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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차기 리더는]조직·인사 '이사회 승인' 필수, 차기 CEO 부담 가중대표 선임 때마다 불거지는 이사회 권한 논란 재현

노윤주 기자공개 2025-11-13 07:57:56

[편집자주]

김영섭 대표가 연임 포기를 선언하면서 KT의 리더 교체가 분명해졌다. 이에 따라 차기 후보군을 두고 내외부 다양한 인물이 거론 중이다. 국내외 AI 경쟁이 가속화 중인 가운데 본연의 통신 사업까지 아우를 수 있는 수장이 시급한 상황이다. KT의 CEO 선임 절차와 유력 후보군의 면면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1일 13: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 이사회가 경영 관여 규정을 보다 강화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기존 보고안건이던 부문장급 인사와 주요 조직개편 시 이사회 의결을 받도록 규정을 개정하자 '과도한 개입'이란 우려섞인 시선이 나온다.

신임 대표 취임 후 새로운 경영 방향에 따른 조직·인사 개편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하지만 차기 대표에게는 취임 초기 조직 운영 방향에 대해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일각에서는 대표 고유 권한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표와 손발 맞출 부문장 인사…이사회 사전 승인 받는다

11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회는 최근 이사회 규정 제8조를 개정했다. '주요 조직의 설치·변경·폐지 시 이사회에 사전보고'라는 조항을 폐지한 게 주 골자다. 사전보고가 아닌 사전심의와 의결을 받도록 만들었다. 부문장급 경영임원, 법무실장 임명 시에도 사전 의결이 필요해졌다.

각 부문장은 부사장 혹은 전무급 임원이다. 추후 차기 CEO가 이들을 교체하거나 신규 부문장을 임명할 때마다 이사회 승인을 거쳐야 한다. 주요 조직개편에도 이사회 승인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조직개편은 승인이 아닌 보고안건이었다. 일례로 지난해 12월 이뤄진 2024년 15차 이사회에서는 2025년도 조직개편사항이 보고안건으로 올라갔다.

KT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규정 개정을 처리한 것은 맞으나 구체적인 내용, 개정 배경 등은 확인이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KT 이사회는 이미 경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상당한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이사회 운영규정 제8조에 따르면 이사회 결의사항만 40개에 달한다. 주요 투자와 재무 관련 안건은 대부분 이사회를 거쳐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매반기 △1200억원 이상 타법인 지분 매각 및 출자 △600억원 이상 타법인 보증 및 담보 제공 △600억원 이상 토지나 건물 취득 및 처분 △10억원 이상 출연 또는 기부 등이 이사회 결의를 받아야 한다. 예산상 차입규모를 초과하는 장기차입, 전환사채 및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도 마찬가지다.

경영진이 큰 규모로 자산을 유동화하거나 신사업에 투자할 경우 반드시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여타 기업도 마찬가지이지만 KT는 이사회 10명 중 사내이사는 2명에 불과하고 8명이 사외이사라는 점에서 다르다.

경쟁사인 SK텔레콤은 사내이사 2인, SK 그룹 측 기타비상무이사1인, 사외이사 5인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4명으로 채워져 있다. 이사회 의장은 기타비상무이사인 권봉석 ㈜LG COO가 맡고 있다. KT 이사회는 타사에 비해 사외이사 비율이 유독 많은 구조다.

여기에 기존 부의안건이던 조직 운영, 인사 사안을 결의 안건으로 변경하면서 사외이사진의 권한을 대폭 강화시킨 것이다. 경영진 의견이 이사회를 설득시키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선임 후 조직 재편 속도 차질 불가피…경영 독립성 우려 나와

KT 이사회의 인사 권한 강화는 대표 선임 과정마다 이뤄져왔다. 먼저 황창규 전 회장은 2017년 연임에 성공한 이후 이사회 중심 지배구조 개편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이듬해 회장(현 대표이사) 최종 후보 선정 주체를 기존 CEO추천위원회에서 이사회로 바꿨다.

2023년 6월에도 KT 이사회는 규정을 강화했다. 가장 큰 변화는 연임 우선심사 제도 폐지였다. 현직 대표도 신규 후보들과 동일한 심사 과정을 거치도록 했다. 연임 후보는 주주총회 특별결의(의결 참여 주식의 3분의 2 이상 찬성)를 통과해야만 선임될 수 있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구 전 대표의 연임 포기 이슈가 불거진 직후였다.

대표이사 후보군 관리 조직도 개편했다. 기존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합해 '이사후보추천위원회'로 바꿨다. 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만 구성했다.

자격 요건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전문성' 기준을 삭제한 것도 이때다. 정관상 자격요건을 기업경영 전문성,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역량, 산업 전문성 등 4가지로 변경했다. 일각에서는 KT 출신 인물이 유리하지 않도록 변경한 조치라고 해석했다. 사내이사수도 3명에서 2명으로 줄었다.

이번 조직·인사 관련 규정 개정 역시 과거 취했던 이사회 권한 강화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경영진이 독단적으로 조직과 인사를 결정하는 것을 막고 이사회의 감독 기능을 실효성 있게 만들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영 독립성 측면에서 우려를 제기한다. 지금까지 대표 고유 권한이었던 조직개편, 인사에 이사회가 개입함으로서 경영 행보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차기 대표에게는 특히 부담이다. 취임 직후 자신의 경영 철학에 맞춰 조직과 인사를 재편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김영섭 대표 역시 구현모 전 대표 슬로건인 '디지코 KT' 대신 'AICT 컴퍼니'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세우고 인력 효율화, AI 중심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손발이 맞는 외부 인사도 다수 영입했었다.

내년 취임할 차기 대표는 이사회 동의를 먼저 얻어야 한다. 사외이사 8명 중 과반이 반대하면 계획을 실행할 수 없다. 조직 구성 속도에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더벨은 KT 사외이사진에 이번 개편에 대한 배경에 대해 질의했지만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변화를 시도할 때마다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 하는 만큼 경영 리더십 발휘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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