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엇갈린 실리콘투, 투자 기조 달라질까명품 플랫폼 발란 투자 직후 기업회생으로 손실, K뷰티 투자는 13배 수익
안준호 기자공개 2025-11-03 10:18:28
이 기사는 2025년 10월 31일 0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장품 유통 플랫폼 기업 실리콘투가 투자 활동에서 상반된 성적표를 받으며 향후 기조 변화에 관심이 모인다.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상장 이후부터 국내외 뷰티 브랜드와 유통사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온 이력을 갖고 있다.올해 발란 전환사채(CB)로 화장품 이외 업종에도 투자했지만 기업회생이라는 변수로 손실을 봤다. 반면 최근에는 2021년 첫 투자했던 스킨케어 브랜드 운영사 픽톤 지분을 일부 매각하며 성과를 창출했다. 당분간 타 분야보다 본업 관련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억 투자한 픽톤, 드래그얼롱 행사로 130억 회수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실리콘투는 픽톤 주식 20만2000주를 매각할 예정이라고 지난 17일 공시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오션프론트파트너스가 픽톤 인수에 나서며 태그얼롱(동반매도권) 행사에 나섰다. 오션프론트파트너스는 창업자인 이병훈 대표와 실리콘투 지분 일부를 합쳐 6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픽톤은 이병훈 대표가 60.89%, 실리콘투가 29.7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매각 이후에도 14.70%의 지분을 보유하고 관계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실리콘투는 지난 2021년 처음 픽톤 주식을 취득한 뒤 2022년, 2023년 두 차례 투자를 단행했다. 누적 투자금액은 10억원이며, 이번 매각을 통해 회수한 금액은 130억원 이상이다.
이커머스 유통 플랫폼인 실리콘투는 상장 이전부터 외부 기업 투자에 관심이 컸던 곳으로 꼽힌다. 상장으로 자금 조달에 성공한 이후 본격적으로 화장품 브랜드사 또는 유통사 투자에 나서기 시작했다. 스킨케어 브랜드 헤이미쉬(원앤드), 벤튼, 헬로스킨, 편강한방피부과학연구소 등에 투자했다. 투자 이후 상당 기간이 흘렀지만 현재까지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21년 상장 후 △비더스킨 △픽톤 △제이씨엔컴퍼니 △플랜트베이스 △에이드코리아컴퍼니 △한터글로벌 등 K뷰티와 K팝 관련 기업에 투자했다. 지난해에는 캐나다 최대 K뷰티 채널 중 하나인 수코시 마트(Sukoshi Mart) 지분 20%를 약 76억원에 확보하기도 했다. 이어 영국 마구로그룹(Maguro Group) 자회사 메이드바이네이처(Made by Nature)에 100 파운드(한화 약 19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그간 투자 내역은 대부분 브랜드사나 해외 현지 채널과의 협업 확대를 위한 지분 확보 성격이 있었다. 특히 해외 투자는 모두 비슷한 성격이 있었다. 수코시마트는 캐나다 현지 시장 진입을 위한 투자에 가까웠고, 메이드바이네이처 역시 영국 오프라인 매장인 모이다(MOIDA) 론칭을 위한 준비 일환이었다. 실리콘투는 지난해 말 영국 런던에 K뷰티 모이다 1호점을 오픈했다.

◇재미 못 봤던 이종산업 투자…본업 중심 기조 전망
화장품 밸류체인 중심으로 투자 대상을 골랐던 실리콘투는 올해 초 명품 거래 플랫폼 발란에 CB를 인수하며 변화를 줬다. 전체 150억원 거래에 절반인 75억원은 차후 지급하는 구조로 △직매입 매출 비중 50% 이상 △매월 영업이익 흑자 달성 등 조건을 부여했다. 이종 산업이라는 점은 물론 금액 측면에서도 이전과는 차이가 컸다. 과거 한터글로벌 등 K팝 관련 기업에 투자한 전례가 있지만, 매입 금액은 50억원 안팎이었다.
단 업계 일각에선 발란 투자가 이례적 일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실리콘투는 K뷰티로 성장했지만 핵심 비즈니스 모델은 해외 유통이다. 회사 경쟁력 역시 세계 각국에 존재하는 현지 네트워크와 해외 유통망에서 나온다. 발린이 명품 브랜드 유통 과정에서 확보한 현지 벤더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다면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다는 평기다.
단 발란 투자가 손실 처리되며 향후 타 업종에 대한 투자 행보는 축소될 전망이다. 당분간 확장보다는 K뷰티라는 본업에 더욱 집중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실제 발란 이외에도 한터글로벌 등 이종 사업에 대한 투자에선 아직까지 구체적인 시너지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실리콘투가 거래하는 글로벌 벤더사들은 본래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는 곳들이고, 여기에 한국 화장품 유통을 붙이며 빠른 확장이 가능했다”며 “발란이 가진 이탈리아 등 유럽 네트워크를 확보했다면 활용도가 컸겠지만, 투자 전 실사를 통해 리스크를 감지하지 못했던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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