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오른 석유화학 구조조정]LG화학, 감산 후 스페셜티 확대 신중 모드 이유는10종 이상 스페셜티 라인 보유, 신사업 진출 리스크 고려
고설봉 기자공개 2025-09-29 07:55:06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4일 08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이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산 후 스페셜티 확장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경쟁사들은 NCC 감산 후 스페셜티 공장 신축 등을 자구안에 포함하며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에틸렌 생산 감산으로 실적 공백이 우려되는 가운데 LG화학은 경쟁사들과 다른 행보를 보인다.그러나 LG화학은 이미 스페셜티 제품군을 다양하게 생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확장을 시도할 수 없는 입장이다. 기존 제품군의 생산량을 크게 늘리거나 전혀 새로운 신소재를 개발하는 것 모두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국내 1위 에틸렌 생산능력…GS칼텍스와 NCC 통폐합 논의
LG화학은 GS칼텍스와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통폐합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논의 중이지만 LG화학은 여수 NCC 공장을 GS칼텍스에 매각하고 양사가 합작사를 설립해 이를 통합 운영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과 GS칼텍스의 NCC 통폐합이 이뤄진다면 정유사와 석유화학사 간 수직적 통합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재 정부가 요구하는 에틸렌 생산설비 감산의 가장 합리적 모델이다. 정유사가 업스트림(기초원료)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석유화학사는 다운스트림(석유화학 제품 생산·판매)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는 것이다.
LG화학은 NCC의 에텔렌 생산 능력은 국내 1위다. 화학산업협회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업체별 에틸렌 생산능력은 LG화학이 338만톤(t)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롯데케미칼이 233만톤(t), 여천NCC가 228만톤(t) 수준이다.
다만 LG화학은 2023년부터 최근까지 NCC를 포함한 범용 중간원료 설비를 단계적으로 축소해 왔다. LG화학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총 감축 규모는 약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추가로 GS칼텍스와 통폐합을 진행할 경우 생산능력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스페셜티 명가…신사업 확장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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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LG화학은 NCC 감산에서 정부의 구조조정안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스페셜티로의 전환이란 새로운 숙제를 이행하는 데는 이렇다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제시한 구조재편 방향의 핵심 축은 업스트림 과잉 케파 감축과 다운스트림 고부가 전환이다.
LG화학은 스페셜티 전환에 대한 비전은 섣불리 제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LG화학은 이미 스페셜티 제품 라인업이 다양하다. NCC 통폐합을 통해 체급을 줄여도 새로운 스페셜티 증설 및 신사업 육성을 공격적으로 나서는데 부담이 큰 이유다.
현재 LG화학은 국내에서 가장 다양한 스페셜티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제품군이 다양하고 생산 능력도 커 최근 NCC발 위기에서도 상대적으로 한발 비켜서 있다. 다만 LG화학도 NCC 통폐합에 따른 외형 축소와 스페셜티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저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LG화학 주력 스페셜티 제품 중 NB라텍스(NB Latex)를 비롯해 합성고무를 기반으로 한 솔루션 스타이렌 부타디엔 고무(SSBR)는 이미 금호석유화학에 선두 자리르 내준 상황이다. SSBR은 고성능 타이어에, NB 라텍스는 위생용·의료용 장갑 생산에 사용되는 데 두 제품 모두 금호석유화학의 점유율이 앞선다.
또 다른 스페셜티 라인업들도 경쟁사들의 신규 시장 진입이 예고된 상황이다. LG화학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자동차용 고부가 합성수지(ABS)와 고흡수성수지(SAP) 등에 롯데케미칼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롯데케미칼은 자회사의 신공장 완공을 계기로 해당 스페셜티 제품 생산을 추진한다.
LG화학은 또 다른 스페셜티 핵심 제품인 이소프로필알코올(C3-IPA)는 코팅제, 살균제, 소독제 등에 사용된다. 이외 반도체용 IPA, 생분해성 플라스틱(PBAT), 폴리올레핀엘라스토머(POE), 탄소나노튜브(CNT) 등도 LG화학이 선두에 있지만 경쟁사들의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LG화학은 새로운 스페셜티 개발에 뛰어들거나 기존 스페셜티 생산량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신제품 개발에는 오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 기존 스페셜티 제품의 생산량을 늘리는 것도 공급량 확대에 따른 가격 경쟁력 저하 우려가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이번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단의 금융지원을 이끌어낼 유인책이 많지 않다. 채권단은 NCC 통폐합 뒤 스페셜티로의 전환에 대한 보상 성격으로 금융지원 패키지를 마련하고 있다. 실제 대다수 석유화학사들이 이 두가지 자구안을 마련해 채권단의 다양한 지원을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다만 LG화학은 중장기 신성장 동력으로 2030년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매출 5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친환경 Sustainability 비즈니스 △전지 소재 중심의 e-Mobility △글로벌 혁신 신약 3대 성장동력을 중심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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