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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 부담 여전한데' SK스퀘어, 11번가 FI 지분 상환 배경은계열사 통한 인수 구조 거론, 국민연금 관계 회복·리밸런싱 가속 '염두'

윤형준 기자공개 2025-10-29 07:43:30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7일 1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스퀘어가 이커머스 계열사인 11번가의 재무적투자자(FI) 지분 정리에 나섰다. SK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 11번가를 넘기면서 FI 자금도 정리해주는 구조다. SK 입장에서는 11번가의 장부가치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막대한 현금을 투입하는 구조지만, 그룹 차원에서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FI와의 관계 복원이 더 시급한 과제로 인식됐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와 나일홀딩스 컨소시엄(H&Q코리아·국민연금·MG새마을금고, 이하 컨소시엄)은 오는 29일 이사회를 열고 투자금 회수에 관한 협상안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협상안은 그룹 내부 또는 계열 비상장사를 통한 지분 매입 절차를 병행하고, 부족분은 SK그룹이 직접 보전하는 구조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SK스퀘어는 FI 투자금을 상당 부분 상환하게 된다.

이는 2023년 SK스퀘어가 행사를 포기한 콜옵션의 형태는 아닌 셈이다. 컨소시엄은 2018년 5000억원을 투입해 약 18%의 11번가 지분을 취득했다. 다시 계약에는 ‘콜앤드래그’ 조항이 포함됐다. 5년 내 기업공개(IPO)에 실패할 경우 SK스퀘어가 FI의 지분을 되사는 콜옵션을 행사하고, 이를 포기하면 FI가 SK스퀘어의 지분까지 함께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도록 한 구조다. 이후 IPO가 무산됐지만 SK스퀘어는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았다.

당시 SK스퀘어가 콜옵션을 실행하지 않은 건 배임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어서였다. 배임은 타인의 재산을 관리·운영하는 지위에 있는 자가 그 의무를 저버려 손해를 끼치거나 이익을 취하는 행위를 뜻한다. 높은 가격에 11번가 지분을 다시 사들이는 것은 SK스퀘어와 주주들에게 재무적 부담은 물론 법적 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올 상반기 말 기준 SK스퀘어가 갖고 있는 11번가 지분 약 80%의 장부가액은 6600억원이다. 이를 컨소시엄이 갖고 있는 지분(약 18%)으로 환산하면 1600억원가량이 된다. 컨소시엄이 원래 투자한 5000억원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해당 지분을 다시 원금 수준에서 매입할 경우, 여전히 배임 이슈가 발생할 공산이 크다. 배임 이슈가 여전함에도 불구하고 SK 측이 이번 조치를 단행한 것은 국민연금과의 관계를 복원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컨소시엄의 11번가 투자금액 중 3500억원이 국민연금 몫이다. 특히 SK수펙스추구협의회를 중심으로 “FI 자금이 손실로 마무리돼선 안 된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SK 입장에선 단기적으로 재무 부담이 크지만, FI 관계를 정리하고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그룹이 추진 중인 투자 리밸런싱 과정에서 대형 출자기관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향후 신규 투자와 자금 조달의 전제조건이기 때문인 셈이다.

실제 SK그룹은 최근 몇 년간 주요 사업 자회사의 상장 일정이 지연되자 FI 지분을 회수하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SK온은 2023년 6월 MBK파트너스 컨소시엄 등 FI로부터 약 4575억원 규모로 투자를 유치했으나, IPO가 무산되면서 결국 조기 상환을 택했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은 투자원금 약 1조6000억원에 연 10% 수준의 수익률을 더해 현금 상환을 진행했고, 이를 통해 불확실한 IPO 대신 안정적 자본 구조를 유지하는 길을 선택했다.

SK엔무브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2021년 IMM크레딧앤솔루션(ICS)에 지분 40%를 1조1000억원에 매각하며 5년 내 상장을 약속했다. 하지만 상장 시도가 번번이 무산되자 지난해 6월 SK이노베이션이 ICS가 보유하던 지분 30%를 약 8593억원에 재인수했다.

한편 SK스퀘어는 이번 이사회를 통해 구체적 정리안을 확정한 뒤, 연내 거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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