.

기초화학 매출은 2022년 17조5984억원으로 연결 조정 전 전체 매출의 72.77%를 차지했다. 이후 NCC 공급량 증가로 인한 가격 하락으로 지난해 말 매출은 13조8419억원으로 줄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3.25%로 낮아졌다. 올 상반기에는 매출 5조8149억원을 기록했고 매출 비중은 59.81%로 낮아졌다.
다만 여전히 NCC 사업은 롯데케미칼의 핵심 영업수단이다. 이에 따라 대규모 NCC 통폐합 등 에틸렌 생산 감산은 중장기 롯데케미칼의 외형 축소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외형을 키우며 규모의 경제로 수익성을 극대화 해왔던 롯데케미칼은 이번 구조조정 이후 외형 축소와 수익성 저하를 동시에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에틸렌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한 2022년 이후 롯데케미칼의 매출은 지속 감소하고 있다. 2022년 연결 기준 22조2761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은 지난해 20조4304억원으로 감소했다. 올 상반기에는 8조9870억원으로 줄어들면서 올해 연간 20조원 매출 달성은 불가할 전망이다.
◇자회사 위주 스페셜티 전략…롯데케미칼 자체 경쟁력은 약화
외형 축소보다 더 큰 문제는 롯데케미칼 자체 경쟁력 약화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NCC 생산설비를 감산하고 스페셜티 제품으로 체질개선을 시도 중이다. 이 과정에서 롯데케미칼은 외형이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반대로 자회사들의 외형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그동안 NCC 생산능력 확대에 주력해왔다. 실제 롯데케미칼이 직접 제품을 생산하는 제품은 기초소재에 집중돼 있다. NCC를 통해 생산하는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 PE(폴리에틸렌), PP(폴리프로필렌) 등이 롯데케미칼이 주력 제품이다.
반면 자회사들은 스페셜티 제품 생산에 특화돼 있다. 첨단소재는 롯데엔지니어링플라스틱이 정밀화학은 롯데정밀화학과 그 종속회사가, 전지소재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와 그 종속회사가 담당하는 식이다. 이러한 사업구조는 중장기적으로 롯데케미칼 자체 역량을 주어들게 하는 요소가 될 전망이다.
실제 현재도 롯데케미칼 별도 기준 실적은 계속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스페셜티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 실적을 제외하면 NCC 사업에 주력하는 롯데케미칼 자체 경쟁력은 이미 저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케미칼 별도 매출은 기초화학부문 매출과 거의 일치한다. 2022년 롯데케미칼은 별도 매출 16조2966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롯데케미칼 연결 기준 기초화학부문 매출은 17조5984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로데케미칼은 별도 매출 13조6401억원을 달성한 가운데 연결 기준 기초화학부문 매출은 13조8419억원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아직 NCC 통폐합 등 감산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달 말 채권단 단체 협약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NCC 생산설비 감산을 추진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의 주력인 NCC 감산이 추진되면 롯데케미칼 자체 매출은 더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 NCC발 매출 감소는 롯데케미칼 별도 및 연결 실적 전체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또 다른 문제는 스페셜티 전환의 중심인 자회사들의 실적이다. 자회사 중심으로 운영되는 첨단소재, 정밀화하, 전지소재 사업부문은 현재 매출 규모가 크지 않다. 내년 초부터 첨단소재부문에서 율촌공장 신축 등으로 외형이 커지지만 증설된 만큼 납품처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22년 롯데케미칼 연결 매출 22조2761억원 가운데 별도 매출은 73.16%인 16조2966억원이었다. NCC발 위기가 고조되기 시작한 2023년에도 연결 매출 19조9464억원의 67.55%인 13조4731억원을 롯데케미칼 별도 법인이 달성했다. 2024년에는 연결 매충에서 롯데케미칼 별도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6.74%로 낮아졌지만 올 상반기 이 비중은 다시 67.64%로 상승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이미 기존 다운스트림 쪽에서 글로벌 시장을 지배하는 강자들이 있는데 비슷한 제품을 생산하면 결국 시장 파이를 나누겠다는 것”이라며 “그만큼 경쟁이 심화돼 기대했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범용 중심의 사업구조 벗어나 스페셜티 소재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변환하고 있다"며 "고객 맞춤형 스페셜티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i-point]아이티센피엔에스, 'AI 시큐리티 이노베이션 센터' 개소
- [i-point]한울반도체, 인덕터 외관검사기 성과 가시화
- [i-point]에이루트 자회사, 글로벌 반도체 기업향 수주 급증
- [i-point]경남제약, '지속성 비타민C 1000' 신제품 출시
- [i-point]오르비텍, 파인테크닉스 인수 계획 '이상 무'
- [포스코그룹 CEO 성과평가]이희근 포스코 사장, 위기 속 '체질개선' 통했다
- [그룹의 변신 Before&After]‘미국 전력망’ 인프라 투자, 미래 10년 걸었다
- [그룹의 변신 Before&After]구자열이 그린 ‘강한 LS’, 선택과 집중이 만든 '미래 10년'
- [영우디에스피 줌인]뼈 깎는 채무감축 노력, 비용구조 개선 집중
- [영우디에스피 줌인]높은 삼성디스플레이 의존도, 신사업 반도체 성과 '상쇄'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관세 리스크’ 해소 현대차그룹, K-제조업 생태계 지킨다
- ㈜한화, 알짜 자회사 ‘금융’에서 ‘제조’ 전환
- [그룹의 변신 Before&After]최대 변수 ‘경영체제’ GS건설 분리독립 가능성은
- [thebell desk]삼성동에서 새로운 한류를 보았다
- [그룹의 변신 Before&After]'둔화된' 성장동력, 손에 안 잡히는 '솔루션'
- [닻 오른 석유화학 구조조정]'복병' S-OIL 샤힌 프로젝트, 치킨게임 가중되나
- '흑자전환' S-OIL, "호황기 다가온다"
- ‘관세 직격탄’ 벗은 현대차, 수익성 회복 시동
- 곽재선 회장의 글로벌 공략 통했다…KGM '연속 흑자'
- "'차값 인상 없다' 비가격적 요소로 승부…EV 지속 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