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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선 LG생활건강]외부 영입 단행, 이선주호 출범…변화의 기로①'로레알' 출신 브랜딩·마케팅 전문가, 포트폴리오 재조정 시도 지속

김혜중 기자공개 2025-10-02 07:51:19

[편집자주]

국내 뷰티 업계에서 LG생활건강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한때 매출 규모가 8조원을 넘어서는 등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빅2'로서 업계를 끌어왔다. 다만 최근 인디브랜드 중심 성장, 따이궁 매출 감소 등이 겹치며 예전과 같은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내부적으로 비핵심 자산 매각도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 리더십의 변화도 가져왔다. 더벨이 시험대에 올라선 LG생활건강의 펀더멘탈을 진단하고 변화의 흐름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30일 07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생활건강이 변화하고 있다.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세가 꺾이고 아직까지도 실적 부진을 타개하지 못하고 있는 영향이다. 내부적으로 변화의 필요성이 커진 상황 속 사업 포트폴리오 구조조정과 함께 리더십의 교체도 단행했다.

브랜딩과 마케팅, 글로벌 사업 전문가인 이선주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영입했다는 점에서 쇄신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넥스트 더후 발굴과 더불어 화장품 사업 본업 경쟁력 강화라는 과제는 여전하다. 해태htb를 중심으로 한 음료 사업부문 효율화 작업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 구조조정의 방향성에도 이목이 쏠린다.

◇넥스트 차석용 될까, 파격 외부영입 단행

29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10월 1일자로 글로벌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 출신의 이선주 사장(사진)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2022년부터 LG생활을 이끌어왔던 이정애 사장은 정기인사 이전 용퇴를 결심하며 이른 리더십 변화가 발생했다.


이선주 사장은 1994년 로레알 코리아 홍보 및 기업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입생로랑’, ‘키엘’ 브랜드 GM(General Manager)을 맡았고 한국에서 키엘 브랜드를 미국에 이어 글로벌 매출 2위 국가로 성장시켰다. 이를 발판으로 키엘 국제사업개발 수석부사장을 역임하면서 키엘을 랑콤에 이어 로레알 럭셔리 부문내 2위 브랜드로 도약시키고 글로벌 매출 두배 성장을 달성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이후 '메디힐‘ 브랜드로 잘 알려진 엘앤피코스메틱 글로벌전략본부 사장 및 미국법인 지사장으로 근무하면서 메디힐의 미국 시장 진출을 지휘했다. 유니레버 자회사 카버코리아 대표이사와 테라로사커피 대표이사직도 맡으면서 경영자로서의 전문성도 쌓았다.

외부 영입이라는 점에서 파격적인 인사다. LG생활건강은 대체로 LG그룹 내부 인사가 대표이사 직을 맡아 왔다. 그러다 쌍용제지와 한국P&G, 해태제과 등을 거친 소비재 전문가 차석용 전 부회장을 2005년에 영입했고 17년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 우상향을 기록했다. 첫 역성장을 기록할 2022년 다시 공채 출신 내부 인사인 이정애 사장이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이정애 사장은 어려운 경영 환경과 소비트렌드의 급변 속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브랜드 정비하고 글로벌 사업 리밸런싱 등 사업구조 고도화를 추진했다. 북미 시장을 겨냥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현지 유통 기반을 확대했다. 이와 함께 ‘더후’ 브랜드 리뉴얼 등 브랜드 정체성을 재확립하고 도약의 기반을 다졌다.

다만 실적은 여전히 침체된 상태를 유지했고 인디브랜드 중심 글로벌 시장 확장 등이 진행됐지만 LG생활건강은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변화의 기로에 선 상황 속 LG생활건강은 외부 인재를 수혈하면서 변화를 도모하고 있는 모습이다. 브랜드 육성과 마케팅, 글로벌 역량을 고루 보유한 이 신임 대표이사를 통해 넥스트 더후 육성 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글로벌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 출신으로 다양한 브랜드 마케팅 및 사업 경험에서 나오는 탁월한 마케팅 감각을 발휘해 생활건강 화장품 사업의 스텝업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돼 영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음료 사업 중심 구조조정 진행 중, 본업 경쟁력 강화에 '방점'

LG생활건강은 브랜드 포트폴리오 조정 작업도 펼치고 있는 단계다. 최근 삼정KPMG와 손잡고 식음료 관련 자회사의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음료 자회사 해태htb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2024년 매출액 4140억원, 영업이익 35억원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고는 있지만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는 어려운 탓이다.

외형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 속 내실을 다지고 반등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다. 외형 확대 목적의 성장성이 크지 않은 사업 부문은 효율화하고 지속 성장이 가능한 사업군 위주로 효율화를 단행하고 있다. 실제로 해태htb는 차 전 부회장의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한 외형 확장 과정 속 LG생활건강의 품에 안겼다. 신규 포트폴리오 확보와 더불어 효과적으로 매출액을 늘릴 수 있는 길이었다.

음료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더욱 가늠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헬스앤웰니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음료 소비량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고, 원재료값 부담도 커지면서 전방위적 음료 생산 기업의 이익 창출력도 악화됐다.

LG생활건강도 이러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음료사업부문을 최우선 효율화 대상으로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 신임 대표의 선임으로 효율화 기조에 변화가 발생할 순 있지만, LG생활건강 유관 부서에서 자산 효율화를 전담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이 신임 대표 역시 화장품 사업에 특화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등으로 미뤄볼 때 본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사업 전략을 구축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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