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5]"미주 지역 내 강소형 CB 전문은행 만들겠다"[thebell interview]②윤태정 KDB산업은행 뉴욕지점장
뉴욕(미국)=조은아 기자공개 2025-10-23 12:10:41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네트워크를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해외 진출 전략도 질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과거 단순 진출을 넘어 현지화는 물론 IB, 자산운용, 디지털금융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은행뿐 아니라 보험사, 여전사 등 비은행권도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흥국과 선진국을 가리지 않고 새로운 수익원과 성장동력을 찾는 흐름이 뚜렷하다. '기회의 땅'을 향해 나아가는 국내 금융사의 글로벌 사업 전략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1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계 경제의 중심지 미국은 매우 익숙한 곳이지만 그렇다고 공략하기에 만만한 시장은 결코 아니다. 특히 새로 진출하고 공장을 세우는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우리 기업인들이 겪는 고충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 금융기관의 도움이 절실한 이유다.윤태정 KDB산업은행 뉴욕지점장 역시 뉴욕지점의 역할을 명확하게 정리했다. 그는 "한국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금융동반자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며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자금을 적시에, 현지 은행보다 좋은 조건으로 공급함으로써 한국기업의 글로벌화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성공적으로 수행한 딜은 2023년 VRDB 발행"
윤 지점장은 2023년부터 뉴욕지점을 이끌고 있다. 뉴욕지점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뉴욕지점에서 근무하면서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8년 만에 지점장으로 돌아온 그에게 가장 크게 체감하는 변화를 묻자 '규모'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 기간 뉴욕지점의 직원과 총자산은 2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5년까지만 모두 26명이 근무하고 있었으나 현재 직원 수는 45명에 이른다. 총자산 역시 17억달러에서 지난해 말 기준 37억8000만달러로 늘었다.
부임 초기에는 규모가 늘어난 데서 오는 고충 역시 적지 않았다. 윤 지점장은 "초반 30명이 훌쩍 넘는 현지 직원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적절한 성과 및 보상을 제공하는 게 큰 고민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실제 현지 인력에 대한 고민은 뉴욕에 진출한 모든 한국계 은행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고민이다. 경쟁력 있는 현지 직원이 필요하지만 글로벌 유수의 금융회사들이 모여 있는 뉴욕에서 이들을 모으고 또 잡아두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탓이다. 윤 지점잠은 "특히 한국에 비해서 이직이 잦은 편이라 능력 있는 현지 직원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윤 지점장은 1971년생으로 산업은행 안양지점에서 은행 생활을 시작했다. 1999년 국제투자본부로 옮기며 국제금융 관련 업무를 배우기 시작했고 리스크관리본부와 재무본부, 인력개발부 등을 거쳐 2012년 뉴욕지점에 왔다. 3년의 뉴욕지점 생활을 끝내고는 인사부로 이동했다. 2019년 간접투자금융실 단장, 2022년 종로지점장 등을 거쳐 2023년 다시 뉴욕지점으로 돌아왔다.
윤 지점장은 "산업은행 뉴욕지점에선 신용 리스크, 시장 리스크, 유동성 리스크 등 각종 리스크를 현지 규정에 맞춰 관리하는 건 물론 급변하는 금융 시장 및 감독당국의 요구 수준에 맞는 내부통제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옛 업무 경험이 지점에서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뉴욕지점은 미주 지역 진출 이후 한국계 기업과 다양한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23년엔 한국 본점과 함께 현지 특화 금융상품인 'VRDB'(Variable Rate Demand Bond) 채권 발행 과정에 참여해 국내기업에게 3억달러의 장기·저리 자금을 지원했다. 이는 윤 지점장이 취임 이후 가장 성공적으로 수행한 딜로 꼽은 딜이기도 하다.
그는 "VRDB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채권 원리금 상환을 보증해주는 미국 소재 우량은행의 신용공여가 필수"라며 "산업은행 뉴욕지점이 이를 제공했으며 이를 통해 해당 국내기업은 미국 생산공장 건설에 필요한 장기 재원을 유리한 조건으로 조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강소형 CB 전문은행 만들겠다"
윤 지점장은 임기 3년차를 맞아 '내실 있는 자산 확대'를 뉴욕지점의 목표로 제시했다. 트럼프 정부 이후 시장 변동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고, 현지 감독당국의 규제 리스크 또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윤 지점장은 심사 및 리스크관리 인력을 확충하는 등 영업 후선 조직을 강화해 충당금 산출 및 기업신용평가 모델의 적정성을 제고했다. 신용 리스크 측면에서는 우량등급 위주의 자산운용 전략을 통해 급변하는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최상의 자산 건전성을 보여주고 있다.
시장 리스크 측면에서는 금리 변동성에 견고한 자산·부채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밖에 유동성 버퍼 도입, 조달 만기구조 분산 등을 비롯한 다양한 유동성 관리체계를 마련해 유동성 리스크 또한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자산을 확충해 나가기 위해서는 심사, 리스크, 컴플라이언스 등 내실을 확고하게 다질 필요가 다"며 "이를 통해 '부실자산 제로'를 유지하면서 최근의 성장세를 계속해서 이어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중장기 목표로는 미주 지역 내 강소형 CB 전문은행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윤 지점장은 "본점 기업금융 부서, PF 데스크 등과의 협업을 통해 미주 지역의 주요 딜에 참여함으로써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계획"이라며 "동시에 미국 내 펀드 파이낸싱 등 신규 현지 상품 취급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에서도 크고 작은 변화가 진행 중이다. 특히 자국생산 중심의 정책에 따라 한국기업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앞으로도 한국기업의 미국 진출이 점차 더 늘어나고 이에 따른 자금 수요도 한층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지점장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본점과 협업해 기업들의 현지 자금 수요에 적시 대응할 것"이라며 "동시에 선제적인 리스크관리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자산을 확대하고 지속적으로 수익을 시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장의 현안 역시 만만치는 않다. 금리 인하기에 본격적으로 접어들면 산업은행 뉴욕지점 또한 순이자마진(NIM)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영업자산 확충과 함께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야하는 상황에서 NIM의 감소를 최소화하는 것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현안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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