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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5]"미국 규제 수준에 맞는 기초체력 키우겠다"[thebell interview]②이승식 하나은행 뉴욕지점장 겸 미주지역본부장

뉴욕(미국)=조은아 기자공개 2025-10-16 13:03:46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네트워크를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해외 진출 전략도 질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과거 단순 진출을 넘어 현지화는 물론 IB, 자산운용, 디지털금융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은행뿐 아니라 보험사, 여전사 등 비은행권도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흥국과 선진국을 가리지 않고 새로운 수익원과 성장동력을 찾는 흐름이 뚜렷하다. '기회의 땅'을 향해 나아가는 국내 금융사의 글로벌 사업 전략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5년 10월 14일 08: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은행들에게 미국시장의 중요성은 미국이라는 이름값 그 이상이다. 하나금융 역시 다르지 않다. 그룹의 글로벌 전략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단순한 해외 영업망을 넘어 전략적 거점으로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세계 최대 금융시장에서 글로벌 투자기관과 협력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넘어 수익 다변화에도 크게 한몫하고 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선진화된 시장에서 가장 고도화된 규제 아래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은 하나금융의 준법·내부통제·리스크관리 역량을 글로벌 무대에서 입증하는 사례로도 평가된다.

미국 사업을 지휘하는 인물이 바로 이승식 하나은행 뉴욕지점장이다. 그는 미주지역본부장을 겸직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외에도 멕시코, 브라질, 파나마 등 중남미지역 사업까지 모두 이 본부장의 영역이다.

◇"대출 자산 다각화 성과, 사후관리에도 집중"

이 본부장은 미주지역에 정통한 인물이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뉴욕지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당시 부지점장까지 지냈다. 이후 한국에 잠시 복귀했다가 2022~2023년 미국 현지법인 중 하나인 하나LA파이낸셜의 법인장을 지냈다. 2023년 말 인사를 통해 뉴욕지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올해 2년차를 보내고 있는 그는 과거 근무 경험 덕분에 초기 적응은 빨랐지만 과거와는 금융 환경이 크게 달라진 점 역시 실감한다고 했다.

이 본부장은 "부임 당시 금융의 중심지에서 하나은행을 대표한다는 자부심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크게 느꼈다"며 "새로운 환경과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본점과의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 강화, 현지 직원들과의 신뢰 형성이 최우선 과제였다"고 말했다. 현재는 초기의 긴장감을 넘어 보다 전략적인 시각으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과거와 달리 지금은 인프라·부동산·항공기 금융 및 펀드 파이낸싱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금융기관을 연결하는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며 "특히 자산이 늘어나면서 현지 금융당국의 요구 수준도 높아져 책임감 또한 크게 다가온다"고 덧붙였다.

이 본부장은 뉴욕지점장 직전까지는 하나LA파이낸셜 법인장을 지냈다. 같은 미국이지만 동부와 서부를 대표하는 도시인 만큼 체감하는 차이점 역시 클 수밖에 없다. 이 본부장은 "뉴욕은 투자은행, 사모펀드, 자산운용사가 밀집해 있어 복잡하고 규모가 큰 거래가 주를 이룬다"며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NYDFS(뉴욕주 금융서비스국) 등 규제기관과의 접촉이 잦아 내부통제와 AML 등 준법 관리에 대한 압박이 훨씬 크게 다가온다”고 대답했다.

반면 LA는 무역, 물류, 엔터테인먼트, 테크 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갖추고 있어 무역금융, 운영자금, 기업금융과 같은 실무형 거래 비중이 높다는 설명이다.

아직 취임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뉴욕지점장으로 거둔 성과는 적지 않다. 취임 이후 다소 단조로웠던 대출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줬다. 기존 지상사 및 부동산 담보대출 중심의 대출 자산을 항공기, 데이터센터, 에너지 인프라 등으로 다각화했다. 리스크관리와 양적·질적 성장을 동시에 꾀하기 위해서다.

신규 취급만큼이나 사후관리에도 집중했다. 고금리 환경에도 자산이 고정화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사후관리에 힘써 질적인 면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어 냈다. 이 본부장은 "최근 미국령 제도의 에너지 개발 사업 관련 대출을 취급하고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CCF(Capital Call Facility)를 여러 차례 주선하면서 한국 기관투자자들과 안정적 관계를 형성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열린 자세로 다양한 지역과 섹터의 자산을 발굴해 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남은 임기 동안에는 IB 여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참여 금액 확대와 주선 역량 확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 본부장은 "점진적으로 참여 규모 및 상품군을 다각화해 다양한 산업에 대한 경험을 축적할 계획"이라며 "리스크관리, 딜소싱, 구조화 능력 등을 내재화해 주선은행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식 하나은행 뉴욕지점장 겸 미주지역본부장(오른쪽)과 장원석 하나뉴욕파이낸셜 법인장.

◇"미국 규제 수준에 적합한 체력 키울 것"

하나은행은 미국에 총 4개의 거점을 두고 있다. 뉴욕지점 외에도 3개의 법인이 더 있다. 하나은행USA, 하나뉴욕파이낸셜, 하나LA파이낸셜 등이다. 하나은행이 미국에 거점을 4개나 둔 이유는 지역적 특성과 보유 라이선스 차이에 기인한다. 어느 곳은 CB와 IB, 어느 곳은 리테일에 주력하는 등 역할 역시 다르다.

이 본부장은 미국 내 주요 거점을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그는 "단순 병렬이 아닌 그룹 차원의 일관된 전략과 목표를 부여해 각 채널이 중복되지 않고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주요 거점들이 이 본부장의 지휘 아래 하나의 팀처럼 움직인다. 이를 통해 맞춤형 '디자인 금융'이 가능하다는 게 하나금융 미주지역 사업의 가장 큰 경쟁력이기도 하다.

미국 금융시장은 자율성을 보장하지만 그 이상으로 규제가 다양하고도 까다롭다. 특히 최근 몇 년 미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의 자산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자산 건전성 및 리스크관리의 중요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많은 지적사항이 발생하고 있기도 하다. 이 본부장의 올해 목표 역시 여기에 맞춰져 있다.

그는 "올해 단순한 숫자적 성장이 아닌 금융당국 기준에 맞는 체계적인 내부통제 및 리스크관리 절차를 수립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며 "감사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도 내부통제에 대한 긴장도를 유지해 미국 규제 수준에 적합한 체력을 기른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교육과 시스템 개선에도 꾸준히 투자한다는 방침 역시 세워뒀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시장에서도 크고 작은 변화가 진행 중이다. 관세 부과에 따라 미국 내 제조업과 인프라 투자에 자금이 몰리는 동시에 한국 수출기업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신속한 서비스 제공에 대한 현장의 고민 역시 깊어지고 있다"며 "미국 내 손님들의 니즈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어 다각도의 금융 디자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미국 내 다양한 하나은행 지점 및 법인 간 협업을 강화해 다양한 손님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하나은행도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너지 강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현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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