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시대, LP출자전략]'VC 큰 손' 과기공, 안정성·성과·공익성까지 본다전체 AUM 11조, VC 누적 출자 7000억↑…IRR·DPI 등 체계적 평가지표 주목
이영아 기자공개 2025-10-01 08:03:26
[편집자주]
새 정부가 적극적으로 벤처생태계 활성화에 나서며 벤처시대가 열릴 것이란 기대가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벤처캐피탈(VC) 업계의 관심은 출자자의 출자전략에 집중된다. 정책자금의 집행 방향성과 민간자금의 이해관계를 이해하는 게 성공적인 펀드레이징의 첫 걸음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정책자금과 민간자금을 운용하는 주요 벤처펀드 출자자들이 출자금을 어떻게 운용했는지 짚어보고 벤처시대를 맞아 수립하고 있는 출자전략을 조명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9일 14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학기술인공제회(과기공)는 벤처캐피탈(VC) 업계 '큰 손'으로 불린다. 지난 2012년부터 벤처펀드에 대규모 출자를 이어왔을뿐더러 신생 운용사 대상 루키리그를 선도적으로 도입하며 업계 모범을 보여왔다.과기공이 제시한 VC 출자 평가 요소 또한 유한책임출자자(LP)가 지향해야 할 기준점을 잘 보여준다. 단순히 누가 더 공격적으로 투자하느냐가 아니라 안정성·성과·리스크관리·공익성을 두루 따져 종합적 관점에서 위탁운용사(GP)를 선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VC 출자 점증 추세, 올해 '역대급 출자'
과기공은 전체 운용자산(AUM) 중 기업투자 비중을 28~29%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AUM은 11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정기출자 규모는 31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사모펀드(PEF)·VC 업계에서 큰 손 LP로 톡톡히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지난 2012년부터 VC 펀드에 출자해 온 과기공의 누적 출자액은 6895억원에 달한다. 올해 출자 예정액까지 포함하면 8295억원 수준이다. 지난 2018년 VC 정기 출자 규모가 500억원을 돌파한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2019년 600억원, 2020년 820억원, 2021년 1000억원, 2022년 900억원, 2023년 800억원, 지난해 1050억원을 출자했다. 올해 출자액은 1400억원에 이른다.
출자 금액뿐만 아니라 출자 방식에서도 선도적인 면모를 뽐냈다. 과기공은 지난 2017년 VC 출자사업에 루키리그를 도입했다. 루키리그는 블라인드펀드 운용사를 뽑을 때 업력 3년 이하 신생 운용사끼리만 경쟁할 수 있는 리그다. 투자실력이 있지만 트랙레코드(실적)가 없거나 AUM이 작아 배제됐던 신예를 발굴하는 차원에서 '업계 등용문'으로 불린다.
과기공이 루키리그 명맥을 이어온 덕분에 신생 운용사 자금 조달 물꼬가 트였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 과기공이 루키리그를 도입한 이후 노란우산공제회, 군인공제회 등 주요 공제회도 관련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신생 운용사들의 활발한 시장 데뷔가 이뤄졌다.
올해 과기공은 정기 출자사업을 통해 PE 1700억원, VC 1400억원 출자금을 배분한다. 역대 최대 규모 출자금이다. 지난해는 PE에 1600억원, VC에 1050억원을 출자한 것을 감안하면 VC 부문 출자를 크게 늘린 것이다. 지난 2021년 이후 잠시 운영을 멈췄던 루키리그 또한 부활시키며 50억원 출자금을 배정했다.
◇'안정성·성과·리스크관리' 등 종합평가
장기적 관점에서 VC 출자를 집행해 온 과기공은 운용사 신뢰성을 최우선으로 평가한다고 전해진다. 먼저 과기공은 운용사의 설립 이후 운용 연수, 자본잠식 여부, 최근 5년간 제재 이력을 핵심 지표로 삼는다. 단기 성과만 바라보지 않고 외부 충격에도 지속가능성을 보이는 GP를 선호한다는 뜻이다.
평가 항목에는 전담 운용인력의 규모, 핵심 운용인력의 평균 투자경력과 근속연수, 징계 여부 등이 포함된다. 인력의 교체가 잦은 하우스보다 꾸준히 함께 성장한 팀에 높은 점수를 주는 방식이다. LP 입장에서 장기 파트너십을 맺을 때 팀워크와 지속성을 중시하는 셈이다.
단순히 규모가 크다고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이 아니라 자본 효율성과 트랙레코드를 함께 검증한다. 운용사 전체 운용수익률, 핵심운용인력의 투자 성과를 구체적으로 본다. 단순 AUM 뿐만 아니라 내부수익률(IRR), 분배수익률(DPI) 같은 성과지표를 꼼꼼히 반영한다는 의미다.
리스크관리 기준과 권한, 기능 수행 절차, 전담 담당자의 유무도 주요 평가대상이다. 이는 투자 실패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실패를 어떻게 관리하고 제어했는가를 본다는 의미다. 체계적 리스크 관리가 없는 VC는 일시적 성과에 머무를 뿐 지속할 수 없다는 철학을 반영한다.
투자심의위원회 구성과 전문성도 중요한 평가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전언이다. 일부 VC에서 나타나는 '1인 중심 의사결정'이 아니라 다양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집단적 검증이 가능한 구조를 요구한다. 투자 철학이 펀드 운용계획과 어떻게 연결되는가도 중요하게 본다.
기술발전 등 사회적 기여도와 함께 수수료 체계의 합리성까지 평가한다. 산업 생태계와 LP 자체 운용 안정성에 기여하는지를 함께 평가하기 위한 장치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 트렌드보다 장기적 신뢰, 단순 성과보다 체계와 공익성까지 감안하는 복합적 기준이야말로 불확실성이 큰 벤처투자 시대에 필요한 나침반"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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