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8000억 '아베오' 팔까 말까…밸류업 급선무 결론투자도 매각도 쉽지않아 진퇴양난, 기업가치 올리기 총력 '외부 신약' 도입
정새임 기자공개 2025-11-07 07:16:20
이 기사는 2025년 11월 05일 15: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주력 자산을 정리 중인 LG화학에 있어 미국 항암제 개발 자회사 '아베오파마슈티컬스(아베오)'는 생명과학사업본부의 마지막 보루와 같다. 다른건 솎아내고 팔아도 '항암' 분야는 자원을 집중한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줬다.하지만 8000억원을 투입한 아베오가 연구개발(R&D)에서 고전하는 등 득이 되지 못하다는 판단에 내부적으로 고민이 깊다. 전사 비용절감으로 전폭적인 지원이 힘들 뿐더러 설령 매각을 하더라도 인수금액을 상회하는 가치를 인정받지도 못한다고 판단한다. 아베오를 품건 매각하건 어떤 선택을 하든 간에 우선 기업가치를 높이는 일이 급선무로 떠오른다.
◇올해 본격적인 리밸런싱, 포트폴리오 정리하고 에스테틱 매각
LG화학은 올해 유동성 확보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차원에서 사업부 매각을 추진해왔다. 워터솔루션에 이어 생명과학본부 내 에스테틱 매각에 나섰다. 워터솔루션은 1조4000억원, 에스테틱은 약 2000억원에 매각이 결정됐다.
나아가 알짜로 꼽히는 비스페놀A(BPA)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는데 이어 생명과학본부 통매각설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생명과학본부는 최근 매각한 에스테틱 외에도 성장호르몬, 백신 등으로 대표되는 스페셜티케어 사업부, 당뇨병, 고혈압 등 프라이머리케어 사업부 그리고 항암신약을 개발하는 손자회사 아베오로 구성돼 있다. LG화학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가 채 안된다.

물론 전체 매출이 약 1조3000억원에 달하는데다 각 제품별 성격이 상이해 통매각은 쉽지 않을 것이란게 중론이다. 값을 제대로 받기도 힘들어 에스테틱처럼 부문별로 떼어내 파는 선택지가 고려될 것으로 점쳐진다. 에스테틱 역시 회사가 당초 생각했던 목표치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거래가 성사됐다.
생명과학본부 명맥을 이어간다면 최후의 보루로 꼽히는 분야가 바로 항암이다. 끊임없는 구조조정 속에서도 LG화학은 항암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실제 후기 단계에 접어든 파이프라인도 대부분 항암에 쏠려있다. 두경부암 신약 파이클라투주맙, 미국에서 판매 중인 신장암 치료제 '포티브다' 병용요법 임상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그 외 분야에서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택했다. 희귀비만증 신약을 경쟁사에 넘겼고 글로벌 3상 중이던 통풍 신약 개발도 중단했다. 둘 다 상업화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던 파이프라인이었기에 이같은 결정에 의문도 제기됐다. 선택과 집중을 하지 않을 분야에는 완전히 손을 뗀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포티브다 확장 꺾이고 재무지표 악화, 새 시너지 낼 신약 도입
'신약 명가'로 불렸던 LG화학 생명과학본부, 그 명맥이 점차 빛을 바래가는 지금 최후의 보루인 아베오의 역할이 매우 무겁다. 안타깝게도 2023년 인수 이후 현재까지는 8000억원의 투입 비용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미 인수 당시부터 비싼 가격이라는 평이 나왔던 딜이다. 이후 인수 2년이 다 돼가지만 득이 되지 못한 채 부담으로 쌓인다. 보유 항암제 포티브다로 꾸준히 매출을 늘리고 있음에도 적자가 계속되고 자본잠식 상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아베오 매출액은 2309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당기순손실 300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134억원이었던 자본총계는 작년 -483억원으로 자본잠식이 더 심화됐다. 매출을 내도 워낙 돈이 많이 드는 후기 임상을 진행하고 있어 손실이 불가피했다.
인수 후 기대했던 임상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 점도 치명적이었다.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선 포티브다의 적응증 확장이 필수였지만 이를 이뤄줄 옵디보와의 병용 임상에서 고배를 마셨다.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해 신장암 2차 치료로의 확대가 물거품이 됐다.
전사적인 비용절감과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LG화학이 아베오를 전폭적으로 밀어줄 수 있는 상황도 못된다. 최근에도 생명과학본부 비용절감을 강조하면서 바짝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현 상황을 감안하면 아베오 매각설마저 오르내리는 현실이 이상하지 않다.
매각을 하더라도 가격이 최대 걸림돌이다. 높은 가격으로 인수한 탓에 그보다 높은 밸류를 책정받을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인수 당시보다 매출액은 4배 가까이 늘었으나 매년 순손실이 커지면서 재무지표가 더 악화됐기 때문이다. 옵디보 병용 임상 실패로 포티브다에 대한 가치산정이 달라졌을 가능성도 높다.
결국 아베오에 대한 어떤 선택을 하건 우선 기업가치를 높이는 일이 급선무다. 포티브다와 새로운 시너지를 낼 만한 신약물질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 일환으로 보인다. 아베오는 5일 미국 바이오텍 하이버-셀(HiberCell)과 임상 1상 단계 신약물질 HC-5404의 글로벌 독점 개발 및 옵션 행사 권리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세계 최초로 임상 단계에 진입한 PERK 저해제다.
LG화학이 1b상을 진행한 후 2상 단계에서 글로벌 독점 실시권을 확보할 수 있는 옵션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초기 임상은 비용이 그리 부담스럽지 않아 충분히 투자해볼 만하다.
LG화학 관계자는 "항암시장에서 파이클라투주맙, 릴로그로툭 등 다양한 신약 과제를 운영 중이며 지속적으로 투자를 이어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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