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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립스캐피탈의 '잭팟'이 반가운 이유[thebell desk]

박창현 M&A부장공개 2025-09-30 08:03:31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9일 07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몇 년간 사모투자펀드(PEF) 업계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양극화'다. 말 그대로 빈익빈 부익부, 쏠림 현상이 굳어지고 있다.

불확실성의 시대가 낳은 산물이다. 출자자(LP)들은 투자금을 잃지 않기 위해 이름있는 대형 운용사를 선호한다. 대형 운용사들 또한 이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오랜 업력과 탄탄한 트렉레코드, 양질의 인력 구성 등을 어필한다. 실제 대형사에 돈이 몰리면서, 최근 국내 시장에 조 단위 블라인드 펀드가 쏟아졌다.

반면 루키나 소형사들의 입지는 더 줄어들었다. 전략적으로 신생사를 키우던 분위기도 아닐뿐더러 법 개정으로 LP 풀이 좁아지면서 돈 받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성장 사다리가 사라졌다는 볼멘소리가 나온 이유다.

다만 이런 척박한 토양 속에서도 알토란같은 열매를 맺는 하우스도 있다. 칼립스캐피탈이 대표적이다.

칼립스캐피탈은 최근 서린컴퍼니 엑시트에 성공했다. 2023년 7월에 2353억원을 주고 산 회사를 6000억원에 팔았다. 투자 2년만에 투자 원금 대비 2.5배의 차익을 낸 셈이다. 시쳇말로 대박이 터졌다.

젊은 피들이 이룬 성과라 더 빛난다. 칼립스캐피탈 핵심 인력인 이혁 대표와 이문섭 부대표는 모두 40대다. 이 대표는 LG전자, 이 부대표는 삼일PwC 출신이다. 각각 거래 발굴과 M&A 실무에 강점이 있다. 실제 이 대표는 서린컴퍼니를 오랜 기간 지켜보다 창업자를 설득해 인수를 완료했다. 이 과정에서 자금력을 보완하기 위해 메리츠증권을 파트너로 끌어들였다.

인수 이후에는 양사 간 긴밀한 공조 하에 서린컴퍼니 밸류업 작업에 나섰다. 유통 채널을 다변화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방점을 뒀다. 실제 '독도 토너'와 '자작나무 수분 선크림'이 K-뷰티 열풍을 타고 글로벌에서 먹히면서 승승장구했다.

오랜만에 신생 PE의 대박 사례가 나오자 시장의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결국 투자는 '형식'이 아닌 '내용'이 중요하다는 명제가 다시 한번 입증됐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주요 LP들의 루키리그 검토 소식은 참으로 반갑다. 루키리그는 신생PE들의 블라인드펀드 결성을 돕는 제도다. 신생사들끼리 경쟁하다 보니 단순 트렉레코드보다 하우스의 투자 전략과 잠재 역량을 중심으로 출자 평가가 이뤄진다. 신생사들은 루키리그를 통해 중형사로의 도약을 꿈꿀 수 있다. 어찌 보면 가장 단단한 성장 사다리다.

루키리그는 2022년 이후 자취를 감췄다가 최근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과학기술인공제회가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우정사업본부 역시 최소 펀드 결성 규모를 50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낮추며 진입 문턱을 낮췄다. 국내 최대 출자기관인 국민연금도 다양한 중소형 PEF 육성 전략을 고민 중으로 알려졌다. 칼립스캐피탈은 이 같은 흐름의 가장 좋은 명분이 되고 있다.

한땐 우리 모두가 어린아이였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기업이나 조직도 마찬가지다. 출산이 사회 재생산의 근간이듯 신생사의 도전과 성취는 PEF 생태계의 활력이자 성장 동력이다. 제2의, 제3의 칼립스캐피탈을 기대해 본다. 그것이 GP와 LP, 이 생태계가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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