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어내기만 하던 두산, 'SK실트론' 반도체 '승부수'‘전자BU·테스나’ 통해 기반 다져…'반도체·첨단소재' 육성 의지
고설봉 기자공개 2025-10-13 15:40:29
이 기사는 2025년 10월 02일 08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이 2020년 대대적 구조조정 이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나선다. SK실트론 인수를 추진하면서 다시금 외형 성장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반도체를 중심으로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한다는 전략이다.두산그룹은 SK그룹과 SK실트론 인수 단독 협상을 벌이고 있다. 두산은 추석 명절 직후 그룹 최고위층 승인이 떨어지면 세부 실사에 들어가 연말까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인수 대상은 SK㈜가 보유한 SK실트론 경영권 지분 70.6%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한 지분 29.4%는 제외됐다.
두산그룹이 SK실트론 인수에 나선 이유는 미래 성장동력 발굴 차원이다. 두산그룹은 클린에너지와 스마트머신, 반도체·첨단소재 등을 3대 축으로 미래 사업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 가운데 반도체·첨단소재 부문은 아직 다른 사업부문에 비해 외형이 크지 않않아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반도체·첨단소재에 대한 두산그룹의 의지도 크다. 두산그룹은 지주사 ㈜두산 산하 전자BU를 PCB(인쇄회로기판)의 핵심 소재인 CCL(동박적층판)을 생산 및 공급하고 있다. CCL은 반도체, 스마트폰, 통신장비 등 첨단 전자기기의 핵심소재다.
또 두산그룹은 2022년 테스나를 4600억원에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 테스나는 시스템 반도체 후공정 중 테스트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1위 업체다. 이후 꾸준히 반도체 전·후방 연계 사업을 펼치기 위해 관련 매물이 나올 때마다 인수를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SK실트론 인수는 두산그룹의 M&A 역사를 새로 쓰는 전기이기도 하다. 두산그룹은 2020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주요 계열사를 매각하는 아픔을 겪었다.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두산솔루스, 두산타워, 네오플럭스, 클럽모우CC, 모트롤BG 등을 매각하며 외형이 크게 위축됐다.
이후 몇 건의 M&A를 진행하며 신성장 동력 발굴에 나섰지만 규모는 크지 않았다. 특히 최근 적극적인 M&A를 통해 외형 확장에 나서고 있지만 규모는 작다. 2022년 테스나 인수에 4600억원을 투자했고 2023년 모트롤 인수에는 2460억원을 썼다.
그러나 이번 SK실트론 인수는 규모 면에서 다르다. 세계 3위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 기업가치는 5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7000억원의 7배 수준이다. 다만 차입금 3조원을 제외한 지분(에쿼티) 가치는 1조원 중반~2조원대로 추정된다.
특히 SK실트론 인수는 2007년 두산밥캣 인수와 비견될 정도로 의미가 있다. 당시 두산그룹은 밥캣 인수를 위해 4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유통업에서 중공업으로 그룹의 체질을 바꾼다는 명분에 걸맞게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었다. 이번 SK실트론 인수는 두산그룹의 체질을 또 한번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될 전망이다. 반도체·첨단소재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긴 위한 승부수로 평가된다.
두산그룹은 ㈜두산 산하에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퓨얼셀, 두산로보틱스 등 총 23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체 사업으로 전자소재 사업(전자BG), 통합 IT서비스 사업(디지털이노베이션BU) 등을 운영 중이다. 공정위가 발표한 2024년 말 기준 두산그룹 자산총액은 28조15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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