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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반도체 재도전, 키워드 AI·소부장그룹 차원에서 준비 돌입, 차세대 아이템 타깃

김도현 기자공개 2025-10-02 08:13:14

이 기사는 2025년 09월 30일 14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이 반도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과거 LG반도체, LG실트론 등 매각으로 다소 거리감이 생긴 산업군이지만 미래 먹거리 발굴 차원에서 재도전에 나선다. LG전자, LG이노텍,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가 동시다발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를 노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용 하이브리드 본더를 개발하는 국책과제에 참여하고 있다. LG전자의 생산기술원(PRI) 주도 아래 연구기관, 대학, 장비사 등이 협업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경기 평택의 LG전자 생산기술원

하이브리드 본더는 범프(전동성을 가진 돌기)를 없애고 구리와 구리를 연결하는 하이브리드 본딩을 위한 설비다. 중간 물질 없이 칩끼리 직접 붙어 두께와 신호 손실 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식이다. 현재 주로 쓰이는 열압착(TC) 본딩의 다음 기술로 여겨진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2027년 이후 하이브리드 본딩이 본격 도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HBM을 비롯해 낸드플래시, 다양한 시스템반도체 등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LG전자가 HBM용을 개발 중이나 응용처가 넓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LG전자는 2028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국내외 업체와 경쟁이 불가피하지만 영역 확대 등으로 대폭 늘어날 수요를 감안하면 충분히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관련 시장은 연간 15% 내외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전에도 LG전자가 디스플레이, 배터리 장비 등을 다루긴 했으나 반도체 부문은 상대적으로 난도가 높아 접근이 쉽지 않았다. LG전자는 그동안 쌓아온 기계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이브리드 본더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후공정 외주(OSAT) 업체 등에 일반 본더를 공급한 이력도 있다.

LG전자는 하이브리드 본더에 더해 반도체 유리기판용 정밀 가공 레이저 장비, HBM용 6면 고속·고정밀 검사 장비 등도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공격적으로 확장 중인 냉난방공조(HVAC) 등 사업과 시너지를 모색하면서 반도체부터 데이터센터까지 AI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겠다는 목표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차세대 HBM 메모리 생산에 필수적인 전문 기술에 투자하는 등 AI 인프라를 지원하기 위한 포트폴리오를 확장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LG화학 액상 PID

LG이노텍과 LG화학도 반도체 영역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분투 중이다.

LG이노텍은 고부가 반도체 패키징에 사용되는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사업을 육성 중이다. 일본 이비덴과 신코덴키, 대만 유니마이크론, 삼성전기 등이 선두주자로 꼽힌다.

LG이노텍은 후발주자지만 반도체 기판 업력으로는 뒤지지 않는 만큼 빠르게 추격하겠다는 의지다. 인텔, 솔리다임, NXP 등에 이어 퀄컴, 브로드컴 등으로 고객군을 넓혀가고 있다.

이르면 내년부터 서버용 FC-BGA 등 하이엔드 시장에 진출할 방침이다. 이를 계기로 수년 내 조단위 사업으로 키우겠다 청사진이다. 이외에 차량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모듈 등도 연내 납품에 돌입한다. 반도체 부품 사업을 꾸준히 강화하는 모양새다.

LG화학은 최근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소재를 개발했다. 액상 PID(Photo Imageable Dielectric)가 대상이다. 이는 칩과 기판을 연결하는 미세회로를 형성하는 감광성 절연재다. 전기 신호가 흐르는 통로를 만들고 회로의 정밀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더불어 △액상 PID △동박적층판(CCL) △칩 접착 필름(DAF) △비전도성 필름(NCF) △적층 필름(BUF) 등 개발한 상태다. 반도체 소재 라인업을 넓혀 석유화학, 배터리 소재 등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심산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SK 등은 AI와 반도체 산업에서 확실한 무기를 갖고 있으나 LG는 비교적 미비했다"면서 "핵심 계열사와 LG AI연구원 등이 모든 산업의 연결고리가 된 AI 공략에 힘을 모으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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