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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5]까다로운 금융 규제…BNK카자흐 인가 통과기[thebell interview]③김성현 BNK커머셜뱅크 법인장, 필기시험부터 조직세팅까지 '첫 단추' 꿴 BNK맨의 1년

김보겸 기자공개 2025-11-13 12:52:17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네트워크를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해외 진출 전략도 질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과거 단순 진출을 넘어 현지화는 물론 IB, 자산운용, 디지털금융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은행뿐 아니라 보험사, 여전사 등 비은행권도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흥국과 선진국을 가리지 않고 새로운 수익원과 성장동력을 찾는 흐름이 뚜렷하다. '기회의 땅'을 향해 나아가는 국내 금융사의 글로벌 사업 전략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1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에서 지점장까지 했는데 50이 넘어서 필기시험을 칠 줄은 몰랐습니다. 3명 중 한 명이라도 떨어지면 인가가 취소되는 상황이라 셋이서 이건 시험이 아니라 생존이라고 생각했죠."

김성현 BNK커머셜뱅크 법인장(사진)을 비롯해 부산은행 출신 한국 경영진과 현지 경영진 등 3명은 카자흐스탄 금융당국이 출제자로 나선 시험에 모두 통과했다. 은행법부터 민법, 회계법, 상법을 아우르는 종합 자격시험이었다. 시험 결과에 따라 BNK커머셜뱅크의 카자흐스탄 은행업 전환이 좌우되는 순간이었다.

◇'첫 단추' 책임 맡은 글로벌 BNK맨의 1년

BNK커머셜뱅크는 2024년 6월 예비인가를 받은 뒤 1년 만인 올해 7월 본인가를 획득했다. 카자흐스탄 금융당국이 16년 만에 승인한 첫 신규 은행이라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컸다.


김 법인장은 2024년 7월부터 카자흐스탄 MFO 은행업 전환 추진 TFT팀장을 맡아 1년 안에 본인가를 받아야 하는 미션을 수행했다. 1975년생인 김 법인장은 계성고와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나왔다. 2002년 부산은행에 입사해 경영기획부와 전략기획부를 거쳐 하노이사무소장과 디지털전략부장 등을 맡으며 다양한 글로벌 경험을 쌓았다.

글로벌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그가 보기에도 카자흐스탄 금융규제 체계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까다롭다. 카자흐스탄에서 은행 경영진이 되려면 금융감독원이 주관하는 자격심사를 거쳐야 하며 필기시험에 합격해야만 경영진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김 법인장은 "한국이나 중국, 베트남에는 없는 제도로 외국계든 현지은행이든 예외 없이 시험을 친다"라며 "70점 이상이 기준이고 한 번 떨어지면 3개월 뒤 재시험을 볼 수 있지만 두 번 떨어지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카자흐스탄 금감원이 "현지에서 영업하려면 현지 금융환경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본사에서 법인장으로 발령이 났더라도 현지 시험과 자격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정식으로 취임할 수 없다.

김 법인장은 "BNK커머셜뱅크의 존폐가 시험결과에 달린 시기였다"라며 "세 명 중 한 명이라도 떨어지면 인가가 무효가 되는 구조"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가 부임할 당시 현지 시장은 녹록지 않았다. 김 법인장은 "예비인가는 말 그대로 계획서에 불과하다"라며 "본인가를 받으려면 인력부터 자본금, IT 인프라, 내부통제 시스템까지 모두 완비해야 했고 이 과정을 1년 안에 마무리해야만 했다"고 밝혔다.

현지 금융당국 역시 16년 만의 신규 인가심사라 혼선이 적지 않았다. 김 법인장은 "감독기관도 처음 겪는 절차인 만큼 BNK커머셜뱅크와 함께 현지 규제환경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가는 과정의 연속이었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 금융당국과의 소통은 현지 기업들에게도 쉽지 않았다. 김 법인장은 "현지 직원들은 감독당국이나 중앙은행 실무자에게 직접 전화하는 걸 무례하다고 여긴다"라며 "대부분 메시지를 써서 공손하게 보내는데 의사소통 측면에서는 비효율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바로 전화를 걸어 왜 안 되는지 직접 묻곤 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방식은 오히려 현지 당국의 신뢰를 얻는 계기가 됐다. BNK커머셜뱅크는 정부당국과 금융감독원, 중앙은행 등과 긴밀한 협력 라인을 구축하며 인가 절차를 빠르게 마칠 수 있었다. 외국기업의 카자흐스탄 투자진출이 늘면서 정부 역시 외국계 금융자본 유치를 원하는 상황도 맞물렸다.

BNK커머셜뱅크의 부법인장과 주요 임원은 모두 현지인이다. 김 법인장은 "현지인의 언어와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면 경영이 어렵다"라며 "한국 경영진이 방향을 잡되 현지 리더들이 직원들과의 접점을 만들고 원활하게 의사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ME가 편하게 쓰는 은행 될 것"…현지 슈퍼앱과 차별화

BNK커머셜뱅크는 디지털 기반 중소기업(SME) 특화은행을 지향하지만 제도적 제약은 여전하다. 실명확인 절차를 위해 고객이 반드시 창구를 방문해야 하며 완전한 비대면 대출이나 예금은 불가능하다.

김 법인장은 "카자흐스탄은 아직 100% 디지털뱅킹을 허용하지 않는다"라며 "제도가 바뀌면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처럼 완전 비대면 금융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BNK커머셜뱅크는 카자흐스탄 현지 '슈퍼앱' 시장과는 다른 길을 걷는다고 했다. 김 법인장은 "카자흐스탄 국민 대부분이 사용하는 카스피 등 현지 슈퍼앱은 전자상거래를 기반으로 하다 보니 앱 장체가 무거운 측면이 있다"라며 "BNK커머셜뱅크는 고객이 자주 쓰는 기능만 넣고 단순하게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중소기업(SME)들이 편하게 쓰는 은행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BNK금융그룹의 첫 해외은행 법인장으로서 김 법인장은 책임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BNK커머셜뱅크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아야 두 번째, 세 번째 해외은행이 나올 수 있다"라며 "현지 중소기업과 지역사회와 동반 성장해 고객에게 신뢰받는 은행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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