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KT 이사회는 선진화됐다…"해킹 이슈도 다뤄야"사장 출신 표현명 사외이사 "잘 아는 만큼 쓴소리해", "사업분할도 소액주주 가치 훼손 검토"
허인혜 기자공개 2025-11-06 08:11:43
이 기사는 2025년 11월 05일 0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표현명 전 대표는 KT에서 사장을 지낸 후 사외이사로도 활약했다. KT의 고위급 임원을 지내고 같은 회사에서 사외이사까지 거친 인물은 그가 유일무이하다. 1983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부터 통신업계에 입문해 실무진으로 차근히 승진했던 만큼 전문성과 현장 경험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표 전 대표는 KTF 마케팅 부사장과 KT 부사장,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을 역임했다. 2013년 KT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는 이사회의 결정으로 회장 직무대행을 맡아 KT를 이끌었다. KT렌탈이 롯데렌탈로 간판갈이를 하던 시기에도 그가 해결사로 나섰다.
사외이사로서는 KT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JB금융지주에서 활약했다. KT를 가장 깊이 이해하는 인물이 KT의 견제기구에 몸담으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실무와 거버넌스를 두루 경험한 표 전 대표를 만나 KT 실무자로서의 회고와 그가 바꾼 KT 이사회의 풍경을 물었다.
◇전직 KT 사장 '전문성' 신뢰한 KT, 사외이사 요청
표 전 대표는 KT의 개인고객부문장으로 5년간 마케팅을 진두지휘한 마케팅 전문가 출신이다. 2000년대 중반 KTF 시절 국내 기업에 '서비스 디자인 경영' 개념을 선구적으로 도입했다. 잘 알려진 쇼(SHOW)와 올레(olleh) 브랜드 캠페인이 그의 진두지휘 아래 성공했다.소통에 강한 대표로도 잘 알려져 있다. 아이폰 출시 당시 트위터를 통해 '야간 고객 상담사'를 자처했다. 표 전 대표는 "바르셀로나에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시차 때문에 사실상 24시간 근무 체제였다"며 "낮에 회의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면 한국에서 트위터를 통해 질문이 들어온다"고 했다. 그는 '고객은 결코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신조를 지켰다.
또 다른 사례는 롯데렌탈에서 주도한 전기차(EV) 사업 선점이다. 표 전 대표는 2016년부터 국내 렌터카 업계에서 발빠르게 전기차 보급을 확대했다. 롯데렌탈이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는 데 크게 기여하면서 재임 기간 매출은 2013년 8852억원에서 2018년 1조8859억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KT가 표 전 대표를 다시 사외이사로 영입한 배경도 그의 전문성과 실무 경험을 높게 샀기 때문이다. KT는 2020년 표 전 롯데렌탈 대표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며 "KT 주요 사업 및 전략 부서장을 역임해 통신 사업과 경영환경 이해도가 높다"며 그의 경영 통찰이 기업가치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KT맨 이력,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에 영향 없어"
KT맨으로서 KT 사외이사로 돌아올 때는 우려 섞인 시각도 있었다. 국민연금이 표 전 대표가 롯데렌탈(전 KT렌탈)에서 대표로 임했던 것을 들어 5년 내 중요한 거래관계에 있는 회사의 상근 임직원으로 근무했다는 이유로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했다. 외국인 주주 등이 찬성표를 던지며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표 전 대표는 KT에서의 경력이 독립성을 훼손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KT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로서 쓴소리를 정확하게 할 수 있었다는 회고다.
그는 "사외이사들은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이지만 통신 분야에만 천착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모르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보다 본질적인 관점에서 논의가 이뤄지도록 길라잡이 역할을 하게 됐다"고 답했다.
그의 말처럼 보드 멤버의 전문성은 이사회 선진화를 이끈다. '스페셜리스트' 표 전 대표는 KT 이사회의 풍경을 바꿨다. KT 이사회 내 주요 안건들은 하나의 방안만 상정하지 않고 복수의 안을 올리고 이사회가 검토해 능동적으로 토의할 수 있게 했다. 표 전 대표에게 이사회 안건을 보고하는 실무진은 '깨질' 각오도 했어야 했다.
