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 선 LG생활건강]안정적 재무구조, M&A 기반 '마련'②보유 현금 1조원 상회, 체질 개선 가능한 인디브랜드 물색 관건
김혜중 기자공개 2025-10-03 07:42:01
[편집자주]
국내 뷰티 업계에서 LG생활건강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한때 매출 규모가 8조원을 넘어서는 등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빅2'로서 업계를 끌어왔다. 다만 최근 인디브랜드 중심 성장, 따이궁 매출 감소 등이 겹치며 예전과 같은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내부적으로 비핵심 자산 매각도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 리더십의 변화도 가져왔다. 더벨이 시험대에 올라선 LG생활건강의 펀더멘탈을 진단하고 변화의 흐름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30일 15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생활건강의 가장 큰 경쟁력 중 하나는 우량한 재무구조다. 17년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성장하면서 축적해 온 재무 건전성은 실적이 부진한 현 상황 속 인수합병(M&A) 등을 추진할 수 있는 단단한 기반이 됐다.회사 측도 꾸준히 이를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쳐 왔다. 적극적인 M&A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아모레퍼시픽의 코스알엑스 인수와 같이 성장 기반이 마련된 인디브랜드 인수 등으로 활로를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선주 신임 대표이사도 브랜드 육성에 일가견을 가진 인물인 만큼 인수합병 시장에서의 움직임에도 이목이 쏠린다.
◇우량한 현금창출력, 곳간으로 연결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반기말 연결 기준 LG생활건강의 현금성 자산은 1조1716억원이다. 2024년 말 1조2711억원 대비 7.8%가량 감소한 수치지만 여전히 1조원을 상회하는 현금을 곳간에 쌓아두고 있다.
같은 시기 LG생활건강의 총차입금은 2958억원에 불과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 시티뱅크(Citybank Ltd.), 한국시티은행 등으로부터 빌린 단기차입금 1201억원과 기타장기종업원급여부채 등의 장기차입금 590억원으로 구성됐다. 이를 감안한 LG생활건강의 2025년 상반기말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8758억원에 달한다.

LG생활건강의 2025년 반기말 기준 부채비율은 26.3% 수준이다. 이마저도 대부분 매입채무 등의 운전자본성 부채와 기타채무, 기타유동금융부채 등으로 구성됐다. 차입금 규모 자체가 적은 가운데 차입금의존도는 4.1%에 불과하다. 기업의 현금 지급 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유동비율은 251%로 단기부채를 두 번 상환하고도 남는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안정적인 재무 구조와 막대한 현금 곳간은 LG생활건강의 우량한 현금 창출력이 배경이 됐다. 성장 곡선이 꺾이기 직전인 2021년 기준으로 LG생활건강은 영업이익으로만 1조2896억원을 기록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으로 따지면 규모가 더욱 커진 1조5647억원에 달했다.
차입 규모 자체가 적었던 영향 속 이자비용 등으로 지출되는 금액은 영업이익 대비 미미했다. LG생활건강이 보유하고 있는 생산 설비들에 필요한 유형자산 투자 등의 자본적 지출, 주주에게 향하는 배당금 지급이 주요 현금 사용처였다. 해당 항목 역시 영업활동 현금흐름 내에서 유연한 집행이 가능한 구조였다.
2024년 기준 LG생활건강은 여전히 연간 7000억원을 상회하는 EBITDA를 기록하고 있다. 차입 부담은 2021년 대비 더욱 낮아진 상태로, 최근 3개년간 생산시설 정비 등의 자본적 지출이 연평균 16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는 만큼 자본적 지출과 배당금 지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도 현 수준의 현금 창출력이 유지되는 한 안정적인 현금 축적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적극적 M&A 방침 고수, 인디브랜드 타깃
LG생활건강은 역성장이 시작된 이후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비핵심 자산 매각, 주요 브랜드 리브랜딩 등 내실을 다지고 있는 단계다. 최근 2025년 사업 전략을 공개하면서는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음료 자회사 해태htb 매각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보유 현금에 더해 추가적인 자금 유입도 가능한 셈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건 인디브랜드 제품들이다. ODM사를 통해 품질의 우수성을 확보한 채 ‘가성비’를 내세우고 마케팅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로 해석된다.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과 빠른 상품 개발, 중국이 아닌 북미 중심의 공략 등에서 대기업과는 차별화된 전략을 펼쳤다.
향후 LG생활건강이 타깃으로 삼게 될 매물 역시 인디브랜드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2021년과 2023년에 걸쳐 더마 코스메틱 스타트업 기업이었던 코스알엑스를 자회사로 편입시킨 바 있다. 해외사업 중심축을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정했고 미래 성장동력으로서의 새로운 포트폴리오도 확보할 수 있었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을 뒷받침하는 핵심적인 자회사로 자리하고 있다.
인디브랜드 인수 시 이선주 신임 LG생활건강 대표이사의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글로벌 뷰티 브랜드 로레알 출신으로서 브랜딩과 마케팅에 전문성을 지녔다. 로레알그룹이 적극적인 M&A를 통해 유망한 브랜드를 발굴하고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시킨다는 점 역시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은 1조원을 상회하는 현금을 보유한 상태로 이미 재무적 관점에서는 M&A 준비가 완료됐다”며 “아모레퍼시픽의 코스알엑스 사례와 같이 기업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매물이 나오냐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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