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League Table]한국물 흥행 랠리…벌써 500억달러 돌파[KP/Overview]작년 발행치 육박…SK하이닉스 복귀전 눈길
이정완 기자공개 2025-10-01 09:02:17
이 기사는 2025년 09월 30일 14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들어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 흥행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3분기에도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수요는 여전했다. 여름 휴가철로 인해 전세계 발행시장이 잠시 휴식기를 가졌음에도 170억달러 넘는 조달 실적을 기록했다.올해 한국물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임 후 확대된 불확실성으로 인해 연초부터 우려가 컸다. 작년 말 비상계엄 선언 후 국내 정치 환경도 우호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모두 기우가 됐다. 아시아 지역 투자자를 중심으로 믿을 만한 한국물에 대한 투자가 이어지면서 3분기 만에 500억달러 넘는 발행 실적을 쌓았다. 지난해 연간 한국물 발행액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기재부·수은…핵심 발행사 전면에
30일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공모 한국물 발행액은 504억7051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440억576만달러 대비 15% 늘었다.
3분기만 놓고 보면 올해 모든 분기를 통틀어 가장 큰 발행액을 기록했다. 한국물 발행사는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174억1160만달러를 조달했다. 1분기 167억2194만달러, 2분기 163억3698만달러를 뛰어넘었다. 202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분기 100억달러 돌파가 이례적으로 여겨졌으나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 같은 추세라면 분기 200억달러 돌파도 가능해 보인다.
특히 3분기는 글로벌 채권시장도 여름 휴가철을 맞기 때문에 대규모 조달 성적표가 더욱 눈에 띈다. 해외 기관투자자도 휴가를 떠나 발행 자체가 뜸하다. 이와 함께 135일룰로 인해 국내 기업 입장에서 발행이 어려운 여건이기도 하다. 실제 한국물 시장은 7월까지 바쁜 움직임을 보였지만 한국수력원자력 발행을 끝으로 한 달 동안 휴식기에 돌입했다.
지난 7월에는 대한민국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이 눈길을 끌었다. 발행을 책임지는 기획재정부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SSA(Sovereign, Supranational and Agency) 투자자를 겨냥해 유로화 외평채 조달을 택했다. 190억유로 달하는 주문이 쌓여 총 3년물과 7년물로 총 14억유로 조달에 성공했다.
마찬가지로 AA급 글로벌 신용도를 인정 받는 한국수출입은행도 이 무렵 익숙하지 않은 시장 개척에 나섰다. 3억파운드 규모 스털링본드와 24억홍콩달러 규모 완탕본드를 발행했다. 수출입은행이 홍콩 채권시장에서 공모 홍콩달러화 채권을 발행한 건 2015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었다.

◇중국 투자자 한국물 대규모 베팅
하반기 발행 포문을 연 건 한국주택금융공사였다. 이례적으로 9월이 아닌 8월에 시장을 찾아 유로화 커버드본드 조달에 나섰다. 하반기 유로 채권시장이 달러채 시장보다 먼저 열린다는 점을 고려해 일찌감치 발행을 결정했다. 한국산업은행도 비슷한 시기 유럽 시장을 찾아 12억5000만유로 조달을 확정했다.
3분기 민간기업 중에선 SK하이닉스의 복귀전이 돋보였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 글로벌본드 첫 주자로 등판해 12억달러를 확보했다. 새해만 되면 외화채 시장을 찾던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발행을 건너 뛰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시장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지난 4월 고율 상호 관세 발표 후에도 호황이 이어지자 복귀하기로 했다.
지난해 미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대비 고금리를 내야 했던 아쉬움을 털어내기 위해 처음으로 미국에서 로드쇼를 실시했다. HBM(고대역폭메모리) 기술 경쟁력을 강조하며 미국 투심을 끌어냈다. 발행 후 배정 결과를 봐도 3년물의 경우 80%가 미국 투자자 몫으로 돌아갔다.
SK하이닉스처럼 의도적으로 미국을 공략한 사례도 있지만 올해 한국물 시장은 중국 투자자의 투자 열기가 뜨겁다. 중국 은행·보험사 같은 금융기관이 미국 경제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한국물에 대거 베팅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안심하고 사들일 만한 투자처로 한국을 정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금리 동향과도 관련이 깊다. 중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을 3%로 동결하고 있다.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기준금리를 4.5%로 유지해 달러채 투자 메리트가 크다. 수출입은행은 하반기 글로벌본드 발행에서 중국 투자자를 적극 겨냥해 역대 한국물 최저 스프레드 기록을 쓰기도 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역대 최대 발행실적을 경신한 지난해 발행 규모를 뛰어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지난해 공모 한국물 발행액은 511억달러로 처음으로 500억달러를 넘어섰다. 통상 4분기에는 글로벌 기관투자자도 다음해를 준비하는 만큼 자금 집행이 주춤한 편이라 분기 발행액이 100억달러를 하회하지만 흥행 열기를 감안하면 무리한 분석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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