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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센도의 승부수, 전·후공정 강화 'HPSP 3.0' 추진이춘흥 사장 영입, 글로벌 반도체 장비 전문가 기용…5년만 대표 교체

김경태 기자공개 2025-09-30 08:07:42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9일 13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장비사 에이치피에스피(HPSP)가 5년만에 대표이사를 변경한다. 글로벌 반도체업계의 최고 전문가 중 한명인 이춘흥 인텔 수석부사장(사진)을 전격 영입했다.

이 신임 대표를 영입하기 위해 HPSP의 최대주주인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이하 크레센도)는 삼고초려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전공정뿐 아니라 후공정을 아우르는 역량을 강화해 HPSP의 성장을 이끈다는 복안이다.

기존 대표이사였던 김용운 사장 역시 고문으로 재직하면서 사업 성장을 지속적으로 뒷받침할 예정이다.

◇크레센도, 이춘흥 사장 삼고초려 영입…HPSP, 전공정 넘어 후공정 공략 '정조준'

2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크레센도는 올 5월경부터 이 신임 대표를 영입하기 위해 움직였다.

업계 관계자는 "크레센도가 삼고초려를 할 정도로 공을 들였고 이 신임 대표가 고민 끝에 수락했다"라고 말했다.

크레센도는 이 신임 대표를 영입하면서 HPSP의 3.0 시대를 열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HPSP는 과거 풍산그룹에 속해 있었다. 그러다 2017년 크레센도가 인수한 뒤 고압수소어닐링(HPA) 장비 분야의 압도적인 글로벌 1위로 등극했다.

그 후 올초 진행했던 경영권 매각 작업은 당시 상호관세 이슈 등 글로벌 불확실성 탓에 다소 지연된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올 5월 리캡(자본재조정)을 통해 기존 펀드 출자자(LP)들에 수익을 돌려주면서 크레센도의 의사결정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고 이 신임 대표 영입으로 이어졌다.

크레센도가 구상하는 HPSP 3.0의 키워드는 후공정 강화로 볼 수 있다. HPSP의 주력인 HPA 장비는 전공정에 쓰인다. 또 새로운 라인업으로 만드는 고압산화공정(HPO) 장비 역시 마찬가지다.

HPSP는 향후 이 신임 대표 체제에서 후공정 분야에서도 경쟁력 있는 기술력을 갖출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실제 HPSP는 올 7월 '코스닥 커넥트 2025' 행사에서 하이브리드 본딩 공정에 필요한 어닐링 장비를 개발 중이라 소개해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 장비는 하이브리드 본딩 상용화의 선결 과제로 꼽히는 디싱(Dishing) 문제를 개선하는 데 활용된다.

HPSP는 "생성형 AI 시장의 급격한 확장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반도체 패키징 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경쟁력과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리더십의 변화를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이 신임 대표는 글로벌 반도체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로 HPSP의 사업 추진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그는 앰코테크놀러지(Amkor Technology)에서 패키징 분야에 처음 발을 디뎠다. 최근까지 인텔에서 수석부사장을 역임하며 패키지 테스트 기술 개발 조직인 ATTD(Assembly Test Technology Development)를 총괄했다.

이외에도 세계 3대 외주패키징·테스트(OSAT) 기업인 JCET STATS ChipPAC그룹에서 최고경영자(CEO)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역임했다. 특히 CEO로 재임하는 동안에는 5년간의 적자를 단 1년 만에 흑자로 돌려세우며 경영자로서의 능력도 입증했다.

웨이퍼 제조장비 및 서비스 제조사인 램리서치(Lam Research)에서 근무한 이력도 있다. 당시 그는 어드밴스드 패키징 전략을 수립하고 중국 내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이후 램리서치가 한국 등 세계 시장으로 고객사를 확장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 신임 대표 11월 대표 정식 선임

HPSP는 올 11월 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 신임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그 후 이 신임 대표의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될 전망이다.

이 신임 대표는 "AI 기술이 확대되면서 세계 기업들이 반도체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기에 한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장비사인 HPSP를 이끌게 돼 큰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라며 "앞으로 HPSP가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더욱 강화하고 HBM 수요 폭증으로 더욱 중요해진 후공정 분야에서도 기술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의 대표이사였던 김 사장은 이미 퇴임한 상태다. 다만 김 사장은 향후 고문으로 남아 HPSP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조력할 방침이다.

이 신임 대표가 정식 부임하기 전까지는 기타비상무 이사인 김근영 전무가 대표이사를 대행한다. 김 전무는 서울대 금속공학 학사를 졸업한 뒤 포항공대에서 재료공학 석사를 취득했다. 한국다우케미칼 등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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