KT의 주요 안건들은 이사회 전 별도의 사전보고 절차를 거쳤다. 표 전 대표는 "사전보고를 거치며 이사회가 보고 내용 중 고쳐거나 보완해야 할 부분들을 선제적으로 짚는다"며 "이후 안건 수정 기간을 거쳐 상정한다. 외부에서는 '찬성' 비율을 문제 삼기도 하는데, 이미 선제적 논의가 충분히 이뤄진 영향"이라고 했다.
KT가 지배구조 개편을 논의할 때도 표 전 대표가 핵심적인 목소리를 냈다. 2022년 KT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탈바꿈을 추진하며 클라우드와 IDC 사업 부문의 분사를 추진했다. 이 안건은 이사회에서도 심도 깊게 논의됐다. KT는 통신 분야가 규제산업이라 클라우드 부문에서의 혁신성을 잘 펴지 못하고, 그만큼 기업가치가 충분히 평가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표 전 대표는 "KT클라우드 분사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이사회 결정의 한 예"라며 "분사를 통해 전문성 있는 자회사가 출범하면 그룹 전체 가치가 올라간다고 판단했다"고 회상했다. 실제 KT는 2022년 4월 1일 'KT클라우드'라는 별도 법인을 공식 출범시키며 클라우드·IDC 사업을 떼어내는 작업을 완료했다. 표 전 대표는 2023년 3월 KT 정기 주주총회 전까지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표 전 대표는 이사회에서 분사 추진 배경과 향후 계획을 적극 질의하며 주주가치 관점에서 이 안건을 다뤘다고 전했다. 그는 "사업 분할 같은 중대 사안은 KT 소액주주들의 주주가치가 훼손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해야 한다"며 경영진과 여러 차례 시나리오별 효과를 검토한 과정을 소개했다.
◇"정보보안 리스크, 이사회에서 개선방안 논의해야"
정보보안과 독립이사제 등 최근 KT의 현안들에 대해서도 물었다. 표 전 대표는 리스크 해소에 머물기보다 사건 분석을 꼼꼼하게 해 배울 점을 남겨야 한다고 했다.
표 전 대표는 "화재가 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사회에서 직접 현장을 찾기로 했다"며 "이사회가 강력하게 주장해 화재의 가능성이 있을 만한 리튬 배터리를 배제하고 화재의 가능성이 아주 낮은 리튬인산철 전지로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사회에서는 차후 실제로 KT가 보고한 대로 리튬 배터리를 폐기하고 교체했는 지까지 확인했다"고 전했다.
KT 소액결제 사건에 관해서는 '창과 방패의 싸움'이라고 칭했다. 해킹 기술이 발전하며 막기에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해외에서의 해킹 시도에 대해 대응을 놓친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통신사로서 해킹을 당하면 회사의 이미지에 타격이 있지 않나 , 전국적인 사고는 아니었지만 배울 점이 분명한 만큼 CEO나 이사회에서 개선 방안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독립이사회 구성에 대해서는 이미 KT 이사회의 독립성이 보장돼 있다고 봤다. 표 전 대표는 "이사회 사전보고나 주요 이슈 토의는 사외이사들만 참여해 진행하고, 이사회 참여 당시 감사위원회와 컴플라이언스위원회와의 공동 회의에 참여해 점검 결과를 함께 살폈다"고 했다.
표 전 대표는 이사회 지원 조직도 강화했다. 표 전 대표는 "경영기획 부문에서 이사회 지원 조직을 포괄했는데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을 나눠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 이사회 사무국이 분리됐다"고 전했다.
그는 KT 이사회가 상당히 선진화돼 있다고 평가했다. "외부에서 보는 시각보다 KT의 이사회는 굉장히 앞서가 있다"며 "사내이사를 배제한 사외이사 간담회 등 한달에 2~3번 회의를 진행하며 선진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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