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잃은 KT 김영섭호 사업 진단]재원 핵심 축 부동산 유동화, '올스톱' 수순이사회 반대 속 매각 전략 구상, 대표 교체 시 '중단' 불가피 전망
최현서 기자공개 2025-11-17 07:37:59
[편집자주]
김영섭 대표가 연임 도전이 아닌 임기 후 사임을 표명하면서 KT는 새 리더십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문제는 이에 따라 그가 야심차게 추진해왔던 다수 사업도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는 점이다. 김 대표 체제 하에서 KT가 진행해온 사업들의 현황과 전망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4일 09: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영섭 KT 대표(사진)는 AI 사업 강화, 밸류업 정책을 전면에 내세웠다. 정책의 재원은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해 확보할 계획이었다. 특히 과거 전화국으로 활용한 부지들의 유동화 밑그림을 그려뒀다.하지만 부동산 유동화 계획은 김 대표의 의지대로 실행되지 않았다. 이사회의 반대에 부딪혀 줄곧 미뤄져 왔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연임을 포기하면서 사실상 부동산 유동화 전략도 방향을 잃게 된 셈이다.
◇'숙원' 비주력자산 현금화, 밸류업·AI 정책 '근간'
유선통신이 보편화됐던 시절 전화국은 필수 인프라였다.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지역의 중심에 자리했다. 휴대전화 기반 무선통신이 일상화되면서 전화국은 처분 대상으로 떠올랐다. 전화국 부지는 점차 호텔, 오피스 등으로 바뀌었다.
부동산 유동화는 김 대표만의 고민이 아니었다. 이전 CEO들 역시 관련 매각을 추진했다. 이석채 전 회장은 2009년 자산 유동화를 위해 주요 부동산을 매각한 뒤 장기 재임대하는 '세일즈앤리스백(Sales and Leaseback)' 방식으로 부동산을 팔기도 했다. 2009년 242만평에 달했던 KT 토지 자산은 2014년 187만평으로 23% 줄었다. 같은 기간 KT의 건물 자산은 272만평에서 110만평으로 59% 감소했다.

이 과정에서 부작용도 많이 발생했다. 동케이블 등 부수 자산까지 함께 매각했다가 이를 다시 설치하는 데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일도 있었다. 부동산 헐값 매각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내부 갈등을 겪었다. 이후 부동산 처분은 KT에게 '아픈 손가락'이 됐다.
그런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김 대표가 관련 논의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아울러 김 대표가 부동산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으로 추진하려 했던 정책 가운데 하나는 주주가치 제고였다. KT는 작년 11월 공시에서 "유휴 부동산, 비핵심 투자자산 등 자산 유동화를 통한 자본 배치 재원 확충"을 추진 방향으로 제시했다.
탈통신 전략의 핵심으로 꼽히는 AI 사업 재원으로도 부동산 매각 자금을 활용할 계획이었다. 김 대표는 MWC 2025에서 "앞으로 주파수도 받아야 하고 6G 시대가 열리면 위성도 해야 한다. 네트워크 인프라도 해야 하고 AI도 계속 추진해야 한다"며 "가능한 적기일 때 (부동산) 유동화를 해야 하고 마찬가지로 시기 적절할 때 투자를 해 본업을 성장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동산 매각 작업이 한때 궤도에 오르기도 했다. 작년 12월 KT는 삼정KPMG를 자문사로 선정해 유동화 검토 대상으로 20곳 넘는 부동산 자산을 추렸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을 비롯해 임대주택, 지방 오피스 등이 매각 리스트에 올랐다. 규모만 3조원이 넘었다.
◇이사회와 의견 대립, 지연→잠정 중단 수순
하지만 김 대표의 의지와 달리 비핵심 자산 매각 규모는 점차 줄어들었다. 올 1분기에는 매각 대상이 호텔로 축소됐다. 2분기 이후에는 사실상 호텔 매각 논의도 멈춘 상태다.
배경에는 이사회의 반대가 있다.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호텔 자산을 굳이 팔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 이사회 내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KT 전직 임원은 "재원 확보 필요성은 공감했지만 결국 (부동산 매각이) 지속 가능한 기업 성장과는 거리가 먼 선택이라 여긴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과거 부동산 매각 이후의 사례도 이사회가 쉽게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탓에 새 대표가 부임하더라도 부동산 매각은 당분간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T 차기 대표 후보를 선출하는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기조와 비핵심 자산 유동화에 대한 인식이 맞는 인사가 차기 대표 후보로 선정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굵직한 부동산 매각안은 내년으로 넘어간 상태였다"며 "최종 대표 후보를 찾는 단계에서도 부동산 유동화에 대한 생각을 물어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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