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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두나무 빅딜]지분가치 할인, 별도 장치 불가피한 거래밸류에이션 격차 커, 송치형 의결권 이양 여부 주목

이민우 기자공개 2025-09-26 09:03:07

[편집자주]

네이버와 두나무가 초대형 지분거래에 나선다. 포괄적 주식교환을 거쳐 두나무를 네이버파이낸셜 산하 종속 자회사로 편입하는 구조다. 비상장사임에도 각각 수조원대 기업가치를 가진 두 기업이 수직계열화로 합쳐지게 됐다. 이해진, 송치형 두 창업자의 결단이다. M&A 규모만 아니라 국내 유통·결제 시장에 큰 영향력을 가진 공룡 플랫폼과 점유율 1위 원화 가상자산거래소가 한 가족으로 거듭난다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하다. 다만 성사까지는 아직 남은 관문이 많다. 이번 빅딜 이면의 배경과 향후 전개될 시나리오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5일 16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와 두나무가 빅딜을 알리면서 양사 주주들의 지배력 변화가 어떻게 이뤄질 것인지도 주목받고 있다. 두나무 인수를 알린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 외 미래에셋금융그룹 등이 주요 주주로 올라 있다. 두나무는 송치형 회장 등 개인 주주 외에도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우리기술투자 등이 주요 주주다.

이런 가운데 두나무 기업가치는 네이버파이낸셜보다 훨씬 크다. 지분 교환 과정에 한쪽의 기업가치 할인과 더불어 다양한 장치들이 필요해 보인다는 의미다. 이번 결정을 주도한 인물인 송 회장의 의결권을 네이버 측에 위임하는 방안도 고려사안 중 하나일 것으로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간 추진 중인 수직계열화는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이다. 두나무 주식 전량을 네이버파이낸셜 주식으로 치환하는 구조다. 두나무가 비상장사임에도 1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대형 기업인 만큼 거래 완료 시 네이버파이낸셜의 기존 지분 구조는 크게 바뀔 수밖에 없다.

네이버와 두나무의 거래가 완료되기 위해선 각 사의 기존 주주들을 설득하는 게 우선이다. 현재 네이버파이낸셜의 지분구조는 네이버와 미래에셋그룹이 양분하고 있다. 전환우선주 등을 포함할 시 네이버에서 약 70%를 보유했으며 미래에셋증권을 포함한 4개 계열사가 나머지 30% 가량을 가지고 있다.

반면 두나무는 상대적으로 지분구조가 복잡하다. 송치형 의장이 25.53%로 최대주주이지만 김형년 부회장 13.11%를 포함해 카카오인베스트먼트 10.59%와 우리기술투자 7.20% 등 여러 주주로 지분이 분산됐다. 이 밖에도 장외주식거래 시장을 거쳐 지분을 소유하게 된 소액주주도 다수 존재한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수직계열화 하면 기존 주주 지분은 희석된다. 특히 두나무는 현재 12조원 이상 기업가치를 평가받는다. 지분거래 완료 시 모기업으로 위치할 네이버파이낸셜보다 더 높은 몸값이다. 현재 시장에서 판단하는 네이버파이낸셜 가치는 6조원 중반 수준이다.

두나무 쪽 기업가치가 더 큰 만큼 통상적으로 공정한 주식교환비 설정 시 네이버파이낸셜 신주를 더 지급받아야 하는 쪽은 두나무 주주 측이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기업가치를 각각 6조원과 12조원으로 추산할 시 양사 거래 완료 후 네이버는 23.33%, 미래에셋은 10% 수준 지분을 가지게 된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 몫 지분은 17%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은 8.7%이며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우리기술투자의 지분은 각각 7%와 4.8% 정도로 계산된다. 수직계열화 이후 네이버파이낸셜 기존 주주들의 지배력이 크게 약화된다.

대신 네이버와 두나무는 거래 시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주주는 현 상태처럼 네이버로 유지한다는 대원칙을 세운 상태다. 이를 고려한다면 주식 교환비율은 네이버파이낸셜 측 주주에게 제법 유리하게 산정될 전망이다.

두나무 쪽 할인을 고려해도 기업가치 차이가 크다는 점이 문제다. 네이버 측이 지배력를 유지하는 가운데 거래를 완료하기 위해서는 다른 장치도 필요하다.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송 회장이 지분 몫의 의결권을 네이버 측에 위임하는 방식이다. 거래 이후에도 최대주주 자리를 가질 네이버와 개인 투자자 최대인 송 회장 의결권을 합하면 네이버 측 지배력은 수직계열화 이후에도 안정화될 수 있다.

아울러 업계는 네이버와 두나무의 결정에 대해 미래에셋금융그룹 쪽에서 우호적인 자세를 취했을 것으로 판단 중이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네이버파이낸셜 이사회 참여를 통해 경영에도 관여해왔다. 스테이블코인과 블록체인 영역에도 큰 관심을 보이며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을 중심으로 국내외 업계와 협력을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미래에셋금융그룹 쪽에선 이미 어느정도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됐을 것"이라며 "지분 교환 이후엔 과거 대비 미래에셋금융그룹 쪽 영향력 약화를 피할 수 없는데 사전 양해가 없었다면 진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네이버파이낸셜의 IPO 이후 엑시트나 페이 결제, 스테이블코인 사업 시너지를 고려했을 때 미래에셋금융그룹 쪽에서도 충분히 이득을 볼만한 거래"라며 "다수 증권사와 스테이블코인 시장 선점 위해 경쟁하는 형국인 만큼 지배력을 일부분 포기해도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더 크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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