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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억 자본 수혈 SKIET, 2000억 추가 조달20개월 만에 공모채 재개…매각 난항·증자 영향

권순철 기자공개 2025-10-14 07:57:05

이 기사는 2025년 10월 02일 14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의 배터리 분리막 제조 계열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최대 20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한다. 지난해 2월 공모 회사채 데뷔전을 치른 이후 캐즘 여파와 실적 부진 속에서 사모 시장을 전전했지만 약 20개월 만에 공모채 발행을 재개했다.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자 공모채를 발행해도 기한이익상실(EOD) 이슈에 휘말릴 소지가 낮아졌을 것이라는 판단이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에는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3000억원 규모의 자본성 실탄까지 지원 받으면서 부채 조달 여력에도 여유가 생겼다.

◇사모채 시장 전전 SKIET…20개월 만에 공모채 시장 노크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IET는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공모채 발행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만기구조(트랜치·tranche)는 2년물과 3년물로 나누는 시나리오가 유력한 가운데 오는 20일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 발행 한도를 열어뒀다.

SKIET의 공모채 발행은 2024년 2월을 끝으로 약 20개월 만이다. 회사는 지난해 공모채 데뷔전을 치렀는데 당시 모집액(1000억원)의 6배가 넘는 6220억원 규모의 매수 주문을 확보하면서 최종적으로 1950억원 조달을 확정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공모 시장에 등장하지 않았고 4차례에 걸쳐 사모채로 1500억원을 끌어모았다.

SKIET의 공모 조달이 뜸해지기 시작한 시점에서 회사의 재무 펀더멘탈은 캐즘 여파로 주춤한 상태다. 지난해 연결 기준 291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올 상반기에도 1234억원의 적자를 냈다. 핵심 거래처인 SK온을 비롯해 주요 고객사로의 제품 공급이 급격히 감소하자 지난 6월 나이스신용평가는 SKIET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비슷한 시기에 SK이노베이션이 SKIET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었던 점도 공모 조달에 신중함을 기울인 배경으로 지목됐다. SKIET가 지난 2월 발행한 공모 사채관리계약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EOD 사유로 제시돼 있다. 유의미한 수준의 지분 매각 가능성이 불식되지 않은 한 기관 투자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지는 셈이다.

출처: SKIET

◇매각 작업 장기화 영향…3000억 자본 확충 '호재'

다만 SKIET 지분 매각이 이뤄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는 컨센서스가 확산된 모양새다. SK이노베이션 측에서 지분 매각을 두고 국내외 증권사들과 논의하고 있지만 전략적투자자(SI) 물색에 어려움을 느끼는 분위기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가능한 원매자 네트워크를 동원해봐도 투자 의향이 있는 곳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실적이 언제 반등할지도 뚜렷하지 않아 투자자를 설득하는 작업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매각이 장기화되면 SKIET도 공모채 카드를 고려할 유인이 큰 상황이다. 여전한 투자 소요 탓에 조달 창구가 다변화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가 지난 6월 발표한 정기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20년부터 4년 동안 중국 및 폴란드 공장 건설에 연평균 6000억원을 지출한 가운데 폴란드 신공장 잔여 투자금 약 1000억원을 남겨 뒀다.

이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의 실탄 지원은 SKIET의 공모 조달 결정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7월 SK이노는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을 대상으로 3000억원 규모의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체결했다. SKIET 지분을 담보로 이뤄진 계약이지만 증권사에 지급하는 수수료와 주가 변동에 따른 손익 모두 SK이노베이션이 부담하는 형태다.

PRS는 회계상 파생상품으로 분류되는 터라 SKIET의 재무 구조를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이와 동시에 모회사의 지원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기도 해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검토가 가능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캐즘 여파가 남아 있지만 투자 메리트 측면에서 비관적으로만 바라보기엔 최근 자본 확충과 같은 호재 격 이벤트들이 여럿 나왔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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