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rd Match up/한국투자금융 vs 노무라홀딩스]숫자는 한투 vs 실질 독립성은 노무라①[이사회]사외이사 비율 높지만 오너가 의장역할 vs 노무라 ‘쓰리 커미티’로 감독·집행 분리
안정문 기자공개 2025-11-11 08:19:17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에는 뛰어난 개인 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하지만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중요한 척도다. 기업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0일 08: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며 ‘노무라 넘어서기'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안정적 수익 기반을 확보하면서 아시아 대표 투자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오너인 김남구 회장과 주력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의 김성환 사장은 직접 '노무라증권을 넘어 아시아 넘버원 증권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세부적으로 5년 뒤인 2030년을 목표해로 설정했다.
한국투자금융의 실적을 보면 당장 노무라를 넘어설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올 상반기 연결기준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영업수익 11조7754억원, 순이익 9996억원을 거뒀다. 노무라홀딩스(3월 결산)의 영업수익 2조3178억엔(약 21조7111억원), 순이익 1966억엔(약 1조8416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정도 수준인 셈이다.
한투가 노무라를 의식하는 이유는 단순한 규모 경쟁이 아니다. 자본시장 중심의 성장모델과 글로벌 스탠더드에 근접한 지배구조를 갖춘 노무라는 한투가 넘어야 할 기준점이 되고 있다. 양사의 이사회와 지배구조를 토대로 한국투자금융의 노무라 넘어서기 가능성을 짚어본다.
◇오너 활동하는 한국금융지주 이사회
한국금융지주와 노무라홀딩스의 이사회 구조를 나란히 놓고 보면 숫자상 비율은 한국금융지주가 앞선다. 사외이사 비중만 놓고 보면 한국금융지주가 높다. 다만 이사회 의장, 소위원회 구성 등을 고려했을 때 실질적인 독립성과 위원회 운영 방식에서는 노무라가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금융지주 이사회는 현재 7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으며 그중 5명이 사외이사다. 오너인 김남구 회장이 대표와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다. 지주운영총괄을 맡은 오태균 사장을 포함해 2인의 사내이사가 이사회 소속이다. 사외이사는 이성규 베어스톤파트너스 경영자문 부문대표, 최수미 충남대 경영학부 교수, 김희재 올댓스토리 대표, 지영조 현대차 고문, 백영재 넷플릭스 임원 등 5명이다.
한국금융지주 사외이사 비율은 71.4%로 글로벌 대형 금융지주 평균(60% 내외)을 웃돈다. 숫자만 보면 ‘독립 이사회’에 가깝다. 그러나 이사회 내 구성을 살펴보면 상황은 다르다. 이사회에는 오너인 김남구 회장이 포함돼 있다. 최대주주(김 회장 20.7%)이자 그룹 총괄이 이사회에 직접 참여하는 구조다. 외형상 사외이사 비율이 높지만 이사회 의사결정 과정에서 오너의 영향력이 일정 부분 작동할 수밖에 없다.
소위원회를 살펴보면 외형상 위원회는 다수 존재하지만 의결구조나 구성의 중립성 측면에서는 글로벌 금융사의 위원회 시스템과는 거리가 있다. 세부적으로 한국금융지주는 감사위원회와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포함해 경영위원회, 보상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ESG위원회, 내부통제위원회 등 7개의 소위원회를 이사회에서 운영되고 있다. 내부통제위원회를 제외한 6개 소위원회에는 사내이사가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경영위원회는 김남구 회장, 리스크관리위원회·보상위원회는 이성규 사외이사, 감사위원회·임원후보추천위원회 최수미 사외이사, ESG위원회 김희재 사외이사, 내부통제위원회 지영조 사외이사가 각각 위원장을 맡고 있다.

◇노무라, 쓰리 커미티 시스템 통한 사외이사 중심 운영
노무라홀딩스의 이사회 구성원을 살펴보면 총 12명으로 이 중 8명이 사외이사다. 사외이사 비율은 약 67%로 한국금융지주보다 약간 낮지만 독립성 구조는 더 정교하다. 의사결정의 균형을 위해 견제와 감독 기능을 제도적으로 분리해 놓은 셈이다.
