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최흥식 CFO협회장 "은행 본연의 '중개 역할' 강화해야"②증권사 IMA 사업 보수적 시각…"안정장치 없는 원금 보장 우려"
홍다원 기자공개 2025-11-05 08:09:05
이 기사는 2025년 11월 03일 08:0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의 본질 중 하나는 자금이 가장 생산적인 곳으로 흐르게 하는 것이다."최흥식 한국CFO협회장(사진)은 한국 금융의 가장 큰 약점으로 중개 기능을 꼽았다. 은행이 적절한 신용 평가 능력을 바탕으로 기업 대출이 이뤄져야 하는데 가계 대출, 그마저도 주택 담보로 이뤄지는 현상을 지적했다.
하나금융지주 사장과 금융감독원장을 지내면서 금융 현장부터 금융 질서를 감시해 온 그는 금융의 내부 구조를 누구보다 깊이 들여다 본 인물이다. 그가 꼽은 해법은 단순하다. 은행이 본연의 중개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정체성을 갖추고 올바른 실행을 위한 사외이사 중심 지배구조를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계·현장 넘나드는 '금융 전문가'…취약점은 '금융 중개기능'
최 회장의 이력은 금융으로 요약된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석사 과정을 마친 그는 파리 도핀 대학교에서 경영학 국가 박사를 마쳤다. 이후 금융개혁위원회 전문위원, 한국파생상품학회 회장, 연세대 경영학 교수 등 학계에 몸담았다.
1997년 금융개혁위원회에서 금융감독원 제도를 제안하는 등 금융 전반의 작동 원리와 시스템을 연구해 온 그의 다음 발걸음은 경영 현장이었다. 당시 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연으로 하나금융지주 사장을 맡게 됐다. 이어 금융감독원장 자리에도 올랐다.

학계부터 현장을 넘나든 그는 금융사에 몸담았던 경험을 살려 금융사야말로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가 충실히 견제 활동을 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이사회에서 회장 연임을 결정할 시점이 오면 대부분의 이사들이 회장 편에 선다"며 "따라서 한 번 회장이 되면 자연스러운 연임이 가능해지고, 회장이 바뀌면 이사회가 우수수 바뀌게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특히 금융지주사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에서 흠결이 없는 최고경영자를 선임하고 지속적으로 감시 견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금융 환경의 핵심 문제로는 취약한 금융 중개 기능을 꼽았다. 금융 중개는 자금이 필요한 수요자와 자금 공급자를 연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은행이 개인이나 기업으로부터 자금을 모아 신용 평가 등을 거쳐 이를 필요로 하는 곳에 대출·투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은행이 담당해야 할 금융 중개 역할을 잘 수행하지 못하니 자금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곳으로 흐르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은행 여신은 기업보다는 가계로 게다가 주택 담보 대출로 흘러가고 있지 않냐"며 "은행의 중요 업무 중 하나는 예대마진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신용 평가 후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것인데 여신 심사 능력도 취약해 주로 보증 대출을 하고 신용 대출은 30% 미만"이라고 말했다.
최근 화두인 증권사의 IMA(종합투자계좌) 사업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종투사에게 기대했던 투자은행 업무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금융당국이 건전성 제도에 혜택을 준 것을 활용해 단기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한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원금 보장의 측면에서 뚜렷한 보호 장치 없이 증권사가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결국 그는 증권사가 IMA 등 새로운 수신 상품을 활용해 자금 중개 역할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의 중개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위기 시에 정부 자금을 투입할 수 있도록 JP모건,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같은 대형 증권사들을 은행 라이선스로 전환시켰다"며 "IMA 상품이 원활하게 판매되기 위해서는 안전장치가 필요한데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은행들이 본업인 금융 중개 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구조 조정 생태계 활성화 필요성"
경제 발전의 중요 역할을 하는 기업에게도 자연스러운 구조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의 이자보상배율이 점점 하락하고 평균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건실한 경영성과를 나타내는 기업들도 있지만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내지 못하는 기업들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부실 기업이 많아지고 이를 구조조정하는 과정이 시장에 충격으로 다가온다면 경제에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짚었다. 최 회장은 "채권 금융기관의 자율적인 구조조정과 M&A 등 자본시장을 통한 선제적인 사업 재편이 필요하다"며 "국내 정책자금 역시 여신 중심으로 공급되고 있지만 지분투자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금융 정책과 금융 감독의 기능은 명확히 다른데 이를 하나로 묶어 운영하고 있는 구조를 지적했다. 현재 정부가 금융 정책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정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금융감독과 상반되는 산업 진흥 정책을 추진하면 혼란이 온다"며 "진흥 정책을 하다 보면 이를 맞게 컨트롤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지금은 이게 뒤섞여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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