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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단순히 철근 생산 줄이자는 게 아냐…본질은 고도화”민동준 철강산업경쟁력강화 TF장 “제품 차별화 없인 미래도 없다”

이호준 기자공개 2025-11-07 08:53:37

이 기사는 2025년 11월 05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발표한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두고 시장에선 ‘철근부터 구조조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이번 대책의 실무 총괄을 맡은 민동준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명예특임교수는 “이번 방안의 초점은 감산이 아니라 고도화”라고 못 박았다. 그는 “양을 줄여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제품 경쟁력과 기술력”이라고 강조했다.

민 교수는 민관 합동 ‘철강산업경쟁력강화 TF’의 장으로 이번 대책 수립을 주도했다. 과거 포스코 파이넥스 공정 상용화와 운영 체계 구축 등 저탄소 기술 연구를 진행해온 철강 분야 대표 권위자다. 민 교수는 “고도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며 “감산은 외과적 수술처럼 마지막 단계의 처방”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공급과잉에 따른 경쟁력 약화 품목에 대한 선제적 조정에 착수해 철근을 비롯해 형강 등 범용재에 대한 생산 조정에 나서기로 했다. 강제성은 없지만 기업이 자율적으로 설비를 감축할 경우 세제 등 각종 인센티브를 지원한다. 국회에서 추진하는 철강산업 특별법 등을 통한 제도적 뒷받침도 병행할 방침이다.

또 미국의 50% 철강 관세와 유럽연합(EU)의 철강 저율관세할당(TRQ) 도입 검토 등 수출 장벽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양자 간 협의 채널을 가동한다. 지난 9월 발표한 철강·알루미늄·구리 등 5700억원 규모의 수출 지원 대책도 차질 없이 이행한다.

정부는 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EC룸에서 철강업계 CEO 간담회를 열고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의 주요 내용을 공유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업계 의견을 청취하며 세부 실행 계획을 논의했다. 오른쪽 세번째 민 교수. 출처: 산업부

아래는 주요 질의응답 내용.

-이번 대책의 핵심이 철근 설비 감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고도화를 시켜야 한다. 감산을 해서 지금 우리가 겪는 어려움이 해결되는 건 아니다. 감산은 가장 강렬한 수술적인 처방이지만 체질이 바뀌진 않는다.”

-감산으로 시장 상황이 개선되긴 어렵다는 뜻인가.
“삭감을 해도 관세는 남아 있다. 삭감과 가격 경쟁력도 관계가 없다. 잠시 수급 균형을 맞추는 것 외에는 효과가 크지 않다. 철근을 줄여서 가격이 5만원 올라도 건설사는 일본이나 중국산을 바로 쓴다. 시장이 다시 열리면 가격은 유지되지 않는다. 감산으로 시장을 통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대책의 초점은 공급 조정보다는 경쟁력 강화에 있는 건가.
“그렇다. 이 문제를 단순히 수급의 불균형으로 볼 게 아니라, 철강산업의 근본 경쟁력에 대한 의문으로 봐야 한다. 결국 산업을 어떻게 고도화할 것인가의 문제다.”

-범용재 구조조정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맡게 된다는 의미인가.
“정부든 산자부든 ‘너 죽어’ 그러면 죽을 수 있는 기업이 있나? 없다. 기업들끼리 합리적인 방법을 찾는 게 숙제다. 우리는 목표를 정할 뿐, 수단은 없다.”

-실행 수단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물론 암시적으로는 가능할 것이다. 협약이나 MOU를 맺는 방식 정도는 있을 거다. 하지만 이번 안은 새 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조건과 시간을 만들자는 취지다.”

-단순 감산보다 중요한 과제는 무엇인가.
“정부는 인프라(수소, 전력 등)를 정비하고 기업은 새로운 제품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 지금처럼 같은 제품으로는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 해외 공장을 짓는 것도 좋지만 거기서 만드는 제품이 차별화되지 않으면 오래가지 못한다.”

-대한제강, YK스틸 등은 타격을 받을까.
“대형사, 중소형사 할 것 없이 철근 업체들은 다 비슷하다. 설비도 비슷하고 전력비도 비슷하다. 양을 줄여서 가격을 받치는 건 폐쇄시장에서나 가능한 얘기다. 우리가 줄이면 수입이 늘고 가격은 다시 떨어진다.”

-포스코의 경우는 어떤 영향을 받나.
“포스코도 영향이 있다. 탄소배출권, NDC, 무상·유상할당, 미국 관세 등 여러 압박이 있다. 정부 도움 없이 버틸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 국내 투자 방향을 명확히 해야 한다. 근본적으로 어떤 제품 경쟁력으로 갈 건지를 묻는 거다.”

-현대제철도 비슷한 맥락인가.
“그렇다. 현대제철은 고로 상태가 썩 건전하지 않은 걸로 알려져 있다. 2035년까지 버틸 건지, 교체할 건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이건 양의 문제가 아니라 실력의 문제다.”

(동국제강 인천공장에서 철근이 생산되는 모습. 출처: 동국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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