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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CEO 연임 시험대]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실적 부풀리기 없었다②[실적] 은행 영업 속도 조절해 자본비율 관리…증권 투자 아끼지 않고 선제적 충당금 적립

최필우 기자공개 2025-11-07 12:21:47

[편집자주]

금융지주 CEO들의 연임 도전이 본격화됐다. 현직 CEO들은 최고경영자 승계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으나 감독 당국의 깐깐한 검증 요구로 연임을 낙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사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임기 중 주요 업적을 입증하고 대외 환경 변화에 따른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한번 더 선택 받을 수 있다. 임기 만료를 앞두고 시험대에 오른 금융지주 CEO들의 경영 성과와 실적 성적표를 살펴보고 변수 등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1월 05일 15:0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사진)이 재임 기간 순이익을 극대화하는 것보다 내실 다지기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파악됐다. 전통적으로 금융사 CEO가 임기 첫해 실적을 극대화해 연임 가능성을 높이려는 경우가 많지만 임 회장은 정공법을 택했다. 단기적인 실적 개선보다 중장기적인 성장 기반 마련에 주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 실적이 둔화된 데서 임 회장의 경영 전략을 파악할 수 있다. 우리은행 순이익 감소를 감수하고 위험가중자산(RWA)을 축소해 자본비율을 개선하는 전략을 택했다. 개선된 자본비율로 우리투자증권, 동양생명 등 비은행 계열사 지원을 늘려야 전사적으로 진일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경쟁사와 비교하면 아쉬움 남긴 순이익

우리금융이 발표한 2025년 3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올해 누적 순이익은 2조7964억원이다. 전년 동기에 기록한 2조6599억원에 비해 1365억원(5%) 증가했다. 4분기 실적까지 포함되면 전년도 순이익인 3조86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2023년 2조5167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이후 2년 연속으로 실적을 개선하는 셈이다.


임 회장 재임 기간 순이익 우상향을 이어가고 있으나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하면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을 보면 KB금융은 5조1217억원, 신한금융은 4조4609억원, 하나금융은 3조433억원을 기록했다. 리딩금융 KB금융의 절반 수준의 순이익에 그친 것이다. 비은행 약점이 있는 하나금융과 비교해도 5000억원가량 뒤처진다.

우리은행 순이익 후퇴로 경쟁사와 순익 격차가 벌어졌다. 우리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2조2880억원의 순익을 냈다. 전년 동기 2조5310억원과 비교해 2430억원(9.6%) 감소했다. 다른 시중은행이 같은 기간 일제히 순익 3조원을 넘기며 역대 최대치 또는 최대치에 근접한 실적을 낸 것과 대비된다.

지난 3분기 실적에 동양생명 인수 염가매수차익이 반영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금융의 상대적 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로 인해 발생한 염가매수차익을 5810억원으로 산출했다. 대규모 염가매수차익이 영업외이익에 반영됐음에도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한참 뒤처진 순이익을 낸 것이다.

◇중장기 관점 반영된 '자본비율·충당금' 관리

이같은 실적은 임 회장의 중장기 경영 계획에 영향을 받았다. 임 회장은 올해 3월 금융감독원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으로 강등된 이후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단기적인 실적이 부진하더라도 감독 당국 검사를 받거나 금융 환경이 악화될 때에 대비해 자본비율 관리를 우선시하기로 했다.

우리은행 순이익이 뒷걸음질 친 것도 보통주자본(CET1)비율 관리 여파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의 순이익을 극대화하고 이익잉여금을 쌓는 방법 대신 위험가중자산을 줄여 CET1비율을 높이는 방식을 택했다. 덕분에 우리금융 CET1비율은 지난 3분기 12.92%로 13%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높아졌다.

충당금 적립도 3분기 실적을 축소시킨 요인이다. 우리금융은 3분기 책임준공형 신탁, 은행 담보 가치 하락, 키코(KIKO) 대법원 패소 등을 이유로 1500억원을 웃도는 금액을 충당금으로 적립했다. 임 회장의 연임 도전 전에 공개되는 마지막 실적에 선제적 충당금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것이다.

우투증권에 대한 투자로 판매비와관리비가 늘어난 것 역시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를 도입하고 증권업계 인력을 대거 영입하는 과정에서 예년에 비해 판관비가 늘었다. 단기간에 순이익을 내기 어려운 계열사임에도 그룹 미래 먹거리를 위해 아낌없이 비용을 쓴 것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올해도 은행업이 호황이었지만 우리금융은 단기 실적 극대화에 집중할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며 "임종룡 회장의 중장기 계획 이행으로 실적에 영향이 있었고 임추위도 이를 감안해 표면적인 실적보다 경영 지표에 녹아 있는 내용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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