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League Table/2025 이사회 평가]9위로 '점프' 고려아연…경영권 분쟁이 이끈 선진화[총점]1년 만 29점 상승, 첫 사외이사 의장 체제·외국인 사외이사 '눈길'
홍다원 기자공개 2025-10-29 08:20:34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사회는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이사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평가가 중요한 이유다. theBoard가 독자적인 평가 툴로 만든 이사회 평가를 기반으로 국내 상장 기업들의 베스트프랙티스에 대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7일 08: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아연이 2025년 이사회 평가에서 총점 195점을 기록해 전체 9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10위권 밖에 머물렀었지만 1년 만에 무려 29점을 끌어올리며 점수가 대폭 상승했다. 특히 역설적으로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영풍과 MBK파트너스 공세에 대비하기 위한 이사회 선진화가 점수를 끌어올렸다. 고려아연은 오너 의장에서 사외이사 의장으로 교체하고 외국인 사외이사도 선임했다.◇17위→공동 9위 점수 상승, 돋보이는 '구성·정보접근성' 지표
theBoard가 실시한 '2025 이사회 평가' 결과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500개 기업 중 고려아연이 공동 9위를 기록했다. 만점 255점 중 195점을 획득해 2024년 17위에서 전체 공동 9위(현대홈쇼핑과 동률)로 여덟 계단 올랐다. 고려아연이 톱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년 만에 총점이 30점 가까이 상승한 덕분이다.
이사회 평가는 △구성 △참여도 △견제 기능 △정보 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지표를 기준으로 이뤄지고 있다. 고려아연은 경영성과 지표를 제외하면 모두 평점 3.7점 이상을 받아 우수한 성과를 냈다. 특히 구성과 정보접근성 지표에서는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2024년 고려아연은 경영성과를 제외한 5개 지표 중 평점 4점을 넘긴 것은 정보접근성 뿐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구성·참여도·정보접근성 총 3개 지표에서 4점대를 기록했다. 총점 195점을 기록한 고려아연은 삼성물산(202점), SK바이오팜(202점), 크래프톤(200점), KT(196점)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고려아연의 이사회 평가 점수가 대폭 상승한 것은 역설적이게도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다. 이사회 지배구조가 영풍-MBK파트너스에게 분쟁 빌미를 제공하면서 이를 개선하는데 집중한 것이다. 특히 오너가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구조를 바꾸기 위해 공들였다.
실제 오너이자 대표이사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고 황덕남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게 됐다. 창사 이래 첫 사외이사 의장 체제다. 황 의장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변호사다. 이에 고려아연 구성 평점은 3.4점에서 4.1점으로 올랐다.
소위원회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2024년에는 ESG위원회을 신설했고 올해에는 컴플라이언스 본부를 꾸려 통합 리스크 관리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고려아연 이사회 내 위원회는 ESG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보수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고려아연 이사회 구성원은 19명에 달한다. 이는 고려아연이 정관상 선임할 수 있는 최대 이사 수다. 이 가운데 4인의 이사가 직무 정지 상태임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구성원은 고려아연 측 11명과 영풍 측 4명이다.
◇2년 연속 경영성과 평점 2.7점…아쉬운 육각형
다만 경영성과는 아쉬운 지표로 남았다. 2024년 평점 2.7점을 기록했지만 2025년에도 별다른 변화가 이어지지 않았다. 고려아연은 영풍-MBK파트너스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경영성과를 강조하고 있지만 평가 점수는 전체 항목 중 가장 낮았다.
경영성과 지표만 유일하게 평점 3점 이하를 기록해 2025 이사회 평가에서 완벽한 육각형을 만드는 데에는 실패했다. 주주성과 지표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재무건전성 지표에서 최하점인 1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고려아연은 투자 지표인 주가수익률·총주주수익률(TSR)·주가순자산비율(PBR) 지표에서는 코스피·코스닥 500개 기업의 시장 평균치의 20%를 상회해 5점 만점을 받았다. 하지만 부채비율, 순차입금/EBITDA, 이자보상배율 지표는 시장 평균치를 하회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고려아연 측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올해 경영 효율화를 위해 이사회 정원을 19인 체제로 개편했고 이 과정에서 외국인 사외이사와 여성 사외이사를 새롭게 선임했다"며 "국적·성별 등 다양한 시각과 배경을 반영할 수 있는 이사회 구성을 갖춰 글로벌 수준의 지배구조 확립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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