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벡스 매각 최적 타이밍...현대엘리, 올해만 6300억 자산 현금화무벡스 주가 한달새 2배 급등, 지분 7% 처리…배당재원 마련, 모회사 현금창출 뒷받침
김동현 기자공개 2025-09-30 07:51:23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5일 14시52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자회사 현대무벡스 지분 매각을 위한 최적의 타이밍을 찾았다. 불과 한달 사이에 현대무벡스 주가가 2배 가까이 뛰어 현대엘리베이터는 높은 가격에 지분을 유동화할 근거를 마련했다. 예정된 일정대로 연말 지분 매각을 완료하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자산 효율화로 올해만 6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쥔다.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다음달 24일부터 11월22일까지 한달간 현대무벡스 주식 780만주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처분한다. 아직 구체적인 매수자가 정해지진 않아 회사는 거래기간 전까지 지분을 매입할 대상을 찾을 예정이다. 거래금액은 총 735억원이다.
현대엘리베이터의 현대무벡스 지분 처분이 일어나도 그룹 지분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780만주에 해당하는 지분 7.0%를 매각해도 현대엘리베이터의 현대무벡스 지분율은 48.87%로 여전히 50%에 육박한다. 이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현대홀딩스컴퍼니→현대엘리베이터→현대무벡스로 이어지는 그룹 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그룹 구조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지분을 매각해 모회사 현대홀딩스컴퍼니로 올려보낼 재원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발표하며 비영업용 자산을 효율화하고 이를 배당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만 천안 중고차 매매시설(1040억원), 연지동 사옥(4500억원) 등을 연이어 매각하며 자산 유동화에 성공했다.
현대무벡스 지분 처분도 이러한 유동화 작업의 연장선으로 현대엘리베이터는 최적의 매각 타이밍을 잡았다는 평가다. 현대무벡스 주가는 지난 2021년 상장 이후 줄곧 주당 5000원선을 밑돌며 시장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올 초까지도 주당 4000원선 내외로 거래되던 종목이다.
그러나 최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의 국회 통과와 주 4.5일제 도입 움직임 등 정책 변화 이슈로 자동화 로봇·시스템 산업이 주목을 받으며 현대무벡스 주가도 급등했다. 노란봉투법 통과 다음날인 지난달 25일 현대무벡스 주가는 10% 이상 급등한 5030원에 장을 마감했고 이후에도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며 이달 중순에는 9000원선을 돌파했다.
현대무벡스의 지분 가치를 높게 평가할 근거가 생긴 현대엘리베이터도 최근 주가를 기준으로 주식 처분 단가를 산정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무벡스 지분 처분에 나서며 산출한 매각 단가는 주당 9420원이다. 이는 매각 계획 공시 직전일인 지난 23일의 현대무벡스 종가다. 불과 한달 전 종가를 기준으로 하면 매각 총액은 절반으로 깎인다.
예정대로 현대무벡스 지분 매각을 오는 11월 완료하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에만 자산 유동화로 6275억원의 일회성이익을 확보한다. 회사가 일회성이익을 배당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인 만큼 현대엘리베이터 주주도 이에 따른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이자 현정은 회장이 지배하고 있는 현대홀딩스컴퍼니 역시 수혜 대상이다. 현대홀딩스컴퍼니는 자체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투자회사로 현대엘리베이터의 배당이 사실상의 유일한 현금 창출구다. 현대엘리베이터의 배당 확대는 곧 현대홀딩스컴퍼니의 현금 창출 확대로 이어진다.
특히 현대홀딩스컴퍼니가 과거 2023년 H&Q코리아로부터 3100억원의 투자를 받으며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전환사채(CB) 등의 콜옵션(매도청구권) 행사 시점이 다가오며 현대엘리베이터 배당 확대가 더욱 중요해졌다. RCPS에 대한 콜옵션 행사는 오는 11월부터 가능하고 CB 콜옵션은 내년 11월부터 행사할 수 있다. 시장에선 현대홀딩스컴퍼니가 당장 11월 도래하는 RCPS 콜옵션부터 분할 상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분할 상환 금액은 약 5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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