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R&D 인사이더스]정상화 마친 부광약품, 25년차 사업 전문가의 재도약 청사진김지헌 연구개발본부장 "ROI 중심 의사결정 필요, 플랫폼 기반 신약개발 지향"
김성아 기자공개 2025-09-29 08:40:48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6일 11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광약품은 기본적으로 글로벌 수준의 R&D DNA가 있다. 그 DNA를 바탕으로 보다 현실적인 R&D 전략을 펼쳐나가야 할 시기다."최근 수익성의 흑자전환 개선으로 장장 2년여간의 정상화 작업을 마친 부광약품이 도약의 의지를 펼친 건 R&D 분야에서다. 중요한 건 연구를 위한 R&D보다는 사업을 위한 R&D 목표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중심엔 2023년 부임한 김지헌 부광약품 연구개발본부장 전무(사진)가 있다.
김 전무는 제약업계서 보기 드문 사업개발(BD)과 R&D를 모두 아우르는 '더블보드'다. 이제 막 경영 정상화를 마친 부광약품은 효율적인 투자가 의사결정의 최우선 조건이라는 점을 공고히 한다. 김 전무는 기존의 역량을 십분 활용하면서도 지속적이 성과 창출이 담보되는 R&D 로드맵을 그렸다.
◇기업의 기본은 '성과 창출' 근본부터 바꾼 R&D 전략
2023년은 부광약품이 창사 이래 첫 영업적자를 낸 해로 기억된다. 덴마크 R&D 자회사 콘테라파마 등에 투입된 신약 R&D 비용이 원인이었다. 당시 부광약품이 R&D 비용으로 쓴 비용은 395억원, 전체 매출액의 31.38%에 육박했다.
김 전무는 "처음 부광약품에 부임했던 2023년 R&D 투자 비중은 전체 매출액의 30%를 초과했는데 이는 기업 규모에 비해 과하다고 판단했다"며 "R&D는 끊임없이 미래 밸류를 만들어줘야 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투자와 성과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급선무였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부임 전 부광약품에 대한 인상을 '유니크'라고 평가했다. 중소 제약사임에도 불구하고 대형 제약사보다 공격적인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과 R&D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BD 전문가인 김 전무는 빠르게 R&D 전략 재정비에 나섰다. 당장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는 처분하고 단기 성과를 낼 수 있는 과제를 추가했다. 아무리 R&D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영역이라고는 하지만 회사 성장에 기여할 수있는 성과가 없어서는 안됐다.
그는 "재원이 무한하다면 마음껏 R&D를 진행할 수 있겠지만 한정적인 상황에서는 사업가의 시각으로 옥석을 가리는 투자 의사 결정이 중요하다"며 "현재 부광약품은 ROI 중심의 의사결정 기조를 기반으로 신중하게 R&D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 결과 부광약품은 10여년 전 기술도입으로 개발 중이던 글로벌 신약 개발 과제 2건 △JM-010 △MLR-1023을 정리했다. JM-010은 개발을 잠정 중단했고 MLR-1023은 빠르게 기술수출을 진행했다.
현재 부광약품은 자체적으로 단·중기적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신제품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만 4종의 개량신약과 제네릭 개발 과제에 착수했다. 내년 초까지 퍼스트 제네릭을 포함해 총 5개 이상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김 전무는 "제약사는 바이오벤처와 달리 제품 판매에서 창출되는 현금을 기반으로 재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영업마케팅 조직이 성과를 낼 수 있는 제품군이 탄탄하게 받쳐 준 다음 중장기 관점의 R&D 투자가 진행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놓지 않는 신약 DNA "플랫폼 기반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집중"
2년간 부광약품이 경영 정상화 작업이 진행되면서 R&D 조직 역시 중장기 투자보다는 단·중기 성과 중심 과제 마련에 집중해왔다. 올해 2분기 3년 9개월만에 당기순손실이 흑자로 전환됐고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활용에 숨통이 트이면서 미래 전략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했다.
타이밍도 좋다. JM-010이 임상 2상에 실패하면서 침체됐던 콘테라파마의 R&D가 최근 아침무동증 타깃 개량신약 CP-012의 1상 성공으로 다시 살아났다.
김 전무는 "전략상 필요에 의한 결정이였지만 JM-010 개발 중단 결정은 부광약품이 재정적으로 어려운 시기와 겹쳐 굉장히 뼈아팠던 기억"이라며 "유일하게 남아있던 임상과제의 성공은 콘테라파마뿐 아니라 부광약품 전체 R&D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줬다"고 말했다.

특히 CP-012는 김 전무가 그리는 R&D 전략과 정확히 부합하는 약물이다. 김 전무는 부광약품의 신약 개발 기조는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이라고 설명했다. 개량신약이긴 하지만 CP-012는 외부 협업을 통해 신규 제제 플랫폼을 개발하고 약물을 도출한 사례다.
김 전무는 "콘테라파마와 같은 해외 자회사는 물론 부광약품 자체적으로도 플랫폼 중심의 신약 개발을 지향한다"며 "특히 부광약품의 전문성이 집중된 CNS 분야에서의 플랫폼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콘테라파마의 RNA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현재 콘테라파마는 질환 관련 유전정보를 기반으로 RNA 치료제 타깃을 발굴하고 이에 대한 ASO·저분자 화합물을 빠르게 디자인하는 플랫폼을 확보한 상태다. 현재 5~6종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으며 유전성 신경계통 질환인 카나반병 타깃 CP-102가 올해 전임상 후보물질로 지정돼 후속개발을 진행 중이다.
부광약품에서도 장기지속형 주사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CNS계열 질환 환자들은 투약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 장기지속형 주사제에 대한 수요가 높다. 부광약품의 대표 제품인 조현병 치료제 라투다 역시 장기지속형 주사제 시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김 전무는 "CNS 계열 약물을 글로벌 신약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빅파마와의 협업이 필수적"이라며 "플랫폼 기반 기술수출 전략을 통해 글로벌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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