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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기업 밸류업 플랜 점검]유니온바이오메트릭스, 소각 미실현 '분쟁 리스크' 탓⑥슈프리마에이치큐와 경영권 다툼, 일단락 후에도 '지배력 아직 부담'

최현서 기자공개 2025-10-01 07:56:39

[편집자주]

국내 보안기업 사이에 주주 가치 환원의 바람이 불고 있다. 상장 후 처음으로 자기주식을 소각하거나 연속으로 취득하는 곳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중장기 주가 제고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주 가치 환원에 소극적이었던 과거의 모습과 대조를 이룬 곳도 제법 눈에 띈다. 전반적으로 주식 관리에 무관심하다는 시장의 인식을 조금씩 깨려는 모양새다. 더벨은 주요 보안 기업들의 주주가치제고 로드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9일 15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생체정보 인식 보안기업 '유니온바이오메트릭스'는 작년 초 시장에 발표한 '2개년 주주가치환원정책'을 이행하고 있다. 별도 당기순이익의 25% 이상을 주주가치제고를 위해 쓰겠다는 방침이 계획안에 담겼다. 이를 실행하기 위한 방법으로 '배당'과 '자기주식 운용'을 제시했는데 실제 집행은 후자 쪽에 무게가 실렸다.

공언했던 대부분의 내용은 이행됐지만 자기주식 소각은 진행되지 않았다. 2022~2023년 같은 업계 경쟁사인 '슈프리마에이치큐'와의 경영권 분쟁 영향으로 보인다. 양사간 지분 경쟁은 표면상 마무리됐지만 문제는 자기주식을 소각하면 경영권은 현재보다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잠잠해진 분쟁이 다시 시작될 리스크가 생긴다.

◇순이익 25% 이상 투입, 자기주식 확보 '활발'

유니온바이오메트릭스는 작년 2월 창사 이래 첫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다. 계획안은 작년과 올해에 걸쳐 적용된다. 예측 가능성을 크게 높이는 중장기 계획안은 아니었지만 시장의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었다.

유니온바이오메트릭스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별도 기준 순이익의 25%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했다. 세부 주주환원 방식은 배당과 자기주식 운용이었다. 앞으로 2년 주기로 주주환원정책을 재공시하겠다는 의지도 보여줬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초 새 정책이 나올 전망이다.


주주환원정책 계획안 중 새로 취득한 자기주식을 모두 소각하겠다고 명시한 점이 눈에 띈다. 통상 자기주식은 임직원 보상, 경영권 방어 등으로도 쓰일 수 있기 때문에 주가 부양을 위해 일부만 소각한다. 이러한 관행을 유니온바이오메트릭스가 깬 것이다.

주주가치제고에 대한 의지를 보이기 위해 계획안 발표 직전인 작년 1월 기취득 자기주식 60만주(20억원)를 소각하기도 했다. 이는 첫 자기주식 소각이었다. 12.08%였던 자기주식 비율은 7.99%로 감소했다.

유니온바이오메트릭스는 정책의 대부분을 실천한 상태다. 작년 2월부터 8월까지 자기주식 59만1300주를 취득하면서 20억원을 썼다. 배당총액은 9억원이었다. 재원으로 쓰인 2023년 별도 순이익(30억원)의 전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주주가치환원에 썼다.

아울러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10억원을 들여 34만3520주의 자기주식을 확보했다. 올해 시행된 현금 배당 지급을 위해 8억6170만원이 쓰였다. 작년 별도 당기순이익은 약 49억원이었기 때문에 순이익 대비 주주가치환원 금액 비율은 37.96%였다.

◇취약한 지배력 받치는 자기주식, 소각 꺼리는 '핵심 요인'

다만 작년과 올해에 걸쳐 신규 취득한 자기주식 93만4820주(6.64%)를 아직 소각하지 않은 상태다. 반기보고서를 비롯한 정기보고서에서도 구체적인 소각 계획을 기재하지 않았다. 대신 자기주식 보유 목적을 주가 안정과 더불어 '기업 경영권 방어 목적'이라고 명시했다.

유니온바이오메트릭스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기주식을 모은 이유는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슈프리마에이치큐'와 벌인 지분 경쟁 때문이다.

동종 업계의 경쟁사인 슈프리마에이치큐는 2022년 초 이후 1년간 유니온바이오메트릭스 지분을 112만2006주(8.69%) 모았다. 최대주주인 신요식 유니온바이오메트릭스 대표(23.53%)에 이은 2대주주가 됐다. 투자 목적도 '경영권 영향'으로 명시했다. 2023년 2월 주주명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을 제기함과 동시에 주주총회 안건에 △감사 선임 △전자투표 도입의 건을 상정하도록 했다.

유니온바이오메트릭스는 2023년 정기주총 당시 감사와 이사회 구성원 수를 각각 1명, 6명으로 제한하는 '정관 변경의 건'을 방어책으로 내세웠다. 감사도 이사회 추천 인사로 선임하고자 했다. 표대결 끝에 유니온바이오메트릭스 측이 승리를 거뒀다. 슈프리마에이치큐는 '경영권 영향'이던 투자 목적을 '단순투자'로 바꾸며 경영권 분쟁 사태는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다만 불씨는 아직 남아 있다. 2023년 8월 슈프리마에이치큐로부터 유니온바이오메트릭스 지분 전량을 넘겨받은 자회사 '슈프리마'는 올 2분기 말 기준 123만3106주(8.4%)를 갖고 있는 2대주주다. 소액주주(46.23%), 외국인(7.91%) 등과 연합할 경우 유니온바이오메트릭스 경영진에 압박이 될 수 있다.

반면 신 대표를 비롯한 유니온바이오메트릭스의 특수관계자 지분율은 23.61%로 취약한 상태다. 사내이사 해임, 정관 변경, 합병·분할과 같은 특별결의를 막을 최소 지분 33.3%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올 8월 말 기준 보유 중인 자기주식(15.09%)을 합해야 특별결의 저지선인 33.3%를 상회한다. 2년에 걸쳐 확보한 자기주식을 소각하면 이 비율은 9.06%로 감소한다. 이러한 영향으로 인해 신규 취득 자기주식을 쉽게 소각하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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