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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선 교촌F&B]지분율 '69%' 오너 복귀 후 ESG 등급 C→D④등기 이사 빠져도 회장직 유지, 소유·경영 분리 과제 미완

정유현 기자공개 2025-10-03 07:52:33

[편집자주]

기업의 리스크 관리는 단발적 사건 대응이 아니라, 누적되는 불확실성을 제어하는 역량으로 좌우된다. 교촌F&B는 한때 '윤리·정도 경영'의 아이콘이었지만 가맹점 갈등과 소송 리스크, 중량 논란까지 작은 균열이 거듭되며 상징성이 흔들리고 있다. 더벨은 교촌F&B가 직면한 구조적 리스크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30일 08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사는 본질적으로 불특정 다수 투자자에게 열려있는 공개 기업이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F&B의 경우 권원강 회장이 과반이 넘는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로 절대 지배 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상장사의 책무상 경영권 승계 정책을 제도화하고 공시할 의무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2020년 기업공개 전 오너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고 가족 경영 구조를 손봤지만 실적이 흔들리자 오너가 복귀하며 통제권을 다시 쥐었다.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지만 지분 구조상 전문경영인의 독립성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구조적 한계 역시 누적되는 리스크의 또 다른 축이다. 시장 외부의 객관적 평가 역시 지배구조의 허점을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에도 독립성 제약, 올드맨 이사회 한계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교촌F&B는 평가가 시작된 2022년부터 취약한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드러내 왔다. 2022~2023년 2년 연속 ESG 종합 등급은 C였지만 2024년은 D로 한 단계 떨어졌다. D등급은 교촌의 지속가능경영 체제가 업계 최하위 수준으로 평가됐음을 의미한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드라이브를 거는 과정에서 내부 통제 시스템이 미흡한 점이 반영되면서 전 항목의 등급이 모두 하락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지배구조 부문은 2년 연속 B등급을 유지하다 C로 내려앉았다. IPO 당시 한차례 지배구조를 개선하면서 쇄신의 의지를 드러냈고 전문 경영인 체제를 선언한 영향에 B등급을 유지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2022년 12월 오너인 권원강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경영 전략에 손을 본 것이 지배구조 하락의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 회장은 2025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임기가 1년 남았음에도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으며 이사회에서 빠졌다. 업계에서는 사회적 시선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후 교촌F&B는 이사회 독립성 강화 조치를 내세우고 있지만 권 회장은 여전히 회장 직함을 유지하며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등기이사직 사임은 실질적 변화라기보다 법적 책임을 덜어내는 조치에 불과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권 회장이 빠진 이사회 역시 한계가 지적된다. 유일한 사내이사 송종화 부회장이 1960년생이고, 1971년생 이상국 기타비상무이사를 제외하면 이사회가 1940~60년대생 남성으로 구성돼 있다. 세대교체와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보수적 색채가 강한 이사회 구조는 빠르게 변하는 프랜차이즈 산업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드맨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는 과거엔 안정적일 수 있었지만 지금처럼 시장 변화가 빠른 환경에서는 둔감하게 비칠 수밖에 없다"며 "최근 교촌치킨을 둘러싼 소비자 불만과 크지 않지만 가맹점주와의 논란이 반복되는 것도 결국 과거 방식의 관성이 지금의 환경과 충돌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지분 정리 구조 '오리무중', 투자자 신뢰 '흔들'

교촌F&B는 표면적으로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표방하고 있지만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은 과도기적 상황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2025년 6월 말 기준 권원강 회장의 지분율은 69.02%에 달한다. 자기 주식도 없다. 소액 주주 지분율은 29%대에 불과하다. 권 회장이 보유한 지분만으로도 주주총회 특별결의까지 가능하다. 전문경영인이 제도적으로 존재해도 독립적 의사 결정이 어렵다고 보는 배경이다.

실적 부진을 이유로 권원강 회장이 2022년 말 다시 경영 전면에 나선 것만 봐도 전문경영인 체제가 안정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제도가 존재하더라도 결국 오너의 의중이 최종 의사결정을 좌우한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교촌치킨 관련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승계 구도가 도마에 오른다. 2017년 이후 경영 일선에서 손을 뗀 장녀 권유진씨의 이름까지 반복적으로 거론된다.

체계적인 '넥스트' 청사진의 부재는 곧 '주먹구구식' 경영이라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권원강 회장이 과거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100억원 규모의 주식을 무상 증여한 사례가 있었지만, 이는 지분 구조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어내는 해법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다. 향후 지배력 이양 국면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프랜차이즈 업계 상당수 기업들이 상장폐지 후 사모펀드에 매각되는 경로를 밟아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교촌F&B 역시 절대적 지분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외부 매각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상법 개정으로 단기적으로는 상폐 가능성이 낮아졌다 해도 장기적으로는 지배 지분을 외부에 넘길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힘을 얻는 이유다.

자본 시장 한 관계자는 "상장사임에도 불구하고 향후 지배력 이양이나 지분 해소와 관련한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외부에 제시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라며 "불확실성이 장기화될수록 투자자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고 '넥스트 교촌'을 둘러싼 시장의 의문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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