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베스트

[목표전환형 전성시대]집중투자 내몰린 매니저들, 수익률 폭탄돌리기?④조기 달성 경쟁, 운용 질 왜곡…단기 모멘텀 초점, 특정 종목 쏠림

고은서 기자공개 2025-11-12 16:05:49

[편집자주]

올들어 자산관리(WM) 시장에서는 목표전환형 펀드가 다시 대세로 자리 잡았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유형이지만 몇 달 사이 판매사 창구의 새로운 주력 상품으로 부상했다. 무엇보다 짧은 기간 안에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고 청산하는 구조가 투자자와 판매사 모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더벨은 목표전환형 펀드의 부활 배경과 확산 양상, 그리고 그 이면에서 감지되는 과열 조짐까지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1월 07일 0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빠른 회전과 가시성이란 장점을 앞세워 리테일 시장의 주력 상품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동시에 구조적 한계와 부작용에 대한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가장 먼저 지적되는 대목은 상승장에서 초과 수익을 포기하는 구조다. 목표수익률을 찍는 순간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거나 채권으로 전환·청산하도록 설계돼 추가 상승분을 따라가기 어렵다. 이 점은 2017년 유행 당시부터 목표 충족 즉시 안전모드로 바뀐다는 설명과 함께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다.

하방은 열려 있고 상단은 막힌 구조도 단점으로 꼽힌다. 목표를 달성하면 상단 수익이 제한되는 반면, 시장이 꺾이면 손실 폭에 하한선이 설정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목표전환형에 대해 상단 수익은 막고 하단 손실은 열어둔 셈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강세장에선 수익 상한 때문에 기회비용이 생기고, 약세장에선 손실이 그대로 노출되는 역설이 발생한다.

이런 비대칭 구조는 자연스럽게 매니저들에게 가능한 빠르게 목표 수익률을 달성해야 하는 압박으로 이어진다. 목표 달성 시 펀드가 청산되면서 성과가 즉시 확정되고 운용사 내부 평가와 보상에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한 중견 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3개월 안에 6%를 찍느냐 마느냐가 매니저 평가의 절반 이상을 좌우한다"며 "결국 모든 전략이 단기 집중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최근 다수의 목표전환형 포트폴리오가 10종목 내외의 집중형으로 구성되는 경향이 강해졌다. 업종은 대부분 2차전지·AI·반도체·소부장 등 단기 모멘텀 섹터로 수렴한다. 위험 분산보다 짧은 기간의 수익 달성 확률이 우선되면서 매니저들이 서로 같은 종목을 사고파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지적이다. 한 운용역은 "시장 전체가 같은 종목, 같은 타이밍을 노린다"며 "결국 누가 먼저 빠져나오느냐의 폭탄돌리기 게임이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수수료 구조는 또 하나의 약점이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일반 액티브 혼합형 대비 연 1~1.3% 수준의 총보수를 적용하는 사례가 많다. 일부 은행권 판매 상품은 선취판매수수료(0.5~1%)가 붙기도 한다. 여기에 목표 달성 후 청산과 재투자가 반복되면 동일 자금이 여러 차례 수수료를 부담하게 돼 장기적으로 실효수익률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목표 미달성 리스크와 운용 지연도 상존한다. 예상과 달리 시장에서 조정이 시작되면 목표 달성까지 시간이 길어지고 그 사이 자금이 묶인다. 2017년~2018년 유행 당시에도 비슷한 현상이 있었다. 당시 분기 내 약 1조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됐지만 2분기 이후 시장이 하락하면서 다수의 펀드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청산이 지연됐다. 이로 인해 투자자 신뢰가 흔들렸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최근에는 운용사 내부에서도 성과 압박이 누적되며 운용 리스크가 조직 단위로 전이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목표전환형은 단기 회전형 상품이기 때문에 매니저 교체나 휴가조차 쉽지 않다. 한 운용사 대표는 "매니저가 펀드 운용 중 목표 달성 직전이면 며칠 휴가도 못 간다"며 "성과가 확정돼야 보상도 확정되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집중·쏠림 리스크는 최근 국면에서 더 두드러진다. 여러 운용사가 짧은 시간 안에 목표를 찍기 위해 공통된 모멘텀·테마에 쏠리면 포트폴리오가 유사해지고 회전이 빨라질수록 수익률 경쟁이 폭탄돌리기로 변질될 수 있다. 쏠림은 상승기엔 급등을 키우지만 조정 국면에선 청산·환매가 한꺼번에 겹치며 변동성을 키운다.

설명의 용이성과 실제 위험 사이의 괴리도 문제다. 목표전환형은 '기간·목표가 명확해 설명이 쉽다'는 이유로 판매 현장에서 확산됐지만 기초자산이 ETF·섹터·개별주 비중에 따라 공격적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있다. 명목상 '중위험·중수익'으로 포지셔닝되더라도, 특정 테마나 중소형 성장주 비중이 높아지면 투자자가 체감하는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 이러한 투명성이나 이해도 이슈는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상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은행·증권 판매 사이클과의 맞물림도 유의해야 한다. '목표 달성→청산→재설정'이 빠르게 돌아가는 판매 사이클은 판매사 실적에는 유리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잦은 수익 확정의 대가로 시장의 큰 추세를 놓칠 위험이 늘 뒤따른다. 목표전환형의 빠른 환매·갈아타기가 장기투자 문화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목표배당형의 역설도 있다. 목표배당형은 청산하지 않고 수익만 배당해 잔고 유지와 수익 체감을 동시에 노린 구조다. 그러나 목표 도달 빈도와 배당 주기가 짧을수록 배당·세제·보수 비용의 합이 커지며 결과적으로 회전 비용이 성과에 스며드는 셈이다. 장점과 함께 제도·비용 측면의 중립적 검토가 필요한 이유다. 업계에선 목표배당형을 장기 운용에 유리한 대안으로 설명하지만 그 자체로 비용·세제 구조가 단기 회전에 우호적인 건 사실이다.

상품 간 이질성과 표준의 부재도 리스크다. 목표전환형 간판 아래 목표율·측정 방식·전환 조건·운용 기초자산이 제각각인 경우가 적지 않다. 같은 이름의 펀드여도 목표율이 연환산인지, 누적인지, 달성 판정 방식(기준가·고가 반영 등)이 무엇인지에 따라 투자경험이 크게 달라진다. 투자설명서를 면밀히 보지 않으면 동일군으로 오인하기 쉽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상품·판매 전략에선 효율적일 수 있다. 다만 투자자 관점에서는 △목표 달성 이후 상단 제한 △목표 미달성 시 지연 △수수료 누적 △포트폴리오 쏠림과 변동성 확대 △성과 압박에 따른 집중투자 구조 △설명 용이성과 실제 위험의 괴리라는 다층적 리스크를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목표전환형 시장은 이미 누가 먼저 터지느냐를 지켜보는 수익률 폭탄돌리기 게임에 가깝다"며 "성과 중심 문화가 운용의 질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