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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vs성장' 기로에 선 제약사]마더스제약의 지향점 '신약'…IPO 당위성 얻으려면아직 보이지 않는 신약 기술력, 외부도입 청사진 구체화 관건

정새임 기자공개 2025-09-25 09:23:51

[편집자주]

100여년의 역사를 가진 제약사들은 '제네릭·상품유통·리베이트'라는 틀 안에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약가규제, 불공정 관행 철퇴 등 과거와는 다른 규제환경에서 새로운 살 길을 모색할 필요가 생겼다. 이에 더해 오너십이 바뀌는 과도기까지 겹치면서 가지각색 '생존전략'이 등장했다. '위기냐 성장이냐'를 놓고 각각 다른 전략을 펼치는 제약사들의 현실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4일 08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느 바이오텍처럼 마더스제약도 신약을 IPO의 목적으로 꼽는다. 하지만 기술력 관점에서는 쉽지 않은 도전이다. 바이오텍은 매출이 없는 대신 신약 기술력으로 승부를 보지만 마더스제약은 그 반대 입장에 있다. 마더스제약의 신약에 대한 진정성을 시장에 얼마나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기술성평가 등 신약 기술력을 입증할 지표가 마땅지 않은 상황이다.

◇신약 장착했지만 기술력엔 물음표…경쟁력 판단 난제

마더스제약은 2016년 신약연구소를 설립하고 이를 R&D 연구소로 확장하며 신약 파이프라인을 준비해왔다. 건성 황반변성, 만성 통증 등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를 내세운 후보물질을 확보해 비임상과 임상 초기 단계에 올라섰다. 최근에는 외부에서 신약 전문가를 영입해 연구조직을 강화하기도 했다.

'신약을 한다'는 움직임은 있지만 마더스제약의 신약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할 만한 요소는 마땅치 않다. 일부 연구자금을 국가 지원을 받는다는 것 외 기술력을 가늠할 만한 지표가 매우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술이전 레코드가 있거나 보유 현금이 많아 R&D에 많은 돈을 쏟아부을 여력도 안된다. 기술특례상장으로 평가기관으로부터 기술성평가를 받는 것도 아니어서 마더스제약의 신약 기술력을 체감하거나 가치를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바이오텍은 신약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척 속도나 차별화된 플랫폼을 기술력으로 연결시킨다. 반면 마더스제약은 주력 매출군이 로수엠젯, 테네글립 등 제네릭에 집중돼 있다.

IPO를 추진하며 설득력을 가지려면 독자 기술이나 차별화된 플랫폼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파이프라인을 갖췄다'는 수준을 넘어서는 무기가 없다. 신약 기술력이 곧 IPO 흥행 조건으로 직결되는 이 시장에서 마더스제약만의 무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재무적 환경도 녹록지 않다. 마더스제약은 최근 외형 확장에 성공하며 매출 규모를 빠르게 키웠다. 다만 수익성보다는 외형 확대에 방점을 찍으면서 부채 부담이 가파르게 늘었다. 부채총계는 2021년 517억원에서 2024년 904억원으로 불어났다. 올해 반기 기준으로는 990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190% 선으로 한때 일시적 적자로 260%까지 치솟았던 2022년에 비해선 다소 안정됐지만 여전히 관리가 필요하다.

IPO를 추진하는 바이오텍의 신약 개발에 따른 R&D 지출 확대는 불가피한 비용으로 이해된다. 마더스제약의 경우 생산설비 증설과 영업조직 강화에도 동시에 자금이 소요된다.

특히 R&D 자금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 영업대행수수료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한 해 사용하는 판매비와관리비에서 경상연구개발비는 30억~40억원에 불과하지만 판매수수료는 그 10배 이상인 830억원에 달했다. 현재 외형을 유지하기 위해 너무 많은 판매수수료를 지출하는 구조라 우려의 시선이 붙는다.

◇동아·종근당 선례 따라 외부서 무기 장착 시도, 단계적 청사진 필요

내년 상반기 IPO를 준비하는 마더스제약이 그려나갈 신약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아직 본격적으로 IPO 절차를 밟은 건 아니지만 김좌진 대표가 신약에 많은 의지를 두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수년 전부터 기업 도약을 위해 신약의 중요성을 내세웠고 이 기조는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과 함께 신약 개발에서 각광받는 기술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상장 이후 본격적으로 신약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분자화합물 제네릭 위주의 제약사업에서 바이오의약품으로의 확장성을 꾀하고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에서 각광받았던 비만·항체약물접합체(ADC) 위주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단순히 기존 파이프라인에 기대기보다는 시장 트렌드를 반영한 확장 전략을 드러낸 셈이다.

바이오의약품은 마더스제약이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영역이다. 게다가 만성질환에서 항암제로 확장해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내부적으로도 자체 기술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외부 기술도입이나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배경이다. IPO 자금의 상당부분도 R&D 개발과 투자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앱티스 인수로 ADC 핵심요소인 링커기술을 내재화한 동아에스티나 앱클론 2대주주로 올라서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주도권을 쥐고 CAR-T 치료제 판권을 획득한 종근당의 사례 등이 선례가 될 수 있다.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큐리언트를 인수한 동구바이오제약도 있다. 기술은 있지만 경영이 어려워진 바이오텍과 기술이 필요한 제약사의 결합은 최근 더욱 활발해지는 추세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제네릭 중심의 안정적인 매출 기반은 긍정적이지만 시장이 기대하는 것은 성장 비전"이라며 "제네릭에서 신약으로 어떻게 체질개선을 이뤄나갈지 단계별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해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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