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기업 밸류업 플랜 점검]지니언스, '행동주의' 입성에 주주가치환원 전략 강화⑤2대주주 지위 미리캐피탈 부담, 배당·자사주 소각 병행 '달래기'
최현서 기자공개 2025-10-01 07:57:20
[편집자주]
국내 보안기업 사이에 주주 가치 환원의 바람이 불고 있다. 상장 후 처음으로 자기주식을 소각하거나 연속으로 취득하는 곳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중장기 주가 제고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주 가치 환원에 소극적이었던 과거의 모습과 대조를 이룬 곳도 제법 눈에 띈다. 전반적으로 주식 관리에 무관심하다는 시장의 인식을 조금씩 깨려는 모양새다. 더벨은 주요 보안 기업들의 주주가치제고 로드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6일 08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니언스는 주주가치 환원에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곳이다. 상장 6개월 만인 2018년 첫 현금 배당을 실시했지만 배당 성향은 10%에 불과했다. 자기주식 취득은 배당보다 활발히 단행했지만 주가 부양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자기주식 소각은 진행하지 않았다.하지만 미국 행동주의 펀드 운용사 '미리캐피탈(Miri Capital Management LLC)'이 2021년 지니언스의 2대주주로 등극한 이후로 상황이 바뀌었다. 이익 배당 강화 기조가 2022년 이후 지속되고 있다. 자기주식 소각도 작년 처음 이뤄졌다. 향후 지니언스의 주주가치제고 정책이 더욱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거래량·주가 부양에 집중했던 초기 정책
지니언스가 처음 현금 배당을 결정한 건 2018년 2월이다. 당시 보통주 1주당 100원을 지급했다. 약 4억6500만원이 배당금 총액으로 쓰였다. 시가 배당율은 0.8%였다.
배당 지급을 비교적 빠르게 단행한 이유는 주식 거래량이 빠르게 줄었기 때문이다. 2017년 8월 2일 상장 당시 거래량은 352만주를 넘길 정도였다. 하지만 점차 우하향하더니 그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28일에는 3만7272주만 거래됐다. 첫 거래일 대비 1%를 조금 넘기는 수준이다.
상장 반년 만에 배당을 결정하며 시장의 관심을 모으는 데에 성공했다. 평균 거래량은 2017년 12월 7만7094주에서 2018년 1~2월 24만12주로 증가했다. 투자자 저변을 넓히는 배당의 특성이 잘 들어맞은 결과였다.
다만 배당 자체를 적극적으로 진행한 것은 아니었다. 2017년 별도 기준 지니언스의 당기순이익은 43억원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환산한 배당 성향은 10.86%에 그쳤다. 2018년 코스닥 상장사의 평균 배당성향이 31%인 것에 비하면 저조한 편이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배당이 이뤄지지 않은 사실도 소극적인 배당을 뒷받침한다.
대신 지니언스는 자기주식 취득에 더 힘을 쏟았다. 주가가 공모가 대비 낮게 거래됐다는 점도 해결해야 했기 때문이다. 지니언스의 공모가는 2만50원이었지만 2017년 말 1만2000원대로 거래되고 있었다.
상장 한 달 만인 2017년 9월 22억원 가량의 자기주식 취득 소식이 발표됐다. 이후 2019년(11억원), 2020년(20억원), 2023년(23억원) 등 총 4회에 걸쳐 자기주식을 확보했다. 2023년 말 기준 지니언스가 보유한 자기주식 비율은 8.66%(81만7965주)였다. 다만 더 직접적인 주가 부양책으로 꼽히는 자기주식 소각은 이 기간 이뤄지지 않았다.
◇미리캐피탈, 투자목적 변경 '주주환원 강화 드라이브'
다소 미온적이었던 지니언스의 주주가치제고 정책에 변화가 발생한 계기는 미국의 행동주의 펀드 운용사 미리캐피탈의 주요 주주 진입이었다.
미리캐피탈은 2021년 4월 12일 처음으로 지니언스의 주식 46만8363주(4.96%)를 장내 매수했다. 나흘 뒤인 4월 16일 추가 매집을 거쳐 지분율이 6.57%로 변경됐다. 첫 매수 8개월이 지난 그해 말 지분율은 9.96%로 최대주주인 이동범 대표(30.32%)에 이은 2대주주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면서 중단됐던 지니언스의 배당이 재개됐다. 2022년 지니언스는 약 11억원 규모의 배당을 결정했다. 별도 기준 배당성향은 17.26%로 2018년 배당 성향보다 높았다. 주당 배당금은 120원이었다. 그해 이후로 지니언스는 매년 결산 배당을 하고 있다.
미리캐피탈은 2023년 9월 지니언스 주식을 115만6736주(12.25%)를 모으면서도 '단순투자 목적'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해 12월 말 지분율을 12.63%로 끌어올린 미리캐피탈은 투자목적을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단순투자는 의결권이나 신주인수권과 같은 법에 보장된 권리만 행사한다. 경영진에 큰 영향을 끼치는 투자목적이 아니다. 하지만 일반투자는 배당정책은 물론 감사위원 자격 강화, 이사의 보수체계 등에 공개적인 의견을 낼 수 있는 단계다. 단순투자보다 한단계 더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하겠다는 의지를 투자목적 변경으로 드러낸 셈이다.
2대주주인 미리캐피탈이 투자 목적을 변경하자 지니언스의 배당 기조는 이전보다 더 강해졌다. 작년 배당 성향은 27.62%로 상장 이래 가장 높았다. 올해 해당 비율은 19.77%로 작년 대비 낮아졌지만 배당 총액은 22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자기주식 활용 전략도 달라졌다. 작년 10월 상장 이후 처음으로 기취득 자기주식 36만5000주에 대한 소각을 단행했다. 보유 자기주식 대비 44.64% 수준이었다. 소각에 쓰인 금액은 31억원이다. 자기주식 확보에서 머무르지 않고 이를 소각함으로써 주당순이익(EPS)를 높였다.
지니언스의 주주가치제고 프로그램은 배당 예측성을 높이는 것을 시작으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니언스는 올 반기 보고서를 통해 "사업현황 등을 고려해 배당 예측 가능성을 제공하기 위한 계획을 향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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