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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인사이트]저점이 기회다?…EV 충전 사업에 투자하는 PE들[전기차 CPO]②SK·LG·한화 등 대기업 철수, FI 주도 시장 구축

박기수 기자공개 2025-10-31 08:04:16

[편집자주]

장밋빛 전망 속에 급성장하던 전기차 충전 사업자(CPO) 시장이 일시적 수요 감소 현상을 뜻하는 '캐즘'에 급격히 얼어붙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전기차 판매량이 다시 증가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속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국내 시장 역시 전기차로의 전환이라는 큰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평가다. 발상의 전환으로 전기차 CPO 시장은 또 하나의 '기회의 땅'인 셈이다. 더벨은 국내 전기차 CPO 시장의 현황을 살펴보고, 시장 속 투자자들의 동향을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4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의 주거 환경은 '아파트' 중심이다. 이런 주거 환경은 필연적으로 국내에서 전기차가 인기를 얻지 못하는 이유와 연결된다. 공동주택이 전체 가구의 90%에 육박하는 국내 주거 환경에서 세대당 주차 인프라가 부족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하 주차장 등에 전기차 완속 충전기가 있지만 이를 늘리는 건 현실적 제약이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결국 '공공 급속 충전소'를 늘리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 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그런데 이 전기차 급속 충전 시장을 장기간 선도해 갈 전략적 투자자(SI)들은 대거 사라졌다. 당장에 수익성이 나오지 않는 사업이라는 점이 대기업 철수의 배경으로 꼽힌다. LG전자는 2018년부터 전기차 급속 충전기 선행 개발에 착수해 2022년부터 본격적인 제품 출시에 나섰지만 작년 말 철수했다.

△LG전자가 개발했던 전기차(EV) 충전기. 비우호적 시장 환경 탓에 작년 말 사업에서 철수했다. (출처=LG전자)

한화그룹도 포기했다. 핵심 계열사 한화솔루션에서 이 사업을 맡고 있었는데 올해 초 전기차 충전 브랜드인 '한화모티브' 자산을 플러그링크에 매각했다. 플러그링크는 총 1만5000기 규모의 충전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SK그룹의 CPO 사업자이자 업계 2위인 SK일렉링크도 매각됐다. SK일렉링크 대주주인 SK네트웍스는 올해 중순 보유 지분 일부를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EP)에 매각했다. 여기에 유상증자까지 더해 내년 상반기 딜이 완료되면 SK일렉링크의 지분 구조는 앵커 측이 60%, SK네트웍스가 20%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들이 떠난 CPO 토양에는 재무적투자자(FI)들이 자리잡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SK일렉링크를 인수한 앵커EP와 더불어 플러그링크도 한화모티브를 인수할 당시 JKL파트너스로부터 45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플러그링크는 완속 충전기가 주력이었지만 최근 급속 충전 사업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약 5700면에 해당하는 급속 충전기 주차면을 보유한 1위 기업 '채비(Chaevi)'도 빼 놓을수 없다. 채비는 환경부 급속 충전기 설치 대수에서도 4773대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채비는 2019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카카오인베스트먼트로부터 75억원을 투자 받았다. 이후 2021년 스틱인베스트먼트에서 400억원, 2023년 스틱과 KB자산운용으로부터 11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현재는 카카오 측 지분을 인수한 PEF 운용사 시냅틱인베스트먼트도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채비는 현재 상장을 준비 중이다.

채비(약 5700면)와 SK일렉링크(약 5000면)에 이어 급속 충전기 시장 3위 업체로 꼽히는 이브이시스는 사실상 시장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대기업집단 소속 기업이다. 이브이시스의 최대주주는 롯데이노베이트로 작년 말 기준 보통주 57.68%를 보유하고 있다.

이브이시스 역시 FI들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2022년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에 4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력과 브랜드 파워를 갖춘 대기업들이 시장을 떠났다는 사실은 충전 사업자들이 직면한 현실을 보여준다"면서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인프라를 초기에 선점한 소수 플레이어에게 이러한 위기는 시장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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