노무라홀딩스도 이사회 의장은 회장이 맡고 있지만 그가 오너인 것은 아니다. 의장은 코지 나가이(Koji Nagai) 회장이다. 1981년 노무라에 합류한 그는 홀딩스 및 증권 대표 및 그룹 최고경영자(CEO)를 거쳤다.
켄타로 오쿠다(Kentaro Okuda) 홀딩스 사장은 대표 및 그룹 최고경영자로서 활동 중이며 1987년 입사 후 노무라증권에서 상무·전무·집행임원 등을 거쳤다. 그는 노무라증권의 대표도 맡고 있다.
사내이사인 유타카 나카지마(Yutaka Nakajima)는 노무라증권 부대표다. 1988년 노무라에 입사해 증권부문에서 여러 관리직을 거쳤다. 쇼지 오가와(Shoji Ogawa) 사내이사는 노무라증권에서 자본시장, 투자은행 관련 부서 헤드를 맡아왔다. 현재는 노무라홀딩스 아메리카 비집행이사, 노무라자본시장연구소 감사, 노무라수탁연구 컨설팅 감사 등을 겸하고 있다.
사외이사 8명 가운데 4명은 외국인 사외이사로 글로벌 시장 경험과 회계·리스크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이다. J. 크리스토퍼 지안카를로(J. Christopher Giancarlo) 전 GFI 그룹 집행부사장 및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연구국 부국장,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 선임부총재 등을 지낸 파트리샤 모서(Patricia Mosser) , 넬리 리앙(Nellie Liang) 전 미국 재무부 차관, 빅터 추(Victor Chu) 홍콩 증권선물위원회 자문위원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외에 일본의 생활용품 기업 유니참에서 요직을 거친 타카히사 타카하라 사외이사, 외국 로스쿨 방문교수 등 법률·국제비즈니스 경력을 갖춘 미유키 이시구로, 회계사이자 딜로이트토모우시모츠 그룹 등에서 임원을 지낸 마사히로 이시즈카, NGK 인슐레이터 회장인 타쿠 오시마 등은 일본인 사외이사다.
이사회의 구성이 다양성과 전문성 면에서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이사회 내 위원회(소위원회) 구성에서 노무라홀딩스는 한국금융지주와 뚜렷한 대비를 보인다. 노무라는 이사회 산하의 위원회 구성은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짰다. 사내이사가 있는 소위원회는 감사위원회와 리스크관리위원회 뿐이다.
모든 소위원회의 위원장은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지명위원회와 보상위원회는 타쿠 오시마, 리스크관리위원회는 파트리샤 모서, 감사위원회는 마사히로 이즈시카 사외이사가 위원장으로 있다.
이 같은 사외이사 중심 구조는 노무라홀딩스가 밝힌 거버넌스 방침과도 맥을 같이 한다. 노무라홀딩스는 “이사회가 다양한 관점에서 활발히 논의할 수 있도록 성별·국적·경력 배경이 다양한 인사로 구성되어 있다”면서 “이사회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두고 있으며 이들 위원회는 모두 외부이사가 의장을 맡아 경영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노무라홀딩스는 일본 내에서도 보기 드문 ‘쓰리 커미티(Three Committees)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이사회 산하에 지명위원회(Nomination Committee)와 보수위원회(Compensation Committee), 감사위원회(Audit Committee) 등 세 개의 법정위원회를 두며 모든 위원회의 의장은 사외이사가 맡는다. 또한 리스크위원회(Board Risk Committee) 등 추가 위원회를 설치해 이사회가 직접 리스크관리와 보상정책을 감독한다.
쓰리 커미티 시스템에서 이사회는 경영을 직접 수행하지 않는다. 지명·보상·감사위원회가 사외이사 중심으로 경영진을 감시·평가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사회는 감독기관으로 기능하고 CEO와 집행임원들이 실질적인 경영을 수행하는 구조다. 이는 일본 내 전통적인 감사위원회사'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거버넌스 독립성을 확보한 모델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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