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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하나은행 부서장의 '자기객관화'

이재용 기자공개 2025-10-17 12:53:20

이 기사는 2025년 10월 15일 07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솔직히 글로벌 수준으로 보면 개선해야 할 부분이 엄청 많다고 생각합니다. 자금세탁방지 체계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서울 중구 을지로 소재 하나은행 본점에서 만난 성윤상 하나은행 자금세탁방지부장은 인터뷰에서 당행의 자금세탁방지 수준을 이렇게 평가했다. 대외로 소개되는 인터뷰에선 조직의 우수성 및 성과를 알리는 게 일반적이다.

성 부장은 이런 과대포장에 분명히 선을 그었다. 업무 총괄 부서장의 객관적 평가는 놀랍고 인상적이었다. 또 가장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로벌 최고 수준과는 일정 부분 거리가 있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에 한정되는 사실은 아니다. 국내 대부분의 기업이 글로벌 최고 수준에는 못 미친다. 외환은행의 DNA를 지닌 하나은행이기에 비교적 근접해 있다. 국가적으로도 한국은 모범국 중 하나로 분류되지만 선진국 반열에는 오르지 못했다.

글로벌 무대 경험이 풍부한 성 부장의 눈에는 개선점이 더욱 정확하게 보일 것이다. 성 부장은 2019년부터 약 4년간 미국 뉴욕지점에서 근무하며 뉴욕주금융감독청, 뉴욕연방준비은행 등 현지감독기관 및 내부감사 수검을 총괄한 인물이다.

물론 하나은행의 현재 자금세탁방지 체계에 문제점이 있다고 보는 단순 평가절하는 아닐 테다. 국가마다 자국 기업에 요구하는 수준이 다른 만큼 국내 자금세탁방지 제도를 준수하고 있는 하나은행에 문제가 있다고 해석해선 곤란하다.

실제 하나은행의 자금세탁방지 체계는 자타 공인 국내 금융권 최고 수준이다. 정보기술(IT) 등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똑똑한 자금세탁방지'의 선두 주자로 관련 업무에 머신러닝(ML) 기반 시스템을 최초 적용한 곳이 바로 하나은행이다.

올해 금융정보분석원으로부터 STR(의심거래) 우수보고자로도 선정됐다. 당국 요구 수준과 국내 자금세탁 위험 수준 등을 고려했을 때 하나은행은 충분히 대비돼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성 부장의 발언은 단순 평가절하가 아닌 자기객관화에 의한 '방향성'을 나타냈다고 풀이하는 게 타당해 보인다. 국내 규제 수준 이상의 체계 구축,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에 대비한 선제 대응 등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흔히 자기객관화는 성장과 개선의 필수 과정으로 꼽힌다. 그렇기에 성 부장의 냉철한 평가가 우수성과 강점을 나열한 다른 미사여구보다 더 인상적이었다. 글로벌 수준의 자금세탁방지 역량을 갖춰가는 하나은행의 변화를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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