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전환형 전성시대]리테일 휩쓴 청산 속도전, 내년 규제 '시험대'⑤회전율·쏠림·판매 행태 점검 가능성, 불완전판매 이슈까지 주목
고은서 기자공개 2025-11-13 15:19:22
[편집자주]
올들어 자산관리(WM) 시장에서는 목표전환형 펀드가 다시 대세로 자리 잡았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유형이지만 몇 달 사이 판매사 창구의 새로운 주력 상품으로 부상했다. 무엇보다 짧은 기간 안에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고 청산하는 구조가 투자자와 판매사 모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더벨은 목표전환형 펀드의 부활 배경과 확산 양상, 그리고 그 이면에서 감지되는 과열 조짐까지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0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목표전환형 열풍이 시장의 체질을 바꿨다. 빠른 회전과 확실한 성과를 앞세운 단기 구조는 리테일 자금을 움직이는 주된 동력이 됐다. 하지만 속도가 붙을수록 규제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내년은 목표전환형 대세 흐름이 금융 당국의 시험대에 오르는 첫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금융감독원은 최근 중소형주 쏠림과 높은 회전율을 중심으로 목표전환형 펀드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펀드 간 수익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운용사가 유동성이 낮은 종목에 단기 자금을 집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목표 달성 후 청산 구조가 반복되며 동일한 자금이 짧은 간격으로 시장을 들락날락하는 현상은 수급 왜곡과 가격 급등락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 당국의 우려다.
금융당국은 내년 중 목표전환형 펀드 운용·판매 실태 점검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검토 대상에는 펀드별 포트폴리오 구성 종목, 전환 기준, 판매 인센티브 구조, 목표 달성 시점의 자금 흐름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상품이 투자설명서상 중위험·중수익 등급에 맞게 운용되고 있는지, 위험 대비 보상 구조가 합리적인지 확인하기 위한 조치다. 단기 자금이 반복 유입되는 구조에서 일부 종목의 변동성이 커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시장 안정성 차원에서 모니터링 강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 같은 시각이 지나치게 과열 프레임에 갇혀 있다고 반박도 나온다. 실제로 목표전환형 펀드의 대부분은 포트폴리오 구성 역시 시장 전체에 영향을 줄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 중견 운용사 대표는 "10개 내외 종목을 담는다고 해도 시가총액 대비 비중은 미미하다"며 "한 펀드의 매매가 주가를 흔드는 구조라면 그건 이미 시장 구조의 문제지 상품 탓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운용업계 내부에서는 목표전환형이 과열이 아니라 리테일 자금 구조의 변화라는 해석도 나온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환경에서 고객은 '언제 얼마를 벌 수 있는지'가 명확한 상품을 선호하고, 판매사는 짧은 청산 주기로 실적을 인식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무엇보다 목표전환형은 자금을 묶지 않고 순환시키는 구조로 리테일 자금이 지속적으로 시장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순기능이 있다는 주장이다.
판매사 입장에서도 목표전환형은 성과가 눈에 보이는 구조로서 계속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2026년에는 은행 중심의 채권혼합형 이외에도 증권 중심의 주식혼합형과 테마형 상품이 다수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처럼 목표배당형이나 손익차등형 결합 등 다양한 변형 구조가 속속 등장하면서 단기 회전 구조에 장기 운용 요소를 결합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운용사는 고객이 목표 달성 후 자금을 전액 회수하지 않고 배당 형태로 이익을 나누는 구조를 통해 잔고 유지율을 높이고 있다.
그럼에도 감독 리스크는 여전히 불안 요소로 남는다. 금감원이 포트폴리오 집중도, 회전율, 판매 보수체계 등을 실질 점검 대상으로 포함할 경우 단기 성과 중심의 시장 구조는 한동안 위축될 수 있다. 자칫 단기 회전 억제에 초점을 맞춘다면 리테일 시장의 순환 구조 자체가 멈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규제가 속도 조절로 이어지면 시장 활력은 되레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목표전환형을 둘러싼 감독 논의가 향후 리테일 시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단기성과 중심의 경쟁을 완화하고 포트폴리오 투명성과 상품 표준화를 강화하는 방향이라면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업계는 금감원이 실태 점검을 통해 시장 왜곡이 실제로 제한적이라는 결론을 내릴 경우 제도권 내에서 목표전환형을 인정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금감원이 향후 가장 주의 깊게 들여다봐야 할 지점으로 불완전판매를 꼽는다. 최근 목표전환형 펀드는 '3개월 6%’, ‘연 8% 달성 시 전환'처럼 단순하고 직관적인 구조로 홍보되면서 투자 경험이 적은 일반 고객층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일부 창구에서는 주식 투자 경험이 전무한 중·장년층, 고령층 고객이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기본적으로 주식 비중이 포함된 투자상품임에도 예금 대체재처럼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판매 과정에서 위험고지가 충분히 이뤄지는지를 감독당국이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8% 목표 달성형'이라는 문구가 투자자 유입의 핵심 홍보 수단이 된 점도 지적된다. 2023~2024년 조정장을 경험한 투자자들은 손실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올해 들어 새로 진입한 고객들은 수익 경험만을 기반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현장의 시각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리스크 고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향후 분쟁으로 번질 여지가 있다"며 "감독당국의 시선이 단기 회전보다 판매 행태로 옮겨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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