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rd Match up/삼성전자 vs TSMC]사업에 중점 둔 단체교육· vs AI·젠더 등 '맞춤형' 강의[사외이사 교육]④삼성, 이사 1인당 13회 vs TSMC 3.7회…교육 방식·주체 '상이'
이지혜 기자공개 2025-09-26 08:11:27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에는 뛰어난 개인 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하지만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중요한 척도다. 기업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4일 14시05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도 사외이사 교육에 상당히 공을 들이는 기업으로 꼽힌다. 특히 2024년에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2023년과 비교해 감사위원을 포함한 사외이사에게 실시하는 교육 횟수가 두 배가량 증가했다. 전체 교육 횟수만 놓고 보면 TSMC와 비슷한 수준이다.그러나 이사 개인 별로 교육 횟수를 따지면 삼성전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삼성전자는 전체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단체교육을 진행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TSMC는 이사마다 교육내용과 횟수가 상이했다. 삼성전자가 자사 사업 현황과 내부 조직 중심으로 교육을 진행한 반면 TSMC는 외부 기관을 통해 AI(인공지능) 트렌드부터 젠더까지 글로벌 이슈를 폭넓게 다뤘다는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 사외이사 1인당 연간 13회 교육…TSMC보다 3배 많았다
삼성전자의 2024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사외이사에게 실시한 교육은 감사위원회를 포함해 모두 18회인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외 경영현장 점검이 8회로 가장 많았고 사외이사 공통 교육은 3회 이뤄졌다. 신임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한 오리엔테이션은 2회, 감사위원회 교육은 5회 진행됐다.
2023년에 비해 교육 횟수가 대폭 증가했다. 2023년에는 국내외 경영현장 점검이 5회 이뤄지고 사외이사 공통교육은 3회, 감사위원회 교육은 1회 등 총 9회 진행됐다. 2024년 사외이사 교육 횟수가 전년 대비 두 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사외이사 한 명당 교육 횟수는 최대 18회에 이르렀다. 조혜경 이사가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해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이자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됐다. 이에 따라 공통 교육 외에 신임 사외이사 오리엔테이션과 감사위원회 교육까지 모두 이수했다. 가장 적게 교육을 받은 건 김준성 사외이사다. 그는 감사위원회에 소속되지 않았고 신임이 아닌 데다 경영현장 점검에서 1회 빠져 총 10회 교육을 받았다.
개인별 교육 횟수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 사외이사는 지난해 한 사람당 평균 13회 교육을 이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TSMC 독립이사(사외이사)의 평균 교육 횟수와 비교해 많은 편이다. TSMC의 연간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사 한 명당 3.7회 교육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을 실시한 횟수 자체는 19회로 삼성전자보다 많았지만 독립이사마다 각기 다른 강의를 들어 1인당 횟수는 적었다. TSMC 이사들은 적게는 2회부터 최대 8회까지 교육을 이수했다.
눈에 띄는 점은 독립이사가 아닌 이사의 교육 횟수다. 삼성전자는 사내이사가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등을 공시하지 않았지만 TSMC는 독립이사가 아닌 이사의 교육 내용과 횟수도 공개했다. C.C.웨이 회장은 2회, F.C.쳉 전 부회장은 4회 등 교육을 받았다.
◇삼성, 단체로 '인하우스' 교육 vs TSMC, 외부기관 통해 AI·젠더·보안 강의
교육 내용과 교육실시 주체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는 사외이사 교육 대부분을 사업이나 업무와 직접 관련된 내용으로 채웠다.

삼성전자 사외이사들은 사업과 경영현황, 반도체 인프라 등에 대한 제반 사항을 교육받았고 삼성스토어나 기흥사업장 등 주요 사업장을 둘러봤다. 신임 사외이사의 경우 삼성그룹의 역사와 경영철학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이수했고 감사위원회는 여기에서 추가로 법규와 조직의 목표, 역할 등에 대해 교육을 받았다.
전체 교육에서 외부 전문가가 진행한 교육은 감사위원회 교육밖에 없다. 외부 전문가 진행 교육은 총 4회로 전체의 22%정도였다. 나머지는 삼성전자의 MX사업부, 메모리사업부, 리서치조직, 글로벌인프라총괄, 감사팀, 내부회계평가지원그룹, 경영지원실 등이 직접 교육을 진행했다.
TSMC는 이런 비율이 오히려 반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사 교육 대부분을 외부 기관이 주관했다. 교육 주체의 범위가 회사 내부 조직에 집중된 삼성전자와 달리 이사 교육에 국제적 네트워크를 폭넓게 활용했다는 게 특징이다.
대만기업지배구조협회, 증권선물연구소, 디지털거버넌스협회 등 현지 전문기관은 물론이고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 맥킨지앤드컴퍼니 같은 글로벌 컨설팅사까지 이사 교육에 나섰다.
교육 방식과 내용에서도 차이가 있다. TSMC는 사업현황이나 규제 변화 등에 대한 내용은 분기별 이사회에서 다루고 이사마다 개별화한 교육을 실시했다.
가장 많은 교육을 받은 모셰 N. 가브리엘로프는 하루 이상 소요되는 포럼을 선호했으며 내용도 글로벌 산업, 반도체 등 기술 트렌드와 이사회 등 거버넌스 동향을 심화 학습했다. 반면 린촨 이사는 AI트렌드와 함께 윤리적 기업경영, 젠더 평등, 노동기준법 등 사회적 책임과 법규 관련 교육을 다수 이수했다.
독립이사를 포함해 모든 이사가 단체로 교육을 받은 건 2회밖에 없다. 8월 13일, 11월 12일 이뤄진 교육이다. 사이버 보안 리스크와 반독점·경쟁법에 대한 내용을 각각 다뤘다. 이날은 TSMC 이사회가 열렸던 날로 전체 이사진 교육까지 함께 진행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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