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LG전자, 불확실성 버텨낸 힘 '체질개선 효과'매출·영업익 컨센서스 상회, 수익성 반등은 숙제
김도현 기자공개 2025-10-14 07:47:48
이 기사는 2025년 10월 13일 13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올 3분기 예상보다 선전했다. 여전히 대외환경이 부정적이지만 주력 부문의 부진을 신사업으로 메운 것이 한몫했다. 당분간 여건이 개선되기 힘든 상황에서 선제적인 체질 개선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끌어냈다.다만 수익성 확대가 변치 않은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매출보다는 영업이익 축소 폭이 더 크다는 점이 눈에 띈다. 경쟁 심화, 비용 증대 등 리스크를 최소화할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태다.
◇관세·희망퇴직 여파, 전장·HVAC으로 상쇄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는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2025년 3분기(연결기준) 매출 21조8751억원, 영업이익 688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기 대비 5.5% 증가,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다.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7.7% 늘고 전년 동기 대비 8.4% 줄었다.
당초 증권가 전망치(컨센서스)는 매출 21조1870억원, 영업이익 6035억원 내외였다. 잠정이긴 하나 기대보다 호성적을 거둔 것이다. 수년에 걸친 사업구조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LG전자는 전장, 냉난방공조(HVAC) 등을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발 빠르게 육성 전략을 펼쳐왔다. 이는 하나둘씩 결실을 맺는 분위기다.
전장 사업의 경우 3분기 역대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달성한 것으로 점쳐진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분야에서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가 결정적이었다. 차량용 콘텐츠 플랫폼으로 매출처를 다변화한 데다 램프, 전기차 구동부품 사업 효율화 작업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시너지가 나고 있다. 수주잔고가 100조원에 육박하는 점도 플러스 요소다.
HVAC 사업은 상업용 공조시스템 및 산업·발전용 칠러 등을 앞세워 관련 생태계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최근 북미, 중남미, 중동, 아시아 등 글로벌 무대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AIDC) 냉각솔루션 등 대규모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차세대 기술로 여겨지는 DC향 액체 냉각솔루션 상용화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인도네시아, 미국에 이어 사우디 네옴시티에서도 데이터센터 관련 냉각솔루션 공급 업무협약(MOU)을 맺었다"며 "칠러, 냉각솔루션 등이 다 들어가게 되면 조단위 협력을 이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문제는 수익성 저하가 두드러지는 점이다. 3분기 누계 기준으로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교해서 21.2% 위축됐다.
미국발 관세폭탄, 희망퇴직 등 비경상 요인 등이 발목을 잡았다. 인력 선순환 차원에서 만 50세 이상 또는 성과가 낮은 직원 대상으로 이뤄지는 희망퇴직은 TV를 다루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전사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해당 사업본부는 3분기에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을 인식했다.
TV 부문은 판매경쟁 심화가 마케팅비가 불어나기도 했다. LG전자는 웹OS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수익구조 다각화로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방침이다. 타지역 대비 비교적 수요가 견조한 '글로벌 사우스' 공략도 가속화한다.
생활가전 파트는 미국 수출물량의 관세 부담, 글로벌 수요 회복 지연 등이 악재다. 대신 프리미엄 라인업에서 지배력을 유지하는 한편 볼륨존 영역도 공을 들이면서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생산지 운영과 자원투입 최적화를 통해 관세 영향을 줄일 것"이라며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구독 사업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4분기 키워드 '인도법인 상장·리더십 재편'
LG전자는 이달 14일 인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상장 시 한국 본사는 약 1조8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계기로 인도 시장 공략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자금 용처를 구체화하지는 않았으나 전장과 HVAC 등 수익을 내는 사업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로봇, 스마트팩토리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일부 투입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선택과 집중 기조 아래 질적 성장 영역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고 있다"며 "5년, 10년 후 경쟁우위 달성 관점에서 유망 영역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 가속화와 본원적 경쟁력 강화 관점의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했다.
내달 단행될 것으로 추정되는 정기인사도 관전 포인트다. 2021년 말부터 LG전자를 이끌고 있는 조 CEO의 연임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4년 가까이 CEO 자리를 지켜온 상황에서 이전 사장들 사례를 보면 기간상 거취 변화가 수순이다.
하지만 조 CEO가 LG전자 체질개선을 주도했고 실제로 성과를 낸 만큼 이례적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부회장 승진 이후 지주사로 옮기는 것이다. 퇴직보다는 이동에 무게가 실린다. 궁극적으로 어떤 식의 변화는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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