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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용석우 vs LG 류재철, 자존심 건 로봇사업 '난항'TV·가전 부침 속 대안, 예상보다 더딘 진행 속도

김도현 기자공개 2025-10-16 07:46:22

이 기사는 2025년 10월 14일 14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로봇사업에서 모두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양사가 새롭게 선보이기로 한 로봇 제품의 출시일이 지속해 늦어지거나 무산된 상태다. 기본적으로 로봇의 경우 진입 장벽이 높은 사업군이란 점에서 첫 실타래를 푸는 게 급선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AI 컴패니언 '볼리' 출시가 재차 밀릴 전망이다. 볼리는 5년 전 처음 공개된 공 모양의 로봇으로 집안 곳곳을 인식하고 가전을 연동하는 역할을 한다.

당초 올 2분기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하반기로 연기됐다. 현시점에서는 연내 시장에 내놓으려는 계획도 사실상 무산됐다.

수년 전부터 삼성전자가 해외 전시회 등에서 볼리를 시연했음에도 상용화가 쉽지 않은 건 기술적 한계가 꼽힌다. 삼성전자에서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가 볼리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달 용석우 삼성전자 VD사업부장(사장)은 "열심히 필드테스트를 하고 있는데 나오기까지 여러 문제로 늦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적극 강조하는 'AI홈'에서 볼리가 연결고리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기대받았으나 당분간은 제구실을 하기 힘들 전망이다.

LG전자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지난해 이동형 AI 홈 허브 'Q9'을 선보였으나 사실상 출시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한 상태다.

앞서 류재철 생활가전(HS)사업본부장(사장)은 "Q9을 기획할 때만 해도 로봇이 이렇게 빠르게 발전할지 몰랐다"면서 "좀 더 피지컬하게 액션까지 할 수 있는 형태로 진화 중"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Q9을 그대로 내놓기보다는 아예 새로운 콘셉트의 로봇을 출격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CES 2026'에서 첫 선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TV와 가전 시장에서 맞수로 꼽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로봇 산업에서 다소 고전하는 흐름이다. 기존 주력의 반등이 늦어지고 있어 더욱 뼈아프다. '차기 리더'로 여겨지는 용 사장과 류 사장이 총괄하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로봇 생태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자체적으로 하드웨어(HW)부터 소프트웨어(SW)까지 확보하면서 세계적으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관련 행사에서도 유수의 글로벌 기업보다 중국 로봇 제조사가 더 관심을 받을 정도다.

하이센스, TCL 등 TV와 가전을 다루는 업체는 물론 유니트리, 부스터로보틱스 등 로봇 전문업체 등까지 가세하면서 양과 질 모두 한국에 앞서는 분위기다. 이미 로봇청소기 등에서 밀리는 점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정용을 넘어 산업용 로봇까지 염두에 두고 관련 분야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태다. 각각 레인보우로보틱스, 베어로보틱스를 인수한 것이 그 일환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양팔로봇, 자율이동로봇 등을 다룬다. 이들을 고도화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품으면서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해 로봇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어로보틱스는 AI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에 특화된 곳이다. 기존 LG전자의 서비스 로봇 등과 연계를 준비 중이다. 더불어 LG전자는 로보티즈, 로보스타, 엔젤로보틱스 등에도 투자하면서 관련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문제는 양사와 로봇 자회사 간 시너지가 본격화하지 않고 있다는 다. 각사 자체적으로 로봇 사업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새로운 회사와의 협업이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AI 핵심 응용처 중 하나가 로봇"이라며 "가전 업체들이 결국 생존하기 위해서는 로봇 사업 육성이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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