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그룹 지주사 전환]계열분리 시나리오…긴장감 높아지는 한진칼'전력업 확대' 김민성 전무, 경영권 승계…김대헌 사장, '항공업 진출' 성과 보여야
고설봉 기자공개 2025-09-25 14:59:19
[편집자주]
호반그룹이 지주사 체제 전환에 불씨를 지피고 있다. 신호탄을 쏜 건 호반산업이다. 호반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 대한전선의 기업가치가 상승하자 지주사 전환이 불가피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를 시작으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계열분리 등 다양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더벨은 호반그룹 지주사 전환 배경과 의미를 짚어보고 향후 지배구조 변화를 전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4일 16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반그룹 계열분리 시계가 빨라지면서 한진그룹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진칼 지분을 대거 확보한 호반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대한항공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낼수 있다는 전망이다.김상열 회장은 장남 김대헌 사장에게 호반건설, 차남 김민성 전무에게 호반산업을 각각 맡겨 승계 구도를 명확히 했다. 호반산업 지주사 전환으로 차남 김 전무가 독립경영을 펼친다면 장남 김 사장도 그에 상응해 경영 보폭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과 김 전무는 각자 사업영역을 차별화해 독립경영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 전무는 이미 전력업으로 방향을 틀어 대한전선을 통해 성과를 내고 있다. 이에 항공업 진출을 노리는 장남 김 사장 역시 경영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한진칼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호반산업 분할 'HB호반지주' 설립…차남 계열분리 수순
호반산업은 회사를 분할해 존속회사를 지주사 HB호반지주로 전환하고 사업회사인 호반산업을 신설한다고 지난 23일 공시했다. 분할기일과 분할등기 예정일은 10월 31일이다.
호반산업이 지주사로 전환한 이유는 대한전선 등 자회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지주비율이 50%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상 별도기준 자산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고 지주비율이 50%를 초과하면 지주사로 강제 전환된다.
호반산업의 지주사 전환을 두고 향후 계열분리가 이뤄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호반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호반건설과 호반산업은 김 사장과 김 전무가 각각 지분 54.7%, 42%를 확보한 최대주주이며 독자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다.
호반그룹 지배구조가 재편된 시기는 호반건설이 호반(옛 호반건설주택)을 흡수합병한 2018년이다. 이때 호반의 최대주주였던 김 사장은 보유하고 있던 호반 주식을 호반건설 주식으로 교환 받아 호반건설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었다.
장남을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재편된 2018년 이후 계열사 간 의존도가 감소하는 추세라는 점은 계열분리 전망에 힘을 싣는다. 현재까지 재무적 연계성은 일정 수준 유지되고 있고 계열사 간 자금대여와 차입 등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장남과 차남은 중첩되는 사업을 줄여 독자적인 사업 기조를 강화하면서 상호 사업적 연계성을 감소시키고 있다. 자체분양사업에 집중한 호반건설은 2024년 연결 기준 매출 2조3706억원 가운데 86.83%(2조584억원)를 공사·분양을 통해 올렸다.
반면 제조업 중심의 호반산업 매출은 2024년 연결 기준 4조142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공사·분양 비율은 24.55%(1조170억원)에 불과했고 상품·제품 비율이 73.21%(3조327억원)로 높아졌다.

◇장남은 항공업, 차남은 전력업…사업다각화 성과경쟁
이번 호반산업의 지주사 전환으로 호반그룹 계열분리 속도가 빨라진 가운데 한진그룹의 긴장감은 높아진다. 김 사장과 김 전무가 각자 독립 경영에 나선다면 신성장 동력 발굴에 한층 더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장남과 차남간 독립경영 무대가 확실히 마련된 가운데 경영능력을 상호 증명하며 경쟁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가운데 건설업을 탈피해 대한전선이란 신성장 동력을 품은 차남 김 전무에 비해 장남 김 사장의 사업 다각화 성과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호반산업을 이끄는 김 전무는 본업이었던 주택사업에 집중하기보다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2021년 대한전선의 경영권을 인수한 뒤 토목사업 수주를 확대했다. 이번 지주사 전환도 대한전선 중심의 신사업 확대와 맞물려 이뤄졌다.
특히 김 전무는 이미 대한전선을 확실한 자회사로 두고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또 경쟁사인 LS전선의 모회사인 ㈜LS 지분 약 3%를 확보하며 사업영역 확대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건설업 비중을 줄이고 전력업으로 확실하게 사업 영역을 넓힌 모습이다.
반면 김 사장은 호반건설 최대주주에 오른 뒤 다방면에 걸쳐 사업 다각화를 진행 중이지만 확실한 성과로 이어지진 않았다 김 사장은 호반건설을 중심으로 자체분양사업에 집중하면서 언론·리조트·항공(한진칼) 등에 투자했다.
현재 호반건설은 자체적으로 한진칼 지분 11.5%를 확보했다. 이어 100% 자회사인 호반호텔앤리조트를 통해 6.81%, 45% 자회사인 호반을 활용해 0.15%의 지분을 추가 확보했다. 현재 지분율을 18.46%까지 늘리며 적대적 M&A 채비를 마쳤다. 다만 아직 경영권은 물론 이사회 진입도 하지 못한 상황이다.
김 사장과 김 전무간 계열분리에 맞춰 김 사장이 주도하는 항공업 M&A도 한층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향후 추가적인 지분 확보 및 한진칼 이사회 진입 시도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호반그룹 물적분할 이후 각 계열사간 자율성 확보와 M&A 및 신규사업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법률 리스크나 금융시장 환경 등 외부 변수에 대응하는 한편 사업 다각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해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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