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분쟁 1년]캐즘 '위기와 기회', 전구체 턴어라운드 노린다⑤1월 양산 개시, 상반기 매출 1300억…LG화학 협력, 美 공급망 진출 기회
김동현 기자공개 2025-09-25 14:59:53
[편집자주]
2025년 theBoard 이사회 평가에서 고려아연의 성적은 크게 상승했다. 이사회 선진화는 역설적으로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으로 촉발됐다. 반면 재무제표에서는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최근 1년은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경영권 분쟁이 치열했던 시기다. 고려아연 분쟁 1년, 고려아연과 영풍은 재무와 이사회, 전략에서 각각 어떤 변화를 맞이했을까. theBoard가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을 따라가며 지표의 변곡점을 추적해 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5일 07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년 눈에 띄는 성장을 거둔 고려아연 계열사 중 하나가 이차전지 소재 회사 한국전구체다. 자원순환 사업을 담당한 미국 계열사 페달포인트가 외부 업체 인수를 통한 성장을 택했다면 한국전구체는 자체 증설로 사업을 준비했다. 준비 기간 덮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기회 삼아 미국 공급망 진입을 노리고 있다.고려아연은 1년 전 경영권 분쟁을 밟던 시절 발표했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의 이행 현황을 최근 공개하며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턴어라운드 시점이 가시화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턴어라운드 시점을 예측하지 않았지만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한축을 담당하는 한국전구체의 지난 1월 양산 개시 내용을 밸류업 추진 현황에 포함했다.
실제 지난해 50억원 수준에 머물던 한국전구체의 매출은 양산 개시 6개월여만에 1000억원 이상으로 급증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상반기 매출 규모만 놓고 보면 켐코(황산니켈, 1957억원), 스틸사이클(아연·동 원재료, 1187억원) 등 다른 계열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한국전구체의 빠른 성장 배경에는 핵심 고객사이자 주주사인 LG화학이 있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 진출을 노리던 고려아연과 양극재 사업의 탈중국 원재료가 필요했던 LG화학이 서로의 요구 조건을 충족할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하며 한국전구체를 출범했다.
전구체의 원재료인 황산니켈을 생산하는 켐코가 고려아연 측의 출자 주체로 나서 한국전구체 지분 51%를 보유했고 나머지 49%를 LG화학이 가졌다. LG화학은 고려아연, 켐코의 지분을 각각 2%, 4% 보유하는 등 고려아연과 지분 관계를 통해 공급망 협력을 맺고 있기도 하다.
양사 협력 관계를 구축한 고려아연은 캐즘 구간에도 시간을 갖고 신증설 작업을 진행했고 그 결과 한국전구체는 올해 1월 연산 2만톤 규모의 시설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나 향후 수요 확대에 맞춰 최대 6만톤의 증설 계획도 갖고 있다. 이 역시 당초 계획과 다르게 캐즘 해소 시기에 맞춰 진행될 전망이다.
향후 증설에 따라 한국전구체가 내세울 강점으로는 탈중국 소재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중국산 전구체 의존도가 90%를 넘는 가운데 올해부터 미국에선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외국우려기업(FEOC) 조건에 따라 중국산 전구체를 사용한 이차전지를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에 국내 양극재 업체들도 전구체 국산화에 뛰어든 상태다.
한국전구체의 주요 고객사인 LG화학도 양극재 생산능력을 확대하며 시장별 상황에 맞춰 공급망을 재정비 중이다. 이중 내년 하반기 가동 예정인 미국 테네시공장의 경우 현지 시장을 겨냥한 만큼 한국전구체에서 생산한 전구체를 원재료로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전구체 입장에선 파트너사의 사업 확대에 따라 신증설 계획을 앞당기고 미국 공급망에 진입할 기회를 잡은 셈이다.
한국전구체 외에도 한국전구체의 모회사인 켐코도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 안정적인 속도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켐코는 한국전구체에 앞서 2017년부터 황산니켈 사업을 영위하며 고려아연의 이차전지 소재 공급망 진출의 신호탄을 쏜 회사다. 전기차 캐즘이 극심하던 2023년 한차례 적자(-414억원)를 냈으나 연간 3000억원 내외의 꾸준한 매출을 기반으로 이듬해 다시 흑자전환(13억원)에 성공했다. 올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1957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한국전구체의 공급망을 뒷받침하는 모회사인 만큼 켐코 역시 증설 계획에 따라 투자를 진행 중이다. MHP(습식공정)와 매트(건식공정) 등 다양한 니켈 중간재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제련소를 구축하는 것으로 총 생산능력을 기존 2만톤에서 6만톤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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