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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조달 마친 LG화학, 내년 공모채 발행할까7850억 만기 도래…등급전망 '부정적'에 시장 평가 부담

김슬기 기자공개 2025-10-15 08:00:07

이 기사는 2025년 10월 13일 11시32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규모 조달을 마친 LG화학이 내년 공모 회사채 시장을 찾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LG화학은 종속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일부를 주가수익스왑(PRS) 형태로 매각하면서 2조원 가량을 조달한 것과 더불어 올해 들어서만 비핵심자산 매각 등으로 재무부담을 줄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현재 LG화학의 신용등급은 AA+지만 전망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두 곳이 '부정적'을 부여했다. 채권시장에서 '부정적' 전망은 수요를 모으기 쉽지 않다. 올초에도 수요 모집에서도 난항을 겪은 바 있다. 내년 1분기 LG화학의 회사채 만기가 대거 돌아옴에도 불구하고 이미 조달을 마쳤기에 채권 시장을 쉬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달 초 PRS로 2조 조달…1년새 5조 확보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내년 1월 4150억원, 2월 2700억원, 3월 1000억원 등 1분기에만 총 785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통상 LG화학은 매년 초 공모채 시장을 찾아 대규모 발행을 진행하는 빅이슈어로 꼽힌다. 특히 단일 회차에서 조 단위 발행이 가능한 몇 안 되는 곳이기도 하다.

IB업계에서는 빅이슈어인 LG화학이 최근 PRS를 통해 2조원을 조달하면서 내년도 공모채 시장에 등장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화학 업종의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가 부채를 늘리는 데 부담이 있는 상황"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LG화학이 선제적으로 조달을 마친 만큼 차입금을 현금상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LG화학은 이달 초 국내 대형 증권사 5곳과 LG에너지솔루션 지분 2.5%(575만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PRS 계약을 체결했다. 기준가격은 34만7500원이며 계약기간은 3년이다. PRS는 매수인이 주식을 매각할 때 매각금액과 정산기준금액의 차액을 정산하는 방식이다. 향후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가 상승할 경우 오히려 금융회사부터 추가 정산금을 받을 수 있다.

이번 PRS 계약은 4%대 초반에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0일 기준 LG화학의 3년물 개별민평금리가 2.877%라는 점을 고려하면 150bp 가량 높게 금리 수준을 책정한 것이다. LG화학이 4%대의 금리를 제공하면서도 PRS 계약을 체결한 데에는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부채비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LG화학이 이번 PRS 계약의 이유로 '재무구조 개선 등 기업가치 제고'를 들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LG화학이 주력으로 하는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이익창출력이 약화됐다. 지난해 편광판 및 편광판 소재 사업을 매각하면서 1조원을 확보했고 올해 워터솔루션 사업부를 약 1조4000억원, 에스테틱 사업부 역시 2000억원에 매각했다.

◇LG화학, 급증한 부채비율·차입금 관리 필요

LG화학이 최근 1년새 주요 자산매각을 통해 5조원 가까운 자금을 확보한 데에는 재무 부담을 축소하겠다는 목적이 크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 LG화학 연결 기준 차입금은 31조원대이며 순차입금은 23조원대로 집계됐다. 부채비율은 110.7%였다. 차입금의존도는 33.8%다. 2022년엔 순차입금 7조원대에 부채비율 81%, 차입금의존도 23.5%였다.

신용평가사별로 LG화학의 등급 하향 트리거는 조금씩 다르지만, 하향 조정조건을 일부 충족한 상태다. 올해 초 나이스신용평가는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고, 한국기업평가는 본평가 때 전망을 조정했다. 아직 한국신용평가는 '안정적'을 유지하고 있다. 당장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기 때문에 적극적인 재무관리가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이 때문에 내년도 회사채 시장 복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그럼에도 연초에는 기관들의 자금이 풀리기 때문에 연초 효과를 노리고 시장에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경우에도 IB업계에서는 LG화학이 발행물량을 직전연도보다 더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10년간 LG화학의 회사채 발행 내역을 보면 2016년과 2022년을 제외하면 매년 자본시장을 찾았다. 2022년에는 직전 연도에 초장기물인 15년물을 포함, 1조2000억원 규모로 찍어낸 데다가 그 해 종속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을 상장시키면서 자금 조달 수요가 크지 않았다. 2023년엔 8000억원, 2024년 1조원, 올해 6000억원을 회사채로 조달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상황이 다르다. 단기간 내 석유화학 업황이 반등하기 어렵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올해 8월에는 정부가 석유화학 산업 관련 구조개편 및 지원 방향을 발표했고 지난달 말에는 17개 은행 및 정책금융기관의 '산업 구조혁신 지원을 위한 채권금융기관 자율협의회 운영협약' 체결 등 구조조정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물론 LG화학이 빅이슈어인 만큼 국내 증권사들을 활용, 공모채를 조달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부정적' 전망으로는 원하는 금리 수준을 얻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발행에서는 나이스신용평가만 '부정적'으로 평가했으나 금리 수준을 크게 낮추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3년물은 파(Par)에서, 5년물과 7년물은 10bp의 가산금리를 붙여서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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