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유상증자 착수…연내 경영 정상화 목표무상감자해 유증 기반 닦는다…늦어도 내년 3월 전에 자본잠식 해소
정태현 기자공개 2025-09-26 13:04:22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3일 16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생명보험이 한국산업은행 지원 하에 유상증자 절차를 단계적으로 밟고 있다. 산업은행은 적합한 유상증자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KDB생명에 대한 실사에 착수했다. KDB생명은 향후 원활한 유상증자를 위해 오는 4분기께 무상감자를 하기로 했다.산업은행은 KDB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한 뒤 매각보다는 경영 정상화에 방점을 찍었다. 감독규정상 자본잠식 해소에 대한 구체적인 데드라인도 없는 만큼 서둘러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보다 여러 사안을 검토한 뒤 진행할 방침이다. KDB생명도 이에 맞춰 제3보험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개편하고 있다.
◇무상감자 추진…액면금액보다 낮 주당 가치 제고
KDB생명은 다음 달 1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자본금 감소의 건을 결의할 예정이다. 83.33%의 감자 비율로 무상감자를 하는 게 골자다. KDB생명은 주당 가치를 제고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감자하기로 했다. 감자기준일은 11월 17일이고 신주권교부예정일은 12월 1일이다. 감자 후 자본금은 4983억원에서 830억원으로 줄어든다. 총자본은 변하지 않는다.

이번 감자는 대주주 산업은행에서 추진 중인 유상증자를 하기 전 준비 과정이다. KDB생명은 자본잠식에 빠져 주당 가치가 액면금액에 미치지 못한다. 이번 감자로 주당 가치가 오르게 되면 액면금액에 맞는 유상증자가 가능해진다. KDB생명은 앞서 지난 2023년 9월 유상증자를 하기 두 달 전인 7월에도 무상감자를 했다.
산업은행이 KDB생명의 유상증자를 지원하는 건 KDB생명의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KDB생명은 올해 1분기에 이어 상반기에도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상반기 말 KDB생명의 자기자본은 마이너스(-) 1241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말 -1348억원보다는 잠식 규모가 줄었지만 가시적인 변화는 끌어내지 못했다.
산업은행은 유상증자 규모 등을 파악하기 위해 회계법인에 의뢰해 KDB생명을 실사하고 있다. 자산-부채 구조, 상품별 손익 현황 등 KDB생명의 경영 상태를 전반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증자 규모는 실사 결과를 토대로 결정할 예정이다.
금리와 자본규제 변동성이 커지면서 실사가 예상보다 길어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음 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점쳐지는 데다 금융당국이 곧 새로운 자본 규제를 도입할 예정인 걸 고려하면 시간이 더 소요될 가능성도 있다.
산업은행은 기본적으로 연내 KDB생명의 자본잠식을 해소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늦어도 내년 3월께 나올 감사보고서에는 자본잠식을 해소했다는 내용을 넣을 수 있게 KDB생명의 정상화를 준비 중이다. 내년 1분기께 자본잠식을 해소할 경우 시점상 연말 감사보고서 내 자기자본 수치를 수정할 순 없지만, 중요한 보고기간후사건으로 분류돼 해당 내용을 감사보고서에 추가로 기재해 부연할 수 있게 된다.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KDB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한 뒤에는 매각보다 정상화하는 걸 우선한다"며 "규정상 자본잠식을 언제까지 해소해야 한다는 데드라인이 있는 게 아니다 보니 서둘러서 하기보다 여러 사안을 잘 살펴보고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3보험 중심으로 자체 정상화도 속도
KDB생명 내부적으로도 상품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해 경영 정상화에 집중하고 있다. 저축성보험으로 치우쳐 있는 포트폴리오를 제3보험 중심으로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KDB생명은 올해 3월 김병철 전 푸본현대생명 상무를 수석총괄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김병철 수석부사장은 단기 및 중장기 과제를 선별하고 부서별 역할을 명확히 해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DB생명은 올해 2분기 제3보험 전담 조직을 신설한 뒤 상품 설계부터 판매 이후 성과 분석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상품, 영업조직, 마케팅, 언더라이팅, 시스템을 자세하게 분석해 영업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KDB생명은 이달 초 삼성생명과 외국계 보험사에서 상품개발을 담당한 곽광오 상무를 상품전략부문장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제3보험을 포함한 사망보험 수입보험료 비중은 66.4%로 집계됐다. 지난 2023년 말 58.9%, 2024년 말 63.7%에 이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KDB생명은 오랜 기간 연금·저축성 상품을 판매한 탓에 금리 변동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본잠식이 된 것도 기타포괄손익누계액 항목에서 대규모 손실이 난 영향이 컸다.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시장 금리 변동으로 달라지는 자산·부채 평가액을 반영한 자본 계정이다.
KDB생명의 자체 정상화는 결과적으로 산업은행의 유동성 부담을 덜어주게 된다. 그간 KDB생명이 경영 상태가 위태로울 때마다 매번 산은이 나서 문제를 해결했다. 산은이 KDB생명에 투입한 자금은 2010년에 투자한 금호생명(현 KDB생명) 인수자금 4800억원을 포함해 총 1조5500억원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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