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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오른 석유화학 구조조정]채권단의 선결 요구조건 '핫머니는 스스로 꺼라''회사채·CP' 단기 차입은 연말까지 상환 요구…'신규자금 공급·정상여신 유지' 베네핏

고설봉 기자공개 2025-09-29 07:56:37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5일 15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의 시작을 알리는 채권단 협약이 이달 말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기업들은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 채권단이 각 기업들에 제시한 선결 조건이 예상보다 강도가 높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앞서 각 기업에 나프타분해시설(NCC) 통폐합 및 스페셜티 전환 등 자구안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이에 더해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 단기 시장성 자금을 올해 말 이전 모두 상환하는 조건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채권단이 각 기업을 상대로 재무 구조조정에 나서라고 압박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석유화학 기업에 대출을 실행한 시중은행 및 특수은행 등 10여 곳은 오는 30일 은행연합회에 모여 채권단 협약을 맺는다. 채권단은 구조조정 대상 석유화학 기업에 대출 만기연장과 상환 유예, 이자율 감면 등을 포함한 다양한 금융 지원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협약에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과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 NH농협은행 등 특수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10여개 금융기관이 참여한다. 석유화학 기업에 자금을 공급한 주요 은행들이 모두 참여하면서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금융권의 대규모 지원을 앞둔 석유화학 업계는 그러나 기대감과 함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당초 예고된 자구안 외에 채권단에서 금융 구조조정을 선결 조건으로 제시하면서다. 산업 재편에 앞서 각 기업들은 고강도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야 한다.

앞서 채권단은 정부가 요구하는 270만∼370만톤 규모 나프타분해시설(NCC) 통폐합 등 자구안이 선결돼야 금융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기업에 전달했다. 또 NCC 통폐합 이후 스페셜티 제품 개발 및 생산 전략도 요구했다.

그러나 최근 채권단이 협약에 앞서 또 다른 선결 조건을 제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조조정 강도가 예상도가 셀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채권단은 각 기업에 올해 말까지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 단기 시장성 자금을 전액 상환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채권단은 자구안을 제출하고 회사채와 CP를 연내 모두 상환한 기업을 대상으로 신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존의 시장성 단기 자금을 은행 대출금으로 전환하는 형태로 기업들의 차입금을 관리하겠다는 뜻이다. 만기가 짧고 불안정한 자금을 최대한 줄이고 만기 1년 이상의 장기 차입금을 공급해 기업의 재무구조를 안정화 하기 위해서다.

한 기업 구조조정 전문가는 “단기 유동성 이슈가 발생할 수 있는 으른바 ‘핫머니’는 기업에서 스스로 해소하고 오라는 뜻”이라며 “기업이 자체적으로 재무구조 안정화에 나서 의지를 보이면 그에 상응해 채권단에서 안정적으로 자금을 공급하겠다는 요구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채권단이 각 기업을 상대로 선제 금융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차입금 중 시장성 자금을 모두 상환해 채권을 간소화하고 주요 시중은행들이 추가 유동성을 공급해 확실히 주도권을 가져오려는 포석이다. 시중은행 중심으로 채권단이 재정비되면 그만큼 주채권은행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밀고 나갈 동력도 커진다.

또 다른 전문가는 “채권단이 확실하게 우위를 점하고 구조조정을 끌고 나가겠다고 선전포고를 한 것”이라며 “기업들의 신용도 저하 등을 고려할 때 회사채 만기 연장 및 신규 발행 등이 불가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은행권 중심으로 채권을 정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채권단은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신용등급이나 펀더멘털이 저하되더라도 여신건전성 분류를 일제히 정상으로 유지한다는 조항을 이번 협약안에 포함하기로 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업에 꾸준히 안정적으로 자금을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번 채권단 협약의 목표는 기업을 구조조정 하는 것이 아니고 산업을 구조조정하자는 것”이라며 “기업은 살리면서 석유화학산업 전체를 미래지속가능하다록